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1Kg 1단을 풀어놓은 것입니다.
부드러워서 줄기 반은 전을 부쳤는데,
현관 앞은 봄비가 내리면서 대리석 바닥에 대고,
동그라미를 쉼 없이 그리고 있어서,
술의 맛도, 멋도 모르니,
봄비가 그리는 동그라미 핑계대고
둘이서 커피 마셨습니다.
저녁식사는 미나리 핑계대고
잔치국수를 해 먹었습니다.
애호박 볶고,
참 이쁜 초록의 미나리 나물 만들고,
김장김치 얇게 썰고,
멸치육수 맛이있어라고
멸치 살짝 볶아서,
무, 표고버섯, 다시마 함께 넣고서
잔치 국수맛이 뜨건 육수와 함께
비 오는 날 제격이었습니다.
씻어 말리는 들깨
실물 색은 사진과 차이가 납니다.
하루 반을 말린 것,
이틀 반을 말린것
실제 색과는 차이가 납니다.
지인께 급하게 챙겨 보낼 것을 찾다보니,
들깨 거피한 가루도 보낸다고,
추운 날 마당에서 들깨 5Kg을 씻었고,
기름 짜는 것은 금방 씻어서 볶는데,
거피하는 것은 바짝 말라야 껍질이 잘 분리 된다해서
말리는 중인데,
눈으로 보아도 손으로 만져 보아도,
잘 모르겠던데,
이제는 만지면 손에 닿은 촉감이 더 까실까실 해 졌고,
색도 더 희끗희끗 한 듯 합니다.
사람이 노년이 되면,
책임도 줄어 들고, 까실해지고 하는 것이
고목의 수액이 줄어들듯 한 것이고,
자기 몸을 이렇게 까실해지고 색은 희끗해 지는 것과 같다 싶습니다.
왜 사람 맘이 제목이냐 하면,
남편이,
감기를 앓았으니, 입 맛이 뭐 있겠나 싶어서,
안방에서 나오는 사람에게
미나리전 할까요?
하지 말라 했지요.
비도 오는 날 뭐하려 일꺼리 만드느냐? 하는
그런 맘으로 한 말이였고,
몇가지를 도소매 시장까지 어제가서
사 오고,
들깨 거피한다고,
준비하는 것도,
챙겨 보내 주는 사람이 있다 싶어서,
맘에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시려나 하는 맘으로 하는 것이라,
막내 아들 집에 손주 키워주러 가신 시어머님께서는
다른 지방이라 한달에 두어번을 아기까지 함께
온 식구가 왔습니다.
동서가 어느 날 하는 말이,
형님은 어머님께 잘 하셔야 해요라 했습니다.
왜?
집에(시동생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살았으니 우리집을 집이라 불렀습니다)
오시기 하루 전에,
어머님 구두 밑바닥 물걸레도 닦으시고는 신문지 위에서
걷는 듯이 하시고,
입고 갈 옷도 챙겨 놓고 보고 또 보신다고,
얼마나 형님이 보고 싶고, 집에 오시는 것이 좋으면 그러시겠어요?라고,
올 해 아흔한살이신데,
혼자 사십니다.
막내아들 집에서 21년 살림을 해 주시다가 몇년 전 독립을 하신 겁니다.
며느리가 셋인데도,
저를 제일 사랑 해 주셨습니다.
시어머님과 다툼 비슷한 것도 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 밑바탕의 맘은,
서로가 이해 할려 했었습니다.
저가 우리 딸들에게 자랄 때 한 말은,
사람은 기분으로 산다고 말 했습니다.
물론 정직하라는 것도, 엄하게 기른 것도 있었습니다.
옳고 그름보다 상대의 기분을 배려하라고 한 말이였습니다.
기분이 맞으면,
사탕 한알 있어도 나는 먹지 않아도,
친구에게 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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