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변하는 세월따라 살기

이쁜준서 2019. 11. 3. 06:58


종합병원에서,

어디 요양원에서 단체로 남자 젊은이 한 사람이 5~6명쯤 남자 어르신들을 모시고 왔다.

피검사 하러 가자면서 우선 이름을 불러 사람을 확인하고 앞 서서 걷고, 지팡이를 짚고도 제대로 걷지 못해

뒤쳐져서 몇 걸음 걷고는 쉬었다 걷고 너무 힘이 드니 주위를 둘러 보았다.

도와 줄 사람이라도 없나 하고.

그 정도는 그 요양원에서 누구 부축을 받을 정도가 아닌가?

가정 집에서 왔다면 휠체어로 모시는 가족이 누구라도 왔을 터인데,


약타러 약국에 갔다.

남루하게 옷을 입었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는데, 약사가 이름을 부르고 일어서는데,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두어 발자국 움직이면 꼬끄라질 듯 하다가 몸을 세웠다.

약사의 말도 제대로 알아 듣지 못하고, 자기 말만 하는데, 멀리서 왔다하고, 돈이 있었는데, 이상하다고만 했다.

치매도 있는 듯 보였다.

약사가 돈이 얼마나 있으세요?

돈이 없다는데 왜 그러시냐?

하루 이틀분이라도 약을 드릴려고 그런다 하고, 지갑에서 5,000원을 찾아 내었다.

5,000원을 받고 약제실로 들어 갔다 나오면서 약 네가지를 가지고 나왔는데, 한달분씩이라 하니,

나는 돈이 모자란다고  이 약값는 얼마냐?

4만원인데 5,000원 주신 것으로 다 드리는 것이니 가져 가시라 했다.

처방전을 주면서 잊어버리지 말고 가지고 계시다가 집 가까운 약국에서 다시 사 드시라 했다.

완전 공으로 약을 줄 수 없으니 약값을 받았다는 것으로 있는대로 내어 보라고 했던 모양이었다.

아마도 1,000원 한장을 주었어도 그 돈이 그 사람의 전부라면  한달분 약을 줄려고 그랬던 것 같았다.

이런 약국도 있구나 감동스러웠다.


세상이 선한 것이 선한 것으로만 통하는 것이 아니고, 도움을 베풀다가 덤태기를 쓰기도 하기에,

이 두가지 경우 부축을 해 드릴 수도 있지만, 그냥 외면했다.

엉덩이가 덜썩 거리는 것을 참았다.

공공 장소에서 내가 문을 여는데 활짝 열리지도 않았는데 젊은 사람이 몸을 옆으로 돌려서 들어 올 때가

자주 있다.

내가 문을 열면서 누가 들어 올려고 하면 그냥 문을 잡아 줄 때도 많다.

거동이 힘든 사람은 외면하고, 도리혀 젊고 날렵한 사람들이 지나가게 문을 잡고 있을 때가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부탁을 한다.

누구이던 길거리이던 공공장소이던 도와 주지 말라는 말을 5~6년전부터 했다.

그 때만 해도, 버스 내리기도 날렵했으니 아기 앞으로 안는 띠를 두르고 배낭은 등 뒤에, 4~5세의 아기 손목 잡고 내리는 것을

보면 같은 정류장에 내리는 때는 아기 내리는 것을 도와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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