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여름데이트

이쁜준서 2017. 8. 5. 19:17

 

 

 

친구를 기다리는 도로 옆에는 예식장이 있다.

몇년 전에  새로 건축한 큰 건물인데,  인도 옆에 아름드리 소나무를 심은 작은 정원이 있었다.

까마득하게 높아서 고개 뒤로 젖히고 소나무 꼭대기를 보았다.

제 자리에서는 얼마나 늠름했을까?

 

 

 

6,7월 한 차례 만날 약속을 하고, 친구의 사정으로 만나지 못하다가 2일전에 토요일(오늘) 만나자는 전화가 왔다.

뭔 약속을 숙제하듯 하노? 가을에  만나지.... 했더니 내가 좋아서 한다고.

거리가 좀 있는데, 자기 동네 근처로 버스타고 오면 버스정류장으로 자기가 차를 가지고 나오고, 첫상영하는 영화를 보자고 했다.

9시경에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햇빛은 아스팔드에 내려 쪼이고, 가을 정오 정도 같았다.

우리만 시원한 첫상영 아침 오전에 볼려고 한 것이 아니고, 극장 주차장은 만차라 했고,  옆 소방도롤를 타고 어디 차를 세울 곳이 있나?

하고 들어 갔더니 다행히 극장 주차장이 2층으로 되어 있었다.

 

극장 로비에는 무인으로 극장표를 카드로 사는 기계가 3개가 있었고, 그 기계 반정도 크기의 집에서 예매를 하고 와서  예매한 번호를

입력시키고 표가 나오고 그렇게 하고 사람에게 직접 극장표 돈이나 카드로 끊는 카운터는 작았다.

아들이 예약을 해 준 것을   작은 기계에서 친구는 능숙하게 표를 뽑았다.

둘째 아이가 영화표를 예매 해 주겠다고 아버지와 두분이서 가시라는 말이 이것이였구나 싶었다.

두달 전 종합병원이란 곳을 갔더니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하고 가서 접수 창구에서 돈을 내고 접수증을 들고 검사하는 곳으로 갔더니

기계에 바코드를 대고 무인 접수를 해 놓고 기다리니 간호사가 이름을 불러서 검사하는 방으로 들어 갔었기도 했다.

세상은 참으로 놀랍게 빠르게  변하고 있고, 우리 노년세대들은  미처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예전 시골에서 우리 논이 있는 곳에는 돌무지가 있었다.

돌무지에는 이런 널펀한 돌이 있어서 모내기철에는 돌 위에서 점심을 먹었다.

몇년 전 고향 방문길에 그 들은 공단이 들어서 있었다.

 

점심 먹으러 갈비탕을 잘 해서 줄서서 기다려야 하는 곳으로 갔더니 식당 주차장으로 들어 가려고 서 있는 차들이 보이고,

사람들도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늘 점심시간이면 보는 풍경이라 했다.

우리는 한식당으로 차를 돌려 갔고, 따근따근한 돌솥밥은 마음에 들었는데, 된장찌개가 맛나다 하는데, 무청 씨래기 몇가닥 들어 있고,

깍두기 모양의 두부 몇개 있고, 간은  국간 비스므레 하고, 요즘 채소가 귀하니 배추 김치도 없고, 양배추 물김치에 양배추와 양파를

넣고 무치고 파프리카와 양파를 넣고, 같은 양념에 무치고, 아주 작은 조기 기름에 튀기고, 몇가지 더 있기는 했다.

그래도 한식을 먹는 식당은 줄 서지은 않았다.

 

 

 

 

 

 

극장에서 우리는 커피도, 음료수도, 팝콘도 먹지 않았다.

전 같으면 커피라도 한잔 들고 들어 갔을텐데, 이것도 저것도 먹는 것이 싫어서였다.

어찌 보면 먹는것도,  떠드는 것도 에너지가 왕성해야 하는 것이지 싶다.

어찌 보면 노년은 에너지가 모자라서 맑은지도 모른다.

 

 

저 큰 주가지를 왜 잘랐을까?

옆으로 벋은 제법 굵은 가지도 잘랐다.

심은지 수년이 되었어도 이 소나무들은 받침을 해 두고 있었다.

 

 

 

  나는 오늘 옆에는 아주 큰 도로가 있는 인도에서 아름드리 소나무도 보았고, 직접 산에 간다고 꼭 볼 수 있는 것도 아닌

큰 널펀한 바위도 보았다. 도심 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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