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한 사람이 남편은 요양병원에 있고, 큰아들네는 서울에, 작은 아들네는 미국에 살고 있어 혼자 산다.
건강은 내가 지켜야 해서 아침 일찍 산으로 가면 계단이 아주 높고, 그 계단을 올라 가서는 운동기구를 하고,
내려 올 때는 반대편 계단으로 내려 오고, 2시간이 걸린다 했다.
올 때 요양병원에 들려서 남편을 만나고 오는데 약간의 치매는 있어도 알아는 보고, 자기 말을 하고 그렇다 했다.
그도 자기도 혼자 살아도 사는 것이라 여기저기 볼일로 다닐 것인데,
친구는 짤짤거리고 많이 다니데라 한다.
내가 어디로 그리 다니더노?
올 해 단풍구경도 한번 나가지 못했는데라 했더니, 언제는 서문시장 가고, 언제는 요일 시장가고,
언제는 어디가고 어디하고 하면서 너무 짤짤거리고 다닌다 했다.
오늘은 그 친구 표현대로 짤짤거리고 다녔다.
혼자라면 그렇게 다니지도 않았을 것인데 이웃 친구가 있어서 동무가 되어 돌아 다니기에,
서로가 상대가 무겁다 싶으면 자기 핸드카에 상대의 짐을 나누어 가지고 온다.
운동을 간다고 오전 10시에 집에서 나갔다 운동을 마치고 마트로 갔다.
마트에서 쇠고기도, 칼치도, 두부도 1+1을 두개씩이나 사고, 삼계탕거리 닭고기 사고, 계란도 한판을 사고,
알미늄 핸드카트에 싣고 왔다.
아주 무겁지 않으면 알미늄 핸드카트는 끌어 당기면 계단을 타고 올라 온다.
오면서 도로 건너편에 고구마를 화물차에 싣고 팔고 있었다.
물량이 많은 것을 보니 고구마도 몇종류 팔 것이다 싶어서 고구마 남은 것이 5개 정도여서 집에 갖다 놓고,
고구마를 사러 가자고 친구와 약속을 했다.
집에 와서 점심으로 고구마를 삶아 먹고 쉬다가 오후 5시경에 고구마를 사러 나갔다.
호박고구마, 꿀고구마, 밤고구마를 팔고 있었고, 지금 먹고 있던 꿀고구마를 10Kg에 27,000원을 주고 샀는데,
꿀고구마를 18,000원에 팔고 있었다.
고구마를 사서 싣고 채소를 헐하게 파는 작은 규모의 마트가 가까워서 그곳으로 갔다.
애동호박 4개, 근대2단, 얼갈이 1단, 바나나 한 송이, 이번에는 스덴 핸드카트에,철망소쿠리가
있는 것으로 가져 갔다.
고구마 박스의 무게감을 지탱해야 해서,
우체국, 은행도 갔으니 짤짤거리고 많이도 다녔다.
무슨 일이 있어서 한 열흘 정도 오늘 사온 식재료로 먹고 살아야 해서 장을 골로구 보았던 것이다.
어제 만난 시골에 있는 친구가 이웃집에서 들깨를 많이 해서 5되를 사 두었다 했다.
5되를 부탁했더니 사 주겠다 했고, 집에 와서 이웃친구에게 이야기 했더니 자기도 사 달라 했다.
전화로 부탁을 했더니 형님하고 같이 먹으려고 1말을 사 두었으니 그대로 주겠다 했다.
( 부탁을 하지 않아도 들깨가 필요하다하면 돈을 받고 주고, 아니면 기름을 짜서 나누어 먹고 했지 싶다.)
당신은?
나는 시골이니 다른 곳에서 사면 된다고 했다.
우리들은 이렇게 서로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구해 주기도 하면서 살아 왔다.
사람 사는 것이 우덕이 있어야 재미가 나는 것이다.
시골에서 어린 시절 자랐으니 일 철에는 품앗이를 하는 것을 보았고, 잔치가 있으면 부조를 음식을
하는 것도 보았고, 초상이 났다는 소식에 팥죽부터 끓여서 한 사구 (옹기그릇의 높이는 항아리 보다 얕고,
입구는 넓은 그릇) 퍼서 초상집으로 가져 오면 초상의 부조였다.
동네 아지매들은 일부는 초상집으로 오고, 일부는 팥죽 끓이는 집으로 가고 했다.
그 뿐이 였기만 했나?
모심기 들밥을 하면 동네 할머니들 오셔서 따신 점심을 드셨고, 들에서는 혼자서 자기 일 하는 사람들까지
함께 들밥을 나누어 드셨다.
잔치나 초상이 나면 ,마당의 가방에서는 아지매들이 상차림 담아서 내어 보내고, 마당에서는 국 끓이고,
정지에서는 밥하고 반찬하고, 온 동네 아지매들이 일을 하고, 아이들까지 그 집으로 가서 저녁밥을 먹었다.
내 어린 시절은 그렇게 우덕이 있는 삶을 보면서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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