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
2일전 걷기 운동을 나가서 보개 된, 돼지감자는 이제 개화 하는 중
저 강건너( 낙동감, 금호강의 합수지점) 아파트 무리들은
제 자신은 그냥 그 옷을 입고, 그냥 그대로 서 있으나,
주변이 가을 옷을 갈아 입어 그도 반사 된 가을 빛을 입은 듯 하다.
이 작은 사진 한 장에는 수 많은 사람이 사는 집이 있고,
갈수기라 물이 줄어 들었기는 해도 흐르는 두 강의 강 물이 들어 있고,
풀을 얕잡아 않 본다면 풀 섶이 아니고, 풀 숲이 된다고 보면,
그 숲 속에는 많은 곤충과 고라니와 멧돼지와, 수달과 꿩의 삶의 터전일 것이고,
무리 무리 돼지감자꽃이 피고, 방천둑에는 많은 나팔꽃이 피어 난다.
그 많은 생명들의 가을 이 담겨 있다.
그런데 팔과 돼지감자가 멀어서 한껏 폰을 잡고,
찰칵이란 말로 찍은 사진에는 의도하지 않았던
가을 빛의 뭍 생명들이 들어 있다.
돼지감자꽃
돼지감자꽃이 높게 있어서 한껏 팔을 뻗어서 찍었다.
인도 옆에 야산 언덕이 있고, 누군가가 그 산 흙을 조금씩 파 들어가
돼지감자를 심은 폭은 좁다랗지만, 거의 10미터 정도 꽃길을 오가는 이들에게 선사 했다.
노년의 부부가 농사로 짓고 있는 곳이다.
인도와 산이 면한 곳을 파서 개인적으로 채소등을 심거나.
방천둑을 걷는 길 아래 쪽을 파서 호박을 심어 놓았거나 하는 것을
참 개인적이고, 한 심한 사람으로 보는데,
꽃이 피니 보기 좋아서 나도 그 한심한 사람이 되어 꽃길을 선사 한다 싶었다.
산 밑이고, 반대쪽에는 가로수가 있어서 키는 더 자랐지 싶고,
9월이 반 이상 지난 햇빛은 아주 얇아 보인다.
꽃을 보면 그렇게 느껴진다.
식구 중 한 사람이 그리 멀지 않은 산으로 가겠다 해서,
청하지는 않았지만 동무 해 준다고 같이 나섰다.
등산길에는 도토리가 떨어져 있기도 해서 안 쪽으로 들어 갔더니,
사람 손을 타지 않은 곳에는 제법 많은 도토리가 떨어져 있다.
바람이 부니 바로 도토리가 투닥닥 떨어진다.
그 작은 도토리 알이 떨어지는 소리는 크다.
머리 위에 하나 떨어졌다 튀어서 다시 떨어졌는데도 제법 아프다 했다.
그래서 꿀밤 맞는다 하나 보다.
산 정상이 300미터에 못 미치는 곳인데도,
정상석까지 가기에는 한번은 깔딱할만큼 경사진 길도 있고,
돌아서 내려 오는 길은 조심조심 해야 할 길도 있다.
그래도 산인데 그것마저 없을리야 없지.
먹지도 못하는 댕댕이 덩굴 열매가 한 껏 농 익어 뽀얀 화장까지 했다.
바람이 제법 불었다.
집에 오니 옥상 바닥에 받침 위에 얹혀 있는 화분들이 넘어져 있고,
키큰 대추나무는 내동댕이 친 듯이 제 자리를 빗겨나 담위를 베개 삼아 누워 있고,
오른쪽 다리에 신호가 오던 오지 않던 산을 오르는 것은 좋지 않은데,
산 위에서 청량한 가을 색을 입은 바람은 너무도 좋았다.
사위질빵 덩굴들이 나무를 타고 오르다 하얀색 꽃으로 등산객들을 즐겁게 했을 것인데,
나물처럼 녹색덩굴이 싱싱했다.
단풍이 드는 것이 아니고, 하루 아침 서리에 말라 들지 싶었다.
저절로 발아 되어 자란 산감은 아주 작았다.
다 익어도 누가 먹으려는 맘도 들지 않을만큼 작아서 더 눈길을 끌었다.
산 밑이라 햇빛도 모자라고, 그래서 그런지 몇개 달리지도 않았다.
그래도 감의 모양이 나고,발가스럼하게 익어 간다.
누가 따 먹을리도 없고 산새들의 먹이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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