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도시에서 길들과 친하기에는 걷기만한 것이 없다.
결혼식 참석차 올라 왔다가 몇일 묵어서 갈려고 있다.
어제 오후에는 뿌연 햇살이기는 해도 햇살도 있는 때에 집을 나서서 걸었다
노란 병아리들을 태우고 정차하고 아기들은 내리고 엄마 손 잡고 걷기도 하고, 일단 보기 좋았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 보아야만 그 꼭대기가 보이는 아파트들은 그저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이 답답해 보이는
시골 사람일 뿐이다.
우리 도시라고 그런 고층아파트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살고 있는 집이 단독주택이라,
야박하게 몇평? 이라는 말로 표현되지 않게 산다.
아이들이 거처 했던 빈방이 2개이고, 앞의 현관, 옥상, 마당까지 여유 있다.
옥상 바닥이 달구어진 여름 날은 돋자리 하나 펴고 모기향 하나 피우면 누워서 별까지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식물들도 있고,
마중 나온 아이들 차를 타고 오다가 주변은 흭흭 지나가고 어느듯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들어 갔고,
집으로 들어 갔을 때는 이곳에서는 꼼짝 못하고 실내에서만 있어야 겠다.
나가서 다시 찾아 들어 올 수 있을까?
지히주차장으로 내려 가고 엘리베이트를 타고,
쓰레기를 버리고 오겠다 하고,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쓰레기, 재활용쓰레기를 버리면서
1층을 통해서, 밖으로 나가서 대강 눈에 길을 익혔다.
그리고 어제 주변을 걸어 보았다.
낯선 곳에서 낯선 길을 갈 때는 앞 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니고, 가다가 큰 건물들도 익히고,
기억하기에는 학교 건물이 더 좋고, 얼마쯤 걷다가는 걸어온 길을 뒤돌아 익히고,
잘 못 찾는다 해도 폰이 가방속에 들어 있으니 든든한 것이고,
도로옆의 녹지가 넓은 편이어서 몇가지 풀꽃들이 봄 잔치를 하고 있었다.
공지에는 갈대밭이였고, 인도와 인접되게 마늘과 양파가 봄이 되어 탄력받고 자라고 있었고,
얼마간의 땅에는 삽질을 해서 골과 헛고랑을 만들어 놓고, 검은 퇴비를 뿌리고 있었다.
그분들은 매일 나와서 조금씩 밭일을 할 것이다.
우뚝우뚝 솟은 아파트 건물들도 따뜻한 공기에 산뜻한 봄을 느끼게 된다.
전국의 산야와 도시까지 이제 봄으로 치장 되었다.
봄은 큰 것이 아니고, 작게 작게 땅에 붙어 있는 풀꽃부터, 큰 나무에 꽃이 핀다해도,
봄은 정말 고양이가 나무를 타듯이 가쁜하게 소리내지 않고 전국을 치장 했다.
내일이면 집으로 갈터인데,
옥상정원에서는 한창 큰꽃으아리가 피고 있을 것이고,
차이브 보라색꽃도 피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