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얼마 나가지 않아도 재래시장이 있고, 단정하게 단 묶음을 사다 파는 채소상만이 있는 것이 아니고,
시골에서 자경농들이 인도에 앉아서 팔기도 하고, 일도 해야 하시니 정해진 요일에 맞추어 나와 인도에 앉아서 팔아도 제법
규모가 크게 팔기도 하고, 시골장날 가서 받아다 인도에서 팔기도 하는 곳이 요일장도 아니고, 상시로 파는데,
채소 사겠다고 나가지지도 않았고, 외출도 있었고, 바쁘기도 해서 한 일주일간 나물반찬이 기러웠습니다.
어제는 이웃 친구가 텃밭에 다녀 와서 작은 무 3개, 가을 가뭄이 길어서 상추가 뽑히지 않더라면서 꺽어 온 상추 한 줌
물도 펄 환경도 못되고, 비가 오면 푹푹 빠지고, 비가 오지 않으면 세멘트 한 것처럼 곡괭이로 고구마를 캐야 하는 그런 밭에서
가뭄에 자란 무도 물기가 많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곱게 채를 썰어서 옥상의 쪽파 뽑아 섞어서, 무 생채를 하고,
쌈으로는 빳빳하다 싶을 정도의 상추는 풋고추 넉넉하게 다져 넣고, 생저러기를 했는데, 약간의 상추 특유의 쌉사름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 상추재러기가 되었고,
무는 생물 오징어에 넣어서 오징어 국을 끓이고, 그 세가지만 해도 잔멸치 조림도 있고 김도 상에 올릴 수도 있어
넉넉한 반찬인데, 무생채와 상추재러기가 맛이 있으니,칼치구이가 하나 더 있으면 밥 먹는 맛이 더할 것 같아서 칼치도
직화불에 석쇠에 구운 것은 아니지만, 기름 아껴서 팬에 구운 칼치구이도 얹었습니다.
요즈음 집에서 밥을 먹는다고, 예전 보리밥 먹던 시절처럼 많이 먹는 것도 아니고, 식당에서 납작한 스덴밥그릇에
쏠쏠 밥알 세워서 퍼듯한 양만 먹으면 되는 밥이라 반찬이 맛이 있으면 어느새 밥 그릇이 비게 되지요.
칼치구이를 한 것은 나물 반찬 먹다가 생선구이 한 토막을 먹으면 맛맛으로 먹다보면 어느새 밥그릇이 비고,
더 먹고 싶어지는 배가 불러 포만감이 아니고, 기분으로 포만감을 가지고 싶어서였습니다.
칼치구이가 제일 맛나는 것은 연탄불에 석쇠에 칼치 토막 얹어서 직화불에 구으면 생선살이 익으면서 김이 빠지면서
공기 주머니가 올라 왔다 꺼지고 그렇게 구운 칼치구이가 제일 맛나는데, 그 맛은 못 내지만,
그래도 칼치 한 토막이면 밥맛을 돋구어 주지요.
누가 대접 해 주는 밥상이 아니고 준서할미 손으로 지은 저녁밥상이 만들면서 둘이 마주 앉아 먹으면서
다 먹고 나서도 웃게 만든 소박한 저녁 밥상이었습니다.
오늘 같은 밥찬은 우리 준서가 좋아 하는 반찬들입니다.
작은 사위도 좋아 하는 반찬들입니다.
두 아이가 생각 났었습니다.
'샘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랫만에 전국적으로 비가 오고, 오미자발효액 이야기 (0) | 2015.11.06 |
---|---|
금붓꽃, 산자고 (0) | 2015.11.06 |
어떤 어머니와 딸 (0) | 2015.11.02 |
자라나는 세대를 생각하면서 - 인사에 대해서 (0) | 2015.11.01 |
모녀지간 (0) | 2015.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