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새 빗자루가 잘 쓸린다. "

이쁜준서 2019. 11. 5. 08:34


할머니가 되었고, 세상은 달려달려서 많이도 변했으니 내 어린시절도 예전이라 할  수 있다.

우리들이 초등학생이었던 그 시절,

엄니들께서는 시어머님을 모시고 살았기에 그저 밥 해먹고 들일하고 자식들 키웠지 자기 소리를 내지 못하셨다.

우리들이 자라면서 밥상머리 교육은 할머니가 하셨고, 동네 할머니들이 하셨다.


아버지나 어머니가 새로운 사람을 만났는데, 참 사람이 좋더라 하면,

할머니께서는,

" 새 빗자루가 잘 쓸린다"

그 말을 뜻은 자라면서 알게 되었다.


빗자루를 3개를 놓고 쓴다.

현관 앞에는 사용할 빈도도 낮고, 늘 새 빗자루이 이다.

옥상의 것이 낡았다 싶으면 현관 앞의 것이 올라가고, 옥상의 것은 마당으로 내려가고,

현관 앞은 새 빗자루로 사 온다.


옥상 빗자루도 아직은 잘 쓸리는데, 옥상 바닥이니 그려느니 하고 사용하지만 어쩌면 빗자루질 한다는 것이

바닥을 긁는 것 같아서 오늘은 현관 앞 빗자루를 가지고 올라 갔다.

수수빗자루인데, 아직 새 빗자루라  꽃받침대 밑으로 빗자루 눕혀서 넣어서 쓸어내니 낙엽도 훨씬 더 잘 쓸리고,

흙알갱이도 작은 것까지 쓸려 나왔다.

예전 우리들이 어린아이 시절에 겨울이 되면 머리 감는 것을 자주 하지 못했다.

그러면 할머니들께서 덕진다고( 더덕더덕 두껍게 된다시는 뜻이였지 싶다) 머리 자주 감아라 하셨지.

낙엽도 비나 물에 젖으면 그들끼리 덕이 진다.

그것이 싫어서 떨어진 잎이나 흙을 자주자주 쓸어낸다.

자주 자주 쓸어주면 쏠쏠 잘 쓸려 나온다.

요즈음은 밤에는 살랑이는 바람이 있고, 아침에는 바람기 없고, 매일 매일 빗자루질을 하니,

옥상 바닥이 아주 깨끗하다.


나이차가 열살정도 나는 지인이 딸 결혼식이라고 카톡으로 청첩장을 보내 왔다.

두번의 우리집 결혼식에 참석 했기에 갈려고 생각은 하지만, 카톡으로도 아는체 하지 않았다.

카톡으로 한번 더 청첩장을 보내 왔다.

전화 한 통화 하면 좋을것을 전화 한 통화도 하지 못할 정도로 바쁜 것은 아닌데 싶다.

세상이 다 하는 것을 별로 마뜩하지 않아도 다들 따라 하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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