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삶은 감자가 입속에서 아이스크림처럼

이쁜준서 2019. 8. 18. 18:04


감자가 고구마보다 당분이 많아서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저는 고구마도 잘 먹지만 감자 철에는 감자가 더 좋습니다.

요즈음은 감자가 10Kg으로 포장해서 나오고 어쩌다 20Kg이 있던데 3년전까지만 해도 감자철에

감자는 20Kg으로 포장 되어 나왔습니다.


감자를 20Kg 사서 다행히 삶았을 때 분이 많아서 포실포실 한 감자는 점심 식사 대용으로 매일 먹어도

물리지 않았고, 그 감자 1상자 다 먹고는 다시 20Kg 사면  포실포실 한 감자가 아니면 그냥 반찬으로

먹고 그랬습니다.

처음 한 상자 산것이 포실포실 분 나는 감자라 해서 샀는데, 그 맛이 아니면 한 상자만으로 더 사지는 않았구요.


올 해는 농협 로털푸드에서 굵은 축에 드는 10Kg 한 상자를 15,000원에 샀는데, 정말로 분이 많이 나는

감자였습니다.

그 뒤 이웃 친구가 농협에서 문자가 왔는데 삶아 먹기 적당한 감자를 10Kg한 박스에 7,000원을 한다 하면서

다른 것을 사면서 사 왔습니다.

분이 나는 감자가 아니고 반찬용 감자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멀리서 감자 1박스를 주셨습니다.

그러니 감자가 3박스가 창고에 있게 되었습니다.

20여년 정도 그 밭에는 농약주지 않았던 밭이라 하셔서 이렇게 귀한 감자를 나 혼자 먹을 수 없다

하고서는 이웃친구 맛보라고 10개 주고  아기 반찬 할 때 하라고 딸아이네에 택배로 보냈고,

택배로 보낸 감자를 큰 아이가 동생 집에 왔을 때 귀한 감자라면서 비닐 팩에 10개 담아서 또 주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는 남은 감자를, 된장에 넣어서 먹고, 세번을 삶아 먹었는데, 이 감자가 잘 삶아서 따뜻할 때 먹으면

입속에서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게 퍼지는 그런 맛이였습니다.

오늘은 알이 작은 것으로 남아 있는 21개 모두를 삶았습니다.

잘 삶으면 너무도 맛난 감자이고, 오늘로 끝이나는데  싶어서  더 정성을 들여서 삶았습니다.

남편은 운동 가는 시간이 바꾸어 져서 그 시간 집에 없었고, 따뜻할 때 먹어야 맛이 더 있어서

기다리지 않고, 한 알로 두번 베어 먹으면 되는 감자를 11개 먹었습니다.


남편이 집에 돌와 와서 먹을 때,

같이 먹자 하는 것을 이제 저녁밥 맛나게 먹어야 한다면서  더 먹지는 않았습니다.

그 감자가 더 맛날 수 밖에 없습니다.

농약을 20여년동안 치지 않은 살아  있는 땅에서 키운 감자이니까요.


수년간 가지 못했지만,

5년간을 친구 2명과 봄에 쑥을 뜯어서 쑥떡을 했었습니다.

도시 변두리로 시골과 인접한 곳으로 가면 묵힌 땅들이 있습니다.

그 땅에서 쑥을 뜯어 오는데, 근처 찔레 덤불 아래로 굵은 달래도 자잘한 달래도 있어 캐 옵니다.

예전 저가 어려서 나물 뜯으러 가서 달래를 캐 오면, 또 이른 봄날 보리밭 풀 메주면서 달래 캐 오거나

그 시절은 밭에 약을 치지 않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보리밥 멜 때 달래는 참 많이 캐 오셨습니다.


그 시절 달래로 달래양념장을 해서 밥 비벼 먹으면 그렇게 맛이 있었습니다.

달래 양념장은 실컨 먹을 수 있었지만,

된장 뚝배기에 달래를 썰어 넣으면 된장에 달래향이 나는 것이 식구는 많고, 맛있다고 혼자만

많이 먹을 수도 없는데, 그래도 밥 퍼득 비벼서 먹었지요.


그런데  요즘의 찔래 나무 덤불 밑에서  캐온 오래 된 굵은 달래도, 자잘한 달래도 달래라 해서 반찬으로 해 먹지

달래 향은 멀리 가 버렸습니다.

왜 일까?

어느 분이 그런 말을 했지요.

밭에 농약을 치는데 비가 오면 빗물이 흘러 내리고 땅들이 농약에 오염이 되어서 그렇다라 했지요.

아~하 그렇구나. 이해가 되었습니다.


참 올 해는 귀한 감자를 너무도 맛나게 먹었습니다.

감자 박스를 열어 보고 등 따뜻했지요.

오늘 마저 먹고 나서는 맘 따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