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이제까지는 한번도 그런 적이 없다고?

이쁜준서 2017. 10. 4. 16:33


KTX를 타고  서울까지 기차여행이 낯설지 않다.

기차표를 예매하면 사람 같으면 이름에 해당하는 열차번호를 기억하고, 열차시간을 그 다음에 기억한다.

역사에서 전광판을 확인할 때도 열차번호와 시간, 게이트를 확인한다.

오늘은 12번 게이트였고, 승차준비란 빨간색 글이 처음 깜박이는 것을 보고 들어 갔으니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들어 갔다.

프랫트홈에 역무원이 서 있었고,

기차가 정차 되어 있어  9시40분 차이냐? 했더니 맞다고 14호차는 뒤로 가시라 했고, 12분 후에 출발 할거라 했다.

그런데 14호차 6번 좌석을 찾아 앉자마자 열차가 출발 한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옆자리 아가씨에게 서울 가는 차 맞느냐? 하니

맞다고 했다.

그래도 이상해서 열차표를 꺼내서 보여 주었더니 자기것도 꺼내어 비교하더니 자기는 9시28분차라고 출발 시각이 틀린다 했다.

역무원이 지나가기에  기차표를 보여 주고 물었더니 기차표를 가지고 갔다 오더니 대전에 내려서 다음 열차를 타라고 했다.

대전역에 내려서 역무원에게 물었더니 다음 차 맞긴 한데, 전광판을 확인하고 타라고 했다.

명확하게 가르쳐 준 셈이다.


내려 가는 에스카레이트가 11번게이트 쪽이였으니 내려가 좌측으로 건너가야 하는 것을 그대로 11번게이트 쪽에서 

평소처럼 이 열차가 맞느냐?고 확인하고 탔던 것이다.

잠깐의 방심으로 실수를 했던 것이다.

어떤 친구가 10년 전에인데도 기차는 복잡해서 정해진 시간표와 행선지를 앞에 붙인 고속버스를 타고 다닌다 하더니

자주 이용하지 않았던 노년의 우리들 중에서는 혼자서 불안 할 수도 있긴 하겠다 싶었다.


이제까지 한번도 그런 적이 없다고?

이제까지는 한번도 그런 실수를 하지 않아도 오늘이란 날은 생애 처음인 노년의 하루가 되어 실수를 한 것이다.

젊었던 날 눈에 보이지 않아도 주변 상황으로 짐작이 되고, 열린 시각으로 더 보이고,  했던 사물이 순간 순간 변화하는데

잘 대처 했던 것은 지금의 우리에게는 의미가 없다.

작은 실수로 낭패도 당할 것이고, 혼자서 고소를 지을 것이고, 작은 실수를 연거퍼 하기도 할 것이고,

복병 같은 날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자식 세대들과 한 집에서 살지 않은 요즈음이 노년들에게  더 좋은 것이라 본다.

한 해 한 해 갈수록 합일점이 더 없어 질 것이다.

깊이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하는 대화는 더 이상 단절이라 보고 적응 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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