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서로 상부상조하고 삽니다.
뭐 그리 큰 것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일년에 서너번 약속을 잡고 식당을 정하고 밥을 먹는 것으로,
그간의 지낸 이야기도 하고, 앞으로의 이야기도 하면서 지내는 것이 상부상조 하는 것도 됩니다.
이웃 친구와 15여년 전에 이사를 간 친구 세사람이 만나고 지냅니다.
그 친구네는 면사로 가제베, 두께가 여러가지인 광목등 주로 면사로 베를 짜는 일을 합니다.
베를 짜다가 얼이 생기면 짜다가 끊어내고 다시 짠다고 합니다.
짜다가 끊어진 베를 창고에 넣어 두었다가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하는데, 얼마전 창고 정리를 했다면서
4종류의 베를 가져다 주었고, 둘이서 나누었는데, 들고 계단을 내려오고 올라오고 하는데 무거울 정도였습니다.
오래도록 사용 할 수 있을 겁니다.
이웃 친구네에 있다가 차가 왔다는 연락을 받고 내려가서 받아 와서 친구네에서 나누었습니다.
모처럼 두사람다 한가한 날이여서 차 한잔을 하면서 어릴적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 친구는 엄마가 볼일로 나가시고 저 멀리 보이지 않으면, 우물에 가서 물을 길어다가 물드무에 채웠다 했습니다.
그 때는 어려서 무거운 물을 길어 올 나이도 아닌데 엄니를 그렇게 도우고 싶더라고,
절대로 엄니 보시는데는 하지 않았다 했습니다.
저도 누가 시키는 일은 하기 싫어서 시키전에 했습니다.
십여리 학교 길 걸어 다녔고, 4월에는 논둑 밭둑으로 다니면서 풀를 호미로 캐서 쇠죽 끓일 때 넣어 주었고,
풀이 좀 자라면 낫을 들고 나가서 소풀을 베어 오기도 했다고, 소가 뜯어 먹을 정도로 풀이 자라면,
학교 다녀와서 소 풀뜯기러 몰고 들로 나갔다고 우리 두사람은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게 어려서부터 집안일을 도우고, 먼 학교길 추우나 더우나 걸어 다녔던 성장기에 단련이 되어서
우리들 나이보다 강건하다고 했습니다.
대파의 이 싱싱하고 힘찬 모습을 보셔요.
저는 봄이 온다고 잔뜩 물을 올린 듯 보입니다.
늦가을에 묻어 놓은 대파
뭇단을 사 와서 2곳에 나누어서 심었습니다.
파가 실했습니다.
한 곳의 파는 비닐에 뽑아서 넣고 흙을 넣어서 스티로폼에 담아서
뒷베란다에 두고 요긴하게 잘 먹었습니다.
싱싱해서 음식에 넣어도 더 맛나서 뒷 베란데 있으니
가져다 먹기도 편해서 넉넉하게 넣었지요.
다 먹고,
위에 사진의 것을 뽑아다 먹는데,
실한 대궁이가 더 실해져서
다듬어 놓으면 한 뿌리의 무게가 뿌듯하게 느껴 질 정도 입니다.
그러니 땅속 수염뿌리도 크고,
베란다의 것보다
햇빛도, 바람도, 간혹 오는 겨울비도 맞아서,
아주 맛났습니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시련이라는 것은 필수이지 싶습니다.
저가 어린 시절 시골에서 지낸 기간동안 참 일도 많이 했었고, 발은 동상이 걸려서,
봄이면 발가락에 진물이 나올 정도였기에 지금도 아주 추운곳에 있으면 발가락이 뻣뻣해 집니다.
오늘 아침은 육수를 맛나게 내어서 콩나물 국을 끓였습니다.
육수가 진하니 콩나물을 씹어도 육수맛이 배에서 참 맛이 있었고, 국물도 시원했습니다.
새우젓갈, 액젓, 천일염으로 간 맞추고, 뚜껑을 열고 끓였는데, 콩나물이 익었을 때, 마늘과 대파를 넣었지요.
육수를 맛나게 낸다는 것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 갑니다.
지나간 날의 나는 시간과 함께 가버린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은 듯 합니다.
지난 시간들 중에는 나에게 내재되어 남아 있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