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세태는 변한다.

이쁜준서 2020. 2. 9. 07:05


설명절, 정월대보름, 추석명절, 동지,

양 명절과  정월대보름과 동지만 음식을 따로이 챙겼다.

시어머님께서는 일년 중 제일 의미를 두시는 것이 설명절, 음력으로 한 해가 시작되는 정월초하루 첫새벽이었다.

도시이니 우물물이 아니고 수도전에서 새벽에 첫물을 받아 부엌의 조앙신께 물을 떠 올리고, 장독간에  물 한사발

올리고, 마당에도 물을 뿌리시셨다.

요즈음은 기온이 음력정월 달이라도 그리 춥지 않았지만, 그 시절은 몹시 추워서 물방울이 떨어지면 바로 얼어 버릴

정도로 추웠다.


정월 대보름날은 '용왕제'를 지낸다고 산이 있고, 물이 흐르는 곳으로 찾아가서 준비한 제수를 놓고,

용왕님께 정성을 드리고, 한지로 된 소지 종이 한 묶음을 사 가지고 가셔서 가족 마다 소지에 불을 붙여서 타던 마지막

끄트머리 불 붙은 종이를 조심스럽게 손에서 놓으면 하늘로 올라가면서 마저 타고 재가 내리면 그 해 운수가

좋다고 생각하셨다.


동지날은 동지가 시작 되는 時가 있어서 그 時에 맞추어서 팥죽을 끓이시고, 팥물을 남겨 놓은 것과.

팥죽을 집안 곳곳에 악귀 막음으로 뿌리고, 대문 앞에도 뿌리셨다.

그러시고는 절에 가셔서 예불에 참석하시고, 점심으로 절에서 팥죽을 잡수시고 오셨다.

우리 부모님 대에서 불교 신자로 절에 가지 않으셔도 기독교를 믿지 않으면 토속신앙으로 그 정도는 하고 지냈다.


시어머님께서 막내 아들네로 아이들 키워주러 가시고 내가 한 것은 그저 정월대보름날에 9가지 이상의 나물을 하고,

찹쌀밥, 수수밥, 기장밥, 찰좁쌀밥등을 따로 따로 하다가 오곡을 섞어서 한꺼번에 밥을 하다가.

올 해 처음으로 아침에는 요즘 잡곡밥을 해 먹는데 남은 것을 먹었고, 저녁에 전기얍력밥 솥에

찹쌀과 찰기장쌀과 팥을 두고 찰밥을 했다.

맵쌀과 섞지 않고, 참쌀과 찰기장쌀로만 금방 씻어서 물만 잘 맞추면 찐것 보다야 못하지만 맛있는 찰밥이 된다.

나물은 녹색나물, 묵나물 두가지, 미리 미리 나물들도 다 해먹어서 아주 간단하게 대보를 잡곡밥을 해 먹었다.


우리 아이들은 자랄 때도 팥죽도 좋아 하지 않았고, 찰밥도 좋아하지 않았고, 대보름 갖가지 나물도 좋아 하지 않았으니

즈그들이 가정을 이루고 바쁘게 살면서 팥죽 한그릇도 동지라고 먹지 못하고 살았을 것이다.

우리 세대가 가고 나면  단절, 단절, 단절로 될 살이들이 얼마나 많을까?


나 스스로 웃긴다고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조상 모시는 기제사와 차사는 대대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 했는데,

화장이 일반화 되고, 우리 자식세대는 제사 음식하는 것을 배우지 못했고, 그러면서  시댁의 맏이들이 시댁형제들이

다들 자식들이 결혼하고 식구들이 늘어나서 음식을 해서 산소에서 지내면서 각자 알아서 산소를 찾아 보라고 한다는

집들이 늘어 난다.

자기가 체력이 있을 때까지만 제사를 모실 것이고, 그 이후는 절이나 성당에 모실것이라고들 한다.


그 중 엉뚱한 것은 피자 , 햄버거, 치킨, 빵을 우리 자식세대부터, 손자세대들까지 한끼 식사로 손색없게

변하니 떡도 그저 명맥이사 이어가겠지만 점점 먹는 사람이 적어 질것이다 싶었는데,

떡은 점접 고급화가 되고, 모시떡, 제주의 오메기떡등은 택배로 주문해서 먹고, 심지어 떡 케익까지 팔린다.

신세대들도 낱개로 포장한 고급떡은 서로간에 선물로 주기도 하고, 잘 먹기도 한다.


주변에서 남편들이 가시고 혼자가 사시는 분들이 있어진다.

결혼하지 않은 50대 아들 하나 같이 살고 있어도 일주일에 같이 밥 먹는 일은 몇번 되지도 않고,

밥 먹고 이야기 하기보다는 제 방으로 들어가 버리니 실제는 혼자가 아니라도 혼자로 살아 가게 된다.

어쩔 수 없이 둘이서 살다가 한 사람을 먼저 갈 수도 있으니 그리되면 혼자서 살아갈 밖에 없다고 생각 해 왔다.

그 혼자의 삶에서 사람들과 소통은 필요해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도 해 왔다.


그런데 몸이 불편해서 외출이 혼자서 되지 않는 경우는 지금까지 내가 생각해 왔던 것과는 다른 것이다.

그 해답은 없다이다.

해답이 아닌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이 있으니, 그 해 비하면 외출이 되지 않아도 혼자서 밥이라도 끓여

먹을 수 있다면 혼자서 사는 것이 오답은 될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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