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날비를 맞고,

이쁜준서 2017. 7. 31. 17:19

 

3층에서 내려 대문 밖을 나가니 계속해서 올 것 같지도 않은 이슬비보다도 더 적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몇일 째 오락가락 빗방울이 떨어져 비가 제대로 오는 것도 아니고, 습기만 있게 하고 후덥지근 했는데, 이러다 말겠지 싶었다.

3층에서 시작 되었다면 우산을 가지고 출발 했을 것인데, 몇일 째 비가 많이 온다면 스마트 폰을 넣으려고 비닐백을 한장 넣고 다녔던 것이 있었다.

 

빗방울은 점점 더 굵어지고, 15분쯤 걷다가 이러다 더 많이 오면 비닐백에 넣으면서 폰을 비 맞게 하겠다 싶어서 비닐백에 넣고

점점 빗방울이 굵어지니 모자 창으로 빗방울이 나무에 맺혀 있다 후두둑 떨어지는 것처럼 떨어지는 빗방울도 있고,

옷은 점점 젖기 시작 했다.

2~3년전부터 세차게 오는 날비를 우산 없이 맞고 싶었다.

그만큼은 아니어도 옷은 다 젖었는데 더우니 춥지는 않았고 기분이 좋아졌다.

오가면서 사람은 딱 5사람을 보았고, 우상 없이 걷는 사람은 나 혼자 뿐이였다.

 

어린시절 시골에서는  집에서 출발 할 때 무엇인가? 쓰고 갔던 것 같은데 옳은 우산이 아니고, 아마도 찌그러진 우산이었지 싶고,

집에 돌아 올 때 비가 오면 거리가 멀어서 정말 여름날 양동이로 퍼 붓듯이 오는 비도 날비를 맞고 집으로 걸어서 왔다.

국도가 있어서 시외버스가 간간이 다니고 있었지만, 그 시절 읍내 오일장을 가거나 해도 버스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없었다.

걷다 보면 신발에는 빗물이 철벅거리고 그러고 나면 고무신은 논할 것도 못되지만 베신(운동화)는 신발바닥이 깨끗해 졌다.

그냥 집에와서 행구서 엎어 물을 빼면 되었지 운동화를 씻을 필요도 없었다 많은 비가 온 날은.

 

그렇게 어린시절 날비를 맞고 다녀서 그런가?

한번 그런 비를 맞고 싶었는데, 오늘은 비의 양은 양동이로 퍼뭇는 것에 비 할바가 못 되었지만, 기분이 좋았다.

집에 와서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마른 옷을 갈아 입으니 춥지도 않았다.

 

 

 

'샘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데이트  (0) 2017.08.05
숙제 같았던 일을 끝내고,  (0) 2017.08.03
서로가 보고 싶어 하는 친구가 생겼다.  (0) 2017.07.31
하루 저녁와 하루 오전을 깜깜이로 살고,  (0) 2017.07.28
노예계약을 맺은 듯,   (0) 2017.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