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사는 것

이쁜준서 2020. 2. 5. 08:10


연예 프로그램의 출연자가 우스개로 한 말 중에 태어난 김에 사는 것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흔히들 살아 있으니 산다고 한다.


오늘은 사위가 볼일로 온다는 소식을 사돈께 들었는데, 언제나 온다는 소식 없이 갑작스럽게 현관문 앞에 있거나,

내가 실내에 없고, 옥상에서 한창 분갈이 중인데 뒤에서 어머니 해서 돌아 본적도 있고,

주방에 있는데 뒤에서 어머니라 해서 돌아 본적도 있다.

혼자 계실 때 현관문 잠그고  계세요. 주방까지 들어와도 모르셨잖아요 하면서.

늘 그렇게 오는 아이들이라 혹여 들릴 수 있는 시간이 나면 오겠지 싶어서 미역국을 끓일 육수를 내고 있다.

미역국은 끓여 놓은 것보다 한참 팔팔 끓어서 맛이 잡히는 때가 맛이 있어서 육수를 우려 놓고,(북어 통 1마리, 다시마, 건표고)

쇠고기 볶아서 준비 해 두면 미역이사 금방 불려서 끓일수 있어 미리 준비 하는 것이다.

미역국을 사위가 좋아해서, 냉동실 조기 냉장실로 옮겨 놓았고, 김치냉장고 김치만 내어도 될 것이다.


미역국 하나만 끓여도 이런 저런 사정과 상황이 있는데, 태어 났으니 사는 것이거나 살아 있으니 산다면,

나중 저 세상 가는 길에 한번으로 끝나는 세상살이가 억울하지 싶다.

베를 짜는데는 위사인 가로줄과 경사인 세로 줄이 있고, 경사는 직물의 가로줄이다.

그러니 위사는 경사에 비해서 꼬임이  굵은실, 혹은 장식사등을 사용하는 신축성이 경사보다 크다고 한다.

경사와 위사가 서로 교차 되는 조직점으로 베가 짜여 지는 것이고, 베는 삼베나 무명베, 광목천처럼 단순하게

짜여 지기도 하고, 무늬를 넣으면서 짜여지기도 하고, 우리들 인생살이도 각자가 다르게, 화려한 무늬로 짜여 지기도 하는 것이다.


운동하는 곳에서는 주로 빛나는 50대들이 주류인데, 그들도 꾸미지 않고, 그냥 패딩하나 걸치고 나오면

겨울 외출차림이 되는 사람도 있고, 계절에 맞게 옷도 차려 입고 화장도 예쁘게 하고 오는 사람들도 있다.

패딩하나 걸치고 오는 사람이 친구들이 원피스 입고 예쁘게 입었는데, 자기가 바지에 티샤스 차림으로 화장도

하지 않고 가니 다들 편하다면서 그렇게 입게 되더라 했다.

그녀는 키도 크고 날씬하고 이쁘기도 하기에 볼일이 있어 화장한 모습은 아주 늘씬하고 이쁜 사람이다.

아름답게 가꿀 수 있는 마지막일 때이니 자기 관리하고 이쁘게 해 다니면 그것도 습관이 되어서 그렇게 살게 된다했다.


물론 내 세대들도 이쁘게 가꾸는 사람도 있었지만, 우리세대들은 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결혼을 했고,

시댁에 경제적으로 도와 드려야 했고, 아이들을 키워야 했고, 우리들을 가꿀수 있는 빛나는 시절은 없었다.

자식들을 결혼시키고, 부부가 살면서  나라 경제가 그동안 부유 해졌기에, 다 같이 기본적인 경제력이 생기기도 했고,

먹고 사는 것이 걱정이지도 않고, 남들과 어울릴만큼 치장도 하지만, 서산에 해가 걸린 그 때이니,

잊고 살지만 가끔씩 건강이 혼을 빼게도 하니 건강이 제일 우선이다 하고 산다.


그렇다면 내가 그동안에 짜 놓은 베는 어떤 무늬를 넣어져 있을까?

남은 세월에도 무늬를 넣어 베를 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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