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사람이라서

[스크랩] 立春

이쁜준서 2017. 2. 7. 06:39






언제나 그렇지만 봄은 우리들이 미처 보지 못했던 곳에서 온다.

잘라놓은 나무의 나이테들이 부드럽게 보이면 봄이다.

겨우내 바짝 얼어붙은  나이테는 서슬이 퍼렇다.



참나무 장작에서 향기가 나면 봄이다.

겨울에 패 놓은 장작에서는 연한 나무향기 대신 짙은 밤꽃 냄새가 난다.

지들도 부드러운 햇살은 알아서 몸을 나긋하게 만들 줄 안다.

하여 이때 쯤 참나무 장작으로 지은 쌀밥이나 그 숯불로 구워낸 고등어나 김구이는 맛이 다르다.

감칠맛을 낸다는 조미료가 널린 세상이지만 이 맛을 흉내낼 수 있을까.

봄 햇살은 천연 감미료 중에 으뜸이다.

시골생활을 하면서 참나무장작에서 얻은 개똥철학이다.





시골 시냇가에 흔하게 자라던 버드나무는 하천이나 강 정비 사업으로 대부분 사라졌다.

봄의 전령사인 버드강아지는 옛날을 살았던 세대에게 묘 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버드나무는 딱히 쓰임새가 없는 줄 알았더니 수질정화에 큰 기여를 한단다.

버드나무가 수맥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저 녀석들이 개울가에 자라던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버드나무가 사라진 돌멩이로 잘 쌓아 번듯하게 보이는 하천 

열매를 맺는데 절대적인 곤충인 벌이 이제 서야 귀한 대접을 받듯  버드나무도 그렇게 되지 않기를.




산 넘어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입춘이다.

아직 봄노래를 부르기에 이르지만 괜히 입춘이겠나.

작년부터 이어지는 이런저런 미간 찌푸리는 일들로 모두들 고단하다.

봄바람에 실려 모두 떠나보내고 올해는 좀 웃었으면 좋겠다.



요렇게 좀...










출처 : 열무김치
글쓴이 : 열무김치 원글보기
메모 : 달리 말하면 군더더기가 될 것 같고, 이 글을 뜻을 색이면 참말로 아름다워서 스크랩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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