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일요일 아침은 맘이 여류롭다.
큰 일거리인 김장도 했겠다, 건강원에서 즙을 내려 올 것도 끝이 났고, 잠만 깨면 새벽 3시건 4시이건 발딱 일어나기에,
느긋하게 자다 깨다를 해도 늦잠을 자는 날은 맘이 아주 여류롭다.
겨울에 이런 일이 있는 날은 잠자리 바닥은 따뜻하고 올 겨울 새로 산 이불은 포근해서 더 좋다.
석곡류 4가지 심은 화분
새로운 식물이 들어 오거나 중간에 분갈이를 하거나 심는 것은 준서외할아버지 일이다.
합식 할려고 사 온 것이 아닌데, 세가지를 합식했었고, 작년에 또 석곡은 아니지만, 아주 미니 호접란 같은 꽃을 사 와서 합식을 했다.
꽃을 가꾼다는 것은 잠시 피는 꽃을 볼려고 1년내내 가꾼다.
준서외할아버지는 때때로 딴지를 걸 때도 있지만, 본인도 꽃을 좋아 하다보니 이 옥상 정원의 식물들의 주인장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자신이라 답했으니 마눌 때문에 억지 일은 하지 않는 모양이다.
한번은 친구네가 무엇을 가져다 주고, 무엇을 들고 오고 온 적이 있었다.
그 중 무거운 것이 있어 현관까지 올라 오셨고, 그 날에야 처음으로 옥상으로 올라 가 보고 집에가서 친구 남편이 하시는 말이
당신은 시집을 잘 왔다 해서 웃었다 했다.
준서할머니는 준서외할아버지가 꽃을 좋아 하시니 얼마나 일이 많으시냐?고, 옥상에 올라 가 보고 깜짝 놀라셨던 모양이었다.
실은 준서할미가 자꾸 사다 나르고 씨 뿌리고 해서 준서외할아버지 일을 도와 주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사는 것인데.
올 해 가을 들면서 많이 줄였다.
지금은 내년 봄에 사는 것만 키운다는 자세이지만, 굳이 동사할 것도 없는데, 가을 들면서 많이 줄였고,
혹시 동해?를 입으면 어쩌나? 싶은 화분도 들이지 않은 것도 있다.
안방에는 한 줄 복잡하지 않은 것들을 놓았다.
게발 선인장 흰색은 꽃을 피웠고, 향기까지 난다.
춘란도 꽃몽오리가 올라 오고 있고.
오늘은 그 화분들을 물에 담구어서 물 주고 있다.
흑법사
이 아이는 키가 50Cm 정도이다.
2,000원을 주고 작은 폿트의 것을 사서 3년차이다.
이 작은 화분에서 왜 이렇게 늘씬하게 키가 잘 자랐나? 하면,
옆에 흑법사 키가 크고 덩치도 큰 화분이 2개가 있어서 열심히 따라 커서 그렇지 싶다.
옆에 큰 화분들이 있어 일조량이 적게 받을 듯 하면 식물들은 키큰 옆의 식물들따라 자라기도 한다.
꽃을 가꾸다 보면 꽃에도 맘이 있는 듯 하다.
겨울에야 이 흑법사의 얼굴이 더 이상 크지야 않겠지만 내년 봄 해동되고 따뜻한 4월 말경
옥상으로 올라 가면 잎을 따주어야 가분수가 되지 않을 것이고
대궁이도 지주를 세워 주어야 할 듯 하다.
연두색 뾰족한 것들이 꽃몽오리이다.
꽃이 피면 색갈도 튀지 않고, 꽃도 작다.
그러나 꽃은 향기롭다.
꽃몽오리들이 왔다.
아주 작은 폿트데도 석곡이라고 8,000원을 주고 샀던 것이다.
형태와 색갈이 산중의 고목이 생각나서 샀던 것이다.
연보라색 작은 꽃이 피는데, 한꺼번에 피지 않고, 일년 내내 아주 가끔씩 꽃이 핀다.
지금도 아랫 쪽에 꽃몽오리가 보인다.
이런 류는 그 작은 꽃에서 향기가 나고, 작아서 더 눈여겨 보는 것을 즐기는 것이다.
화분을 물에 담구어서 물을 주면서 여유로운 겨울 일요일 아침을 즐기고 있다.
꽃을 가꾼다는 것은 화분 숫자가 많고, 화분덩치가 큰 것들이 많으면 일거리로 보면 대단한 일거리이다.
그러나 그 일들은 즐기는 것이라 일거리가 아니고, 맘을 느긋하게, 맘을 아름다움에 취하게 하는 여유로움이다.
꽃 향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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