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 혼자 가면 등을 서로 서로 밀어 줄 사람이 없어서 혼자 씻게 되는 것은 아마도 10년정도 되었을 겁니다.
손을 등뒤로 해서 한껏 씻고 오는데, 이웃 친구와 함께 가면 목욕을 제대로 한 것 같습니다.
혼자 등 씻는 것이 오래 되다보니, 누가 옆에서 등을 같이 씻자 하면 그닥 반갑지 않기도 합니다.
낯선 사람 몸에 손을 댄다는 것이 싫어졌습니다. 그래도 같이 씻자는 사람이 있으면 같이 씻기는 합니다.
나와서 몸에 로션을 바르는데, 옆에 사람이 발라 드릴까요?라 해서 놀랐고, 다 발랐다고 하는데도 3번을 발라 드릴께요라 했고,
다 발랐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그 사람이 나는 좀 발라 주면 좋겠는데요란 말에 속으로지만 순간 당황 했습니다.
생전 낯선 사람 몸에 손에 로션을 발라서 등에 발라 주는 것이 순간 당황스러웠는데도 내색은 하지 않았고, 그렇게 싹싹하게
낯선 사람을 대하는 40대가 참 이뻐 보였습니다.
손 닿지 않은 곳만 발라 주세요 하는 것을 온 등짝에 다 발라 주었습니다.
발라 주고 돌아서서 눈치가 보여 손을 씻으러도 못가고 그냥 집으로 와서 씻기는 했지만요.
어쩌면 그렇게 싹싹한가요?
낯선 사람이 등에 로션 발라 준다는 것을 처음 들었는데, 스트레스 덜 받으시겠어요라 했더니,
우리 남편이 한 성질 하는 사람이라 만나면 오늘은 무슨 잔소리를 할까? 생각하고 준비하고 오는 사람 같아서
저가 죽을 지경까지 갔습니다.
저 성질은 못 고칠 것이고 내가 예사로 듣자 그래야 내가 건강하게 살지.... 하는 맘으로 내 맘의 병을 고쳤다 했습니다.
머리에 덮어 썼던 수건을 벗으니 머리카락도 대단히 풍성 했습니다.
발라 달라고 손에 든 로션은 샘플 얻은 것을 아기들 시럽약 넣는 병에 쓰기 편하라고 모았다는 것이였습니다.
알뜰하기도 했습니다.
나와 전혀 상관이 없어도 따뜻하게 행동하는 사람을 보면 기분이 좋아 집니다.
그런데 등에 로션까지 발라준 그 스치는 인연의 40대가 얼마나 이쁘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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