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하면 뭐하는데?

이쁜준서 2019. 9. 25. 05:55




6월 말경에 우리 집에 왔지 싶은데,

그 때에 이식을 한 구근에서

꽃대 9개가 올라 왔다.


내년에만 꽃대 다 올려도 고맙고 고마운데,

우리들 보세요.

힘껏 최선을 다 했기에,

앞서거니 뒤서거니해도

꽃을 피웁니다라고,







아직은 한 꽃대궁이만 피었다.



늙는 중 모르고 이 나이까지 살아 왔다.

자연 세월따라 몸도 약해졌고, 정신은 이것도, 저것도 포기하는 것을 하면서 살아 왔다.

당연 제일 싫어하는 말 '늙어진다' 는 것은 진행 되니 어느  싯점에서는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생각도 몸도 늘 움직이고 살아 왔다.


9월에 만나자고 7월에 만났던 친구와 했던 말이 생각나서 해가 진 저녁 때 전화를 했다.

요즘 공부하는 것이 재미 있다면서 자랑을 한참 했다.

책이 보기 싫다고 늘 그렇게 이야기 하던 사람이 강의 듣는 곳에서 강사님이 두꺼운 책 한권을 선물 해 주셨다고,

소설도 수필도 아닌 책을 읽다보니 어깨와 목이 아퍼서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왔다 했다.

70대에 열공한다고 한방치료까지 받고, 잘 한다 하고서는 서로가 웃었다.


친구  요즘 너무 많이 강의 들으러 다니는 것 아니가로 물어서,

가만히 있으면 축 쳐저서 눕게 될 것이고, 바뻐야 해서 하는 것이고, 별로 체력에 문제 없다라 했다.

하면 뭐 하는데?

하면 뭐 꼭 소용에 닿는 말을 한다치면 하루에 몇번을 말 할까?

소용에 닿는 일 한다면 옥상의 식구들도 키울 필요가 없다.

다정스럽게 말 하던 그 마음 씀씀이가  하면 뭐하는데란 물음에서는 입 닫고 있게 된다.


일주일에 5번을 나가야 하는데, 화요일은 오전 중에만,

수요일 목요일은 오전 오후 강의가 있다.

수요일은 같은 장소에서 오전 오후가 있어서 식당에서 혼밥을 먹어야 한다.

바쁘게 움직이니 몸은 고단한데 마음이 덜 지친다.


포스팅도 하기 싫어지고, 포스팅을 읽고 댓글 놓기도 해 지지 않는다.

고구마, 밤, 감, 대추, 등등을 먹어면서 ' 천고마비'의 계절을 지낼까 한다.

말처럼 내 체중도 늘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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