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100세 시대

이쁜준서 2019. 10. 30. 04:22





TV에서 우연하게 보았다.

농부로 살아 왔다 하고, 지금 현재 살고 있는 집도 늘 살아 왔던 농촌의 자기 집 같아 보였다.

혼자서 살고 있고, 손수 해서 먹는 음식은 영양가가 있어 보였고, 식사의 양도 많아 보였다.

그런데도 날씬 했고, 얼굴에서는 품위가 있어 보였다.


그 어르신은 일흔네살에 독학으로 영어공부를 시작했고, 올 해 여든여덟이라고 했다.

영어단어를 외우고 문장을 쓰고 하는 것을 공책에 볼펜으로 원을 그리듯이 오른쪽으로 진행하면서 하고 있었다.

한번만 쓰는 것이 아니고, 서너번을 겹쳐서 쓰는 듯 했고, 그동안에 쓴 공책도, 볼펜도 다 모아 놓았다.


새벽 2시반에 기상을 해서 커피 물이 끓는 동안은 자신만의 방식의 요가를 하고 있었다.

커피 한잔을 하고, 05시면 공부를 시작했고, 06시에는 굿모님팝스란 영어 라디오 강의를 들었다.

시간이 나면 대학교에 가면 외국인들을 볼 수 있어서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 했다.

방송국에서 외국인 전문가에게 실력을 테스트 하니  그 나이에 배운 영어발음이 정확할 수는 없는 것이고,

문법이 틀린 영어를 구사해도 대화가 잘 되는 고급영어를 하고 있다고 칭찬을 했다.

늦게 시작한 영어공부를 독학으로 14년을 하면 영어가 들리고 읽기 쓰기 말하기가 된다 싶어 놀라웠다.

혼자 살고 있으면서 식사도 여러가지 반찬을 할 수 없으니 영양면에서는 균형이 잡힌 나름의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사량도 한끼 식사가 내가 하루 종일 먹는 양이 되어 보였다.

뒷 모습에서는 나이를 속일 수는 없어도 그래도 반듯했고, 얼굴은 지식이 많은 어르신으로 보였다.


100세 시대라고들 떠들어도 건강하게 살아야 하는데, 각종 약으로 병원 출입으로 목숨만 연장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로 생각 해 왔다.

언제 간다는 것은 모르는 일이고, 몸이고, 맘이고 나는 100세 시대를 살아 갈 것이라는

생각으로 자기를 다스리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싶었다.

언젠가는 여든 이 넘으신 안 어르신께서 암을 앓고 있다 했다.

그 따님도 예순살 전후로 보였는데 암을 앓고 있었다.

그 딸은 칡덩굴로 우거진 땅을 일구어서 꽃밭을 만들면서 사는 사람이었다.

딸을 도와서 해바라기 씨앗을 폿트에 넣고, 오가면서 풀을 뽑고, 그 일들을 하기 위해서 양쪽 팔에 보호대를

감고 하는데도 서서 일하는 때가 앉아서 일하는 것보다 많아 보였다.

언덕배기였는데, 어머니가 이곳에 처음 오셔서는 일곱번을 쉬면서 올라 가셨는데, 지금은 단번에 오를 수

있으시다고 했다.

그 분은 호강은 고사하고라도 평범하게도 사신 분이 아니였다.

남편이 40대에 돌아가시고, 네딸들과 먹고 사는 것도 힘들었지만 공부시키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 했다.

꼭 건강하게 100세 시대를 살수 있는 것도 아니다.

투병 생활을 해도 몸을 움직이고 생각을 일깨우면서 자기 자신의 관리 나름이겠다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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