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면 인근 시골에서 자가 생산의 농산물을 팔러 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정 해진 요일만 왔습니다.
늦게 결혼 한 듯이 보이는 그 사람은 우리가 처음으로 만났던 때에 첫아이 임신을 하고 있었습니다.
농산물을 그렇게 저울에 얹어 근량을 맞추듯이 팔지 않고, 넉넉하게 주어서 금새 다 팔리고, 우리들처럼 기다리는 사람들도
늘어 났었는데, 첫 아기를 낳고, 아기를 키우면서 농사를 짓고 그러면서 나오지 않았지요.
그러다 다시 팔러 나오고, 둘째 아기를 낳고, 또 팔러 나오다, 셋째 아기를 낳고, 셋째 아기가 어린이 집을 다닌다 합니다.
농사 일이 바쁘면 나오지 않고, 요일에 맞추어서 나오다 팔 농산물이 없으면 나오지 않고, 그런데
나오기만 하면 금방 팔립니다.
올 보리를 타작 하고 햇 보리쌀을 가지고 나오면서 겉보리도 가지고 나왔었지요.
한 되 먹어보니 널보리쌀이라 하더니 참말로 예전 어린시절 시골에서 먹었던 널보리쌀이 맞았습니다.
나누어 먹으려고 한말을 사서 이웃 친구와 나누면서 그 집 전화번호도 알게 되었지요.
겉보리 3되씩 2봉지 가지고 오라고 전 날 연락을 했었고, 담아 놓고는 가지고 오지 않았다 해서 다음 번 토요일로 다시 약속을 하고는
부추, 대파, 호박, 장아지를 담으려고 풋고추등을 사다 놓고는,
큰 시누이 집에 시매씨께 인사를 드리려고 일하시는 밭으로 갔더니, 가지가지 농산물을 얻어서 왔습니다.
부추는 부추김치로, 여주는 썰어서 건조를 해야 하고, 벌레 먹은 것을 골라 내어야 하는 꼬리고추 등등 손질할 농산물이 있는데,
친구가 가을 바람 쏘이러 가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이틀 전에 솔림사 탑 공사가 끝난 듯 그 근처로 지나 왔는데, 차들이 꼬리를 물고 다니더라 해서,
우리도 일요일 가자고 약속을 금요일 잡았는데, 알고 보니 음악회가 열려서 그렇고, 탑공사는 아직도 하고 있다 하는데,
그냥 화원근처로 가을 바람 쏘이러 가자고 하는데, 바쁘다고 할 수도 없고, 그냥 가자고 약속을 했었지요.
가을!
가을 바람 쏘이러 가는 것에는 일거리는 뒷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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