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강도가 센 일은 아니어도
몸을 쓰는 일을 하고 있고,
나는 오늘 삶는 빨래를 하려고 했던 참이라 같이 해야 하나요?
아니라고 해서 내 할 일이 있다고,
일이란 사이사이 쉬는 참도 생기는 것인데 그렇다고 남편의 일을 도우다 금방 올라와야 하니
내려가지 않고 점심 식사로는
배추 전을 굽고, 입맛도 없을 거다 싶어서 만두를 찌고 했다.
나의 일이 다 끝나고 일하는 현장으로 가서 도우고 같이
올라왔는데,
고기를 먹을 것인가?
소고기 국에 김치로 먹을 건가요?
고기를 조금만 해달라 해서
그때서야 아침부터 냉장실로
옮겨둔 고기를 손질해서,
김장 채소 사는 곳이 아주 큰 로컬푸드라 미나리 사러 가서
표고도 품질로 세 층이던데
중간층으로 사다둔 것도 있고,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해도
일하고 맛난 저녁을 먹게 되었다.
몇일 전,
친구와 통화에서 자기 남편도
같이 계시는 모양이던데,
두집이 서로가 잘 지내니,
(우스개 말로)
어제가 우리 결혼 50주년이 지났는데,
나하고 50년 살아 주어서 고맙다 하면서 이제 다른 사람하고 살아 보라고 했더니 말이 없네라 했다.
내가 왜 음식을 짜게 하는지 자꾸 짜다고 한다.
아니다 연세 높으시니 입맛이 변해서 그러신 것이니 친구 입에
싱겁게 간 맞추게 되면 또
그 댁 간이 된다고 했다.
그 친구는 몇 백 명 교회 사람들
일요일 점심밥을 도우는 사람들을 인솔해서 책임졌던 사람이라
음식을 맛나게 잘하고 대용량의 음식도 잘 하는 사람이다.
지금도 마당에 백철솥 걸어 놓고
돼지등뼈탕을 만들어 큰통에 담아 핸드카트에 담아 쪽대까지 담아 다니면서.
연로하신 동네분들 반찬과 함께 나누어 드리기도 한다 했다.
집성촌이다 보니 두분 어르신만
사시는 댁 객지 자식이 고모야
우리 집에 가보아 달라고,
전화가 안된다고 해서 핸드폰 찾아 드리고 올 때도 있다고.
친구 남편이나 우리 남편이나
예전 젊어 한동네에 살때,
동네 어르신들께서 참 좋아 하셨다.
연식이 오래되어 생기는 문제들은 있기 마련이다.
열두폭 치마로 덮고 살아가야 한다.
내가 이하동문이 다라 했다.
학년말 조회시간에 상을 받을
학생이 많으니 한 장만 읽으시고는
이하 동문이라 하셨던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친구가 맞다 맞아라고.
인생 살아 가는 과정이 다 그런것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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