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동네 고모

이쁜준서 2022. 11. 8. 11:24

카톡으로 동영상을 보내더니 바로 전화가 왔다.
잘 있었냐고? 이제야 건강만 하면 되는 것이고.
자기 친구 중에 나도 잘 아는 사람이 유방암이었는데, 크기를 작게 해서
12월에 수술을 한다 하는데 이제 그런 일만 없으면 자잘한 병이야 약 먹고 살아가는 것이고,

언제 오겠는가?

갈려 했더니 못 가게 되었다 하고 못 가는 이유를 말 했더니,
주소를 달라고 했다. 별로 보낼 것도 없는데, 우리 집에는 감나무도 없는데,
혼자 사시는 할아버지, 할머니 어르신들께 카레도 하면 한 솥 하고,
반찬을 하면 넉넉하게 해서 어르신들 말고고 일 하느라 바쁜 또래,
남편 없이 아들 하나 키우면서 농사 짓는 올캐가 되는 집,

가지러 오라 말을 못해서 일일이 가져다 드리고 살았다면서,가을이라고 감도 갖다 주고, 뭐 자잘한 것들이 있는데, 주고 싶어서라 했다.안 주어도 된다. 나도 식구가 그리 많은 것도 아니고, 택배 챙기고 그러지 말고편하게 살아라 했더니,

50년이 다 되어 가는 친구끼리 이런 것도 못하나?내가 하는 말이 50년 되는 친구 집 주소도 모르면서 하자 하하 웃으니 실은 건고추, 참깨, 들깨등은 부탁하면 대문 앞까지 가져다 주었는데,이젠 남편이 장거리 운전을 하지 않아서 도시로 나올 때는 시외버스 타고 온다고 했다.그래도 이름도 알고, 성질도 아는데라 하면서 내가 주소 보내라는 카톡을 보면 그 때 주소 보내라고,

친정 곳이다 보니,자기에게 올캐벌 되는 사람도 자기 아이들 표준해서 고모라 하고,그 조카 되는 어른도, 아이도 또 고모라 하고,할머니 어르신들도 항렬이 낮아서 자기가 항렬이 높으니 또 고모라 하시고,그래서 온 동네에서 " 고모" 라 한다고.

나는 이제 둘이서만 먹고 살면 되고, 생활은 해결 되니 내 몸 일 할 수 있을 때까지해서 나누어 먹으려 노력 한다 했다.
내가 둘째 딸 산후 조리 하러 가서 중간에 김장 때 다녀 가고 남편 혼자서 오래 있었다.
김장을 끝내고 다시 딸네 집에 갔는데, 집에 온 줄 알고 전화가 왔는데,아직 딸아이 집이라 하니 한달이면 오는가? 하더니,두번에 걸쳐서 국도 있고, 반찬도 여러가지를 해서 가져다 주더라 했다.
준서할아버지는 누구에게도 말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인데,부재 중일 때 현관문 앞에 두고 왔다고 전화를 하니 들였다고.맛나게 저번에도 잘 먹었고, 이번에도 감사 하다고 하더라고.생전 말도 하지 않는 사람이 반찬해 갔더니 말도 잘 하더라고,우스개 말을 해서 웃었던 적도 있다.

사람은 그렇다.서로가 고맙다고 생각하면 일일이 다 고맙고,나는 해 준것이 없는데 싶어지고 그렇다.

저번에 참깨를 부탁 할 때, 아들 하나 두고 혼자 살아서, 내가 옷도 만들어도 주고,내 입던 옷도 챙겨 주고 반찬도 만들면 그 아이 생각나서 가져다 준 마을 친척이라고.하면서 내가 동네 고모라요 라고.감나무도 없는데 무슨 감을 보낼려고 했더니 그런 말을 이래이래 듣고 산다고.

친정 동네로 가서 산다고.그렇게 동네 훈기 있게 하고,독거 노인들도 챙겨 드릴 수 있고 내가 저번에 듣고 잘 살고 있다고 생각 했다고.

쉽지 않은 일을 하고 사는  내 친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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