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농촌로 간 친구

이쁜준서 2019. 11. 9. 05:33




     친정 부모님이 가시고 빈 집으로 둘 수 없어서 농촌으로 간 친구가 있다.

남동생들이 셋이나 되고, 큰동생이 도시에서 드나들면서 농사를  짓는다 했다.

농촌집 마당은 넓으니 텃밭이 있어 자기들 일상에서 먹는 채소는 울안에 심어 먹을 수 있다 했다.

부모님대 친척들은 가신 분이 더 많고, 계신다 해도 연로하셨다 했다.

자기 또래들로서는 옆집의 친척 오빠네와 조금 떨어져도 동생네가 있다고 했다.


이 친구는 친구들과 정나누면서 살았던 사람이다.

날씨가 더워지고는 친척오빠네, 동생네가 들일 하고 집에 오면 저녁 지어 먹기 번거로울 것이다 싶어서

자주 자주 국수를 하던지, 주먹밥을 하던지 해서 자기 집으로 오라해서 세 집이 저녁식사를 같이 할 때가 많다고 했다.

도시에 왔다 들어 갈 때, 마트에서 닭을 사 가는 날은 삼계탕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이번 도시 집에 와서는 볼일들이 중간중간 끼어 있어서 일주일을 있으니, 그간에 서리 왔다면서

배추는 괜찮은데 무는 뽑아야 한다고 연락이 왔다고 했다.

뽑아도 큰동생이 들어 와야 옮길 수 있을텐데 했더니, 남의 것 우리가 뽑을 수 없어서 그렇지,

누나가 와서 뽑아 놓으면 형님과 내가 누구던지 시간나는대로 실어다 집에 갔다 주겠지 한다면서,

나하고 같이 있을 때 전화 통화 하는 것을 보았다 했다.


시골살이 오래 할 것인가 했더니,

두 사람중에 몸이 아픈 사람이 있게 되면 도시로 나올 것이고, 언제가 될지 몰라도 시골에서

살 것이라 했다.


딸둘, 아들 하나 삼남매의 자식들도 울 되고 담 되겠지만, 도시에서건 농촌에서건 그 친구는 자기가 먼저 베풀어서

사람 울타리가 두터웠다.

사람 울타리는 자기가 하기 나름이라 싶다.

올해는 그 친구가 농촌에서 살아서 건고추도 사 주었고, 참깨, 들깨도 사 주었다.

내년에는 40여년지기들과 한번 다녀 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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