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혼자 왔어요?

이쁜준서 2025. 2. 13. 07:16


어제  우리지방에도  눈이 제법 왔다.
차도는 눈이 없는데, 인도는 눈을 치우지 않고 비가 와서 빙설이었다.
그런데도 2차 주사 맞는 날이라 병원을 갔는데   키도, 몸 짐도 크신 분이 내 앞줄에 앉으시더니
나를 보고 혼자  왔어요?

나도 혼자 왔는데  혼자 오니 눈물이 난다.
나더러 나이를 물어서 대답했더니
자기는 85세라 했다.
70대 후반으로 보였는데,
마스크를 내리고 이제는 이빨까지 말썽이다로  눈 밑 관자놀이가 부었다.
더 이상  내가 말을 하지 않으니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또 말을 걸어서 그 사람이  할아버지는요?
5년 전에 갔다  하더니
내가 5년 동안 혼자 사니 걷는 것도 어려운데 혼자서 병원 다닌다고.

내가 전철 타러 가는 역사는
지하 1층 통로가 아주 넓고.
풍금도 한대  있고.
가끔 어린이들 그림전시화도 하는 큰 통로가 있다.
그 통로에 들어서니 그 할머니가 6살 정도 남자아이와 그 엄마와 함께 벤치에 앉아서  이야기 중이었다.

그 정도 연세이면 경로당도
가실터인데  사람이 그리워서
누구하고 자꾸 이야기가 하고 싶겠다 하고  측은한 맘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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