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갑작스럽게 당하는

이쁜준서 2024. 4. 24. 07:39

50여 년 지기들  한번 보아야겠다 싶어서 이 친구 저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그 친구는 평소 진동으로 해  놓고 전화를 받지 않다가 나중 확인하고
자기가 전화를 하는 사람인데, 30여분 있으니 전화가 왔다.
안부전화를 서로간 하고 나니  나는 오늘 처음으로 그런 일 당했다 한다.
텃밭이 전철을 환승해서 가면 멀어도 갈 수 있고, 농사철에는 일주일에
두번정도 남편과 함께 가서  가는 핑곗거리 만든다고 조금 심어 놓은 텃밭이라 했다.
 
일기예보를 보니 비가 또 온다 해서 모종이 늦어질 것 같아서 남편은 바쁘고
혼자서 핸드카트에 모종 담아서 집에서 나서 전철역으로 갔고,
내려가는 에스카레트 탄다고 한발 올렸는데 어지러운 듯한 것만 기억되고
할머니 할머니 일어 나세요란 말에 정신을 들었는데 몸에 힘이 실리지 않아서
자세는 내려 가는 쪽으로 엎어져 있었고, 젊은이들이 세워 주었더라 했다.
내려서도 멍~ ~ ~ 했는데도  집으로 가지 않고, 밭으로 가서 모종을 심어 놓고
전철 타고 오는 중인데 내가 전화한 것을 보고 전화한다 했다.
나도 에스카레트를 타면서 바로 손잡이를 잡고 오른쪽으로 붙어 서서 타고
내리고 하는데 손 잡고 한발 올리고는 모르겠다 하니 잠시 정신을 잃고
앞으로 넘어 졌던 모양이다.
 
다른 친구에게 전화를 하니,
비 오는 날 아파트에서 약간 경사진 길로 내려오는데 물이 철벅철벅해서
우수관 뚜껑 쇠로 된 곳으로 물이 빠지니 물이 운동화에 철벅 이지 않겠지 하고
한발 놓는 것과 동시에 미끄러지면서 뒤로 그대로 넘어져서,
머리에는 혹불이 바로 생기고 엉덩이는 심하게 찧었고,
바로 병원으로 갔더니  뼈는 괜찮다고 해서 돌아와 한의원 치료받고 나았는데,
어느 날 무릎이 무감각이 되어서  엠알에이를 찍었더니 괜찮다고 해서 안심을 했다고,
 
어느 친구는 반대편 차선 쪽에서 치매 드신 할머니가 무단 횡단을  하고 건너 차선으로 
바로 와서 친구의 남편 차에 부딪쳐서 도로에 누웠는데, 병원에 가서 돌아가셨다고.
합의 보고 하는데 2달여 걸렸다고.
 
작년에는 한 친구가 척추 수술을 했었고,
 
다섯 사람이 모이는데 다들 나보다 나이가 적은데도  평소 당뇨, 고혈압 등등의 기본 약은
먹고 있어도 일상생활을 하니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지내는데,
갑작스럽게 당한 친구들은 암은 병원치료라도 받아 보는데,
사고는 갑작스럽게 당해 바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싶더라고
 
에스카레트에서 사고가 난 친구는 이틀 전에  제주도 여행에서 돌아왔고,
바로 뒷날 시누이들이 놀러 와서 저녁 해 주고, 아침 밥 해 주고 다들 가고
고단한데 쉬지를 못해서 그렇지 싶다 했다.
아무리 고단 했다 쳐도 에스카레트 타는데 순간 정신을 잃지 않을 것인데
그래도 머리도 멍하고 팔꿈치도 시리고 따갑다 하는데,
더 불안하게 하지 싶어서 병원에 가 보라는 이야기는 하지 못했다.
 
내가 6개월에 일주일 간격으로 무릎에 세 번 주사를 맞는데도,
살아오면서 늘 걸음을 빠르게 걸어서  우리 동네 한참 나이가 적은
부녀 회장을 오랜만에 길에서 만났는데,  아지매는 걸음을 달랑달랑 참  빨리 걷는 것을 보면
건강하게 보인다 했다.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일단 나도 걸음 속도를 줄여야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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