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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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믿는다는 것의 즐거움

이쁜준서 2017. 9. 11. 10:57

 

기장이란 곳의 젖갈용 멸치가 전국적으로 많이 잡히고, 가을이면 칼치가 많이 잡히는 항구가 있습니다.

그 칼치를 대변항의 칼치라 부르지 않고, 예전부터 기장칼치라 불렀습니다.

저가 어린 시절 중학생인 때에는 울산 군 전체는 아니고, 울산군청이 있고, 고래가 잡히는 장생포 항구와 멀지 않은 곳에는

기장칼치가 가을이면 올라 왔습니다.

자잘한 기장칼치 한 상자 사 오면, 그 중 굵은 것을 가려서 가을 애호박 넣고, 지지고,

그 중 작은 것 중에서 가려서는 은빛 비늘을 짚이나 호박잎으로 긁어 내고 뼈채로 얇게 회를 뜨서 먹었습니다.

나머지로는 칼치젖갈을 담았지요.

 

그 기장칼치가 몇년간 잡히지 않았다 하던데, 올 가을에 많이 잡히고 있다 합니다.

젓갈을 기장에서 담아 오는 오래 된 단골 상회가 있습니다.

단골상회에 칼치도 취급하느냐?고 물었더니 한다고 했습니다.

바쁜 것은 아니고, 한 상자 보내달라고 대강의 정보를 듣고 묻지도 말고, 이만하면 되었겠다 싶으면 바로 보내 달라고 했습니다.

오늘 이른 아침 전화가 왔습니다.

경매를 본 직후인 듯 했습니다.

오늘 마침 물건이 좋고 가격도 좋다면서 보내 준다고  했습니다.

서로간 믿으니 물건을 보냈다 하면 돈은 바로 송금 해 드리면 됩니다.

 

사람을 믿고 거래 한다는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입니다.

멀리서도 전화 한 통화로 좋은 물건 받을 수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입니다.

믿을 수 있으니 먼 기장 대변항의 씨알 좋은 생칼치를 내륙에서도 싱싱하게 받아 먹을 수 있는 것이지요.

이웃 친구와 둘이서 나눌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