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아버지 대가 끝나......

이쁜준서 2008. 4. 2. 07:45

 작은아버지!

어제 작은아버지 뵙고 오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저 꽃바람 타고 가셔요.

소멕이러 어린 장조카 떠밀어 보내었는데, 그 조카가 늑대에 물린 일이 가슴 아파

그리 술을 많이 하셨던가요?

저 꽃망울들처럼 이 세상에 가슴 아프게, 때론 기쁘게 보낸 일도 많으셨지요?

숙이 딸래미(준서에미) 잔치에 간다고 한 날 그 아침에 눈물이 쭈루룩 흘리시더라고 하시데요.

몇년을 거의 온전한 정신을 가지시지 못하시면서요.

작은아버지! 잘 가셔요. 가셔서 먼저 가신 형님들도 만나셔요.

작은 아버지 손으로 보내 드렸던 형님 세분, 부모님, 형수님 다 만나셔요.

가슴에 응어리로 남았던 장조카도 만나셔요.

11시 반이 화관시간이라 하던데, 작은 아버지 명복을 빕니다.

이리 눈물이 흐르는 것은 아버지대가 다 가셔서 일까요?

 

 

그제 밤에 큰일에서만 보는 사촌동생의 전화가 왔다.

서울에 계시던 숙부님이 돌아 가셨을 때, 초상에서, 49제를 올리는 동안 몇번(6년전인가?)

그 전에는 준서에미 결혼식에 만났었고.

그 역시 고향에 계시는 숙부님이 돌아 가셨고, 형과 엄마 모시고 가는 길인데, 이제 도착하기

직전입니다란 것이 전화 내용이었고, 서울 숙모님이 연락이 안됩니다 였다.

 

서울 숙모님은 친구들 34분을 모시고, 여행을 가 계셨다.

그 숙모님은 연세가 일흔넷이신데, 다 그만 그만한 분들을 모시고 왔기에, 내가 초상날 비행기타고

일찍 가마고 했고, 나는 초상에 가 여행을 가셨는지 연락이 안된다고만 했다.

아버지 형제분이 돌아 가셨을 때  연락을 받으면 가 초상까지 보고 왔었기에 그렇게 할 생각으로

갔었다.

연락을 했던 큰집 사촌들을 백모님을 모시고 그 날로 문상만 하고는 일이 바쁘다면서 가 버렸고,

정작 돌아가신 숙부님의 숙모님은 영감님이 돌아가시니 잠깐 쇼크였지 싶다고 자식들은

말을 하는데, 병원에서 울산 큰 병원으로 가 검사를 받으라 한다면서 안 계시고,

화환은 즐비했고, 분향소가 3곳이었는데, 세곳 분향소의 문상객을 받는 식당은 문상객이 적은

것은 아니였는데도 크기만 했다. 

누가 전체를 보고 두량을 해 주는 어른 없이 마흔 후반과 이제 갓 쉰이 된 맏 아들 그렇게

있는 그 분위기는 내게 생소했다.

우리 시가쪽은 대구에 사는 종형제들이 많고, 결혼 한 조카들이 명절에 만나는 것으로 계를 하고

있어 물 흐르듯 각자 맡은 일이 있어지고, 초상이 끝나면 장례병원 관계자들이 칭찬을 할 정도이다.

오시는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음식도, 비록 초상집이지만 훈훈함이 감도는 것이다.

 

아버지 대의 형제분들이 고향에 한분, 말고는 다 부산, 서울로 나가 사셔서,

사촌들도 어릴적도 자주 만나지 못했고, 성장해서는 결혼식, 초상에서만 만나고, 모두들 결혼해

일가를 이루고 있으니 우리 아랫대는 남들처럼 살고들있다.

 

초상 전날 밤이 제일 손님이 많은 날이기도 하고, 일을 거들 맘도 나지 않고, 그냥  와 버렸다.

간다니 종고모님이 역에 전화를 했었고, 40분차가 있다는데, 그 때 시각이 24분이어서 부랴 부랴

나올 때 손님을 맞고 있는 사촌들에겐 인사도 못하고 왔다.

 

고모님이 고향에 살고 계시지만, 이렇게 나의 아버지 대는 끝났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태는 마음이 없어서 하지 못하기도 하고, 어제 나처럼 마음은 있어도,

상황이 맞지 않아 마땅이 해야 할일을 하지 않는다.

어제가 장날이었는데, 장터가 따로이 있는 것이 아니고, 온통 인도에 비취파라솔을 받치고

하는 것이여서 호계 읍내가 온통 다 장터 갔았다.

그래 장터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면 그만인 세상이다.

나도 개량 보리수 나무를 사왔다.

그 나무가 자라면 그 나무는 내 고향을 생각나게 해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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