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농약, 무비료로 산비탈에 밭을 묵히지 않으려고 시아버님께서 씨 뿌려 두었던 6년근을 판다는 곳이 있었다.
그 블로그 쥔장과는 잘 아는 사이라서 약으로 쓴다고 가격은 상관 없으니 굵은 것으로 4Kg을 주문했다.
그 중에서 10뿌리를 골라서 큰 통에 심었다. 2015년 늦 가을이었고, 분명 심기는 했으나 뿌리 내릴 시간도 없이 겨울이 왔다.
그 해 겨울은 뿌리가 내린 것이 아니어서 동해 입지 말라고 짚으로 덮어 주었지만, 댕강 몸뚱이 하나로 과연 겨울을 이겨낼까?
했었는데 2016년 작년 봄에 새싹이 돋아 나왔고, 고운 꽃도 피웠다.
도라지가 심겨진 큰 통은 무거워서 혼자서 들수가 없어서, 돌려서 분갈이 하는 곳으로 가지고 와서 뉘여서 가 쪽의 흙을 깊이 파내고 다시 심을거라 잔뿌리 다치지 않게 달래 가면서 뽑아 내었다.
그런데 한 해 뿌리 내리고 자랐다고 심을 때보다 제법 굵어져 있었다.
염분 없는 음식물 찌거기를 묻어서 발효 된 것을 일반 흙과 섞어서 화분에 담아 두었는데, 고추 모종이나 방울토마토를 심는다면
그냥 심을 수 있는데, 도라지는 땅이라면 거름을 해 주지 않는 것이라 해서, 도라지가 심겨 졌던 흙과 고추모종을 심으려
준비 했던 흙을 섞었다.
첫해에 심을 때 뿌리도 내리지 못하고 겨울을 날 것인데 싶어 거름기 없는 흙에 심었었기에 분갈이를 한 것이다.
10년근 도라지 만들기 야무진 꿈을 꾸면서.
2015년 수퍼도라지 씨앗이라면서 블로그 벗님이 보내 주셨다.
검색을 해 보니 겨울동안 따뜻한 실내에서 발아해서 키우다가 5월쯤에 본 밭에 이식을 한다 했다.
수퍼도라지 사진을 보니 본 밭에서 1년을 키운 도라지 한 포기가 삽 위에 그득하게 얹혀 질만큼 컸다.
옥상에서야 흙도 모자라고 그렇게 키우지는 못해도 3월에 온 씨앗을 폿트에 뿌려서 그 해 5월에 화분에 이식을 했다.
그야말로 실날 같은 생명이었다.
그 이름이 수퍼도라지가 2015년 5월부터 자라서 그 해 겨울을 월동을 했고, 2016년 봄 새싹이 나서 1년을 자라면서 꽃도 피웠다.
일반도라지나 수퍼도라지나 꽃으로 구별은 가지 않았다.
그 수퍼도라지도 화분을 엎어서 캐 내었다. 실날 같았던 것이 뿌리가 여러갈래도 한 통으로 붙어 있고, 실뿌리가 많이도 나 있었다.
내 주먹 크기 보다 크게 한 덩치로 자라 있었다. 다시 심어서 2년을 키워서 캐 낼 것이다.
그냥 도라지나 수퍼도라지나 도라지는 거름은 필요 없고, 만 3년동안 자라면서 그 흙의 진기를 다 흡수해서 캐내어 다른 땅에
심는 것이라 한다.
분갈이 할 때도 뿌리 아랫쪽 실뿌리도 흙을 털어 주고, 줄기 뿌리와 뿌리 사이의 흙도 최대한 털어 주었다.
그러면 뿌리와 뿌리사이에 새 흙을 채우고 새 흙 속으로 실뿌리가 찾아 들고 그러면 새로이 적응을 하면서 새 흙으로
생각하게 될 듯해서 비록 화분에서나마 이주 한 것인양 심어 주었다.
보통 뿌리 나누기를 해서 꽃이 피는 식물을 키울 때는 빨리 살음하라고 뿌리의 흙을 털어내지 않고 심는다.
산에서 황토 한 삽 뜨고,부엽토를 얻어다 섞어 주면 좋은데, 벌레가 많아서 옥상에서는 할 수 없다.
누가 노는 것을 일하는 것처럼, 일하는 것을 노는 것처럼 한다더니, 도라지 10년근 몇뿌리 만드는 것을 장난처럼 해 본다.
살아가면서 늘 하던 것이 지루하면 중요하니 하지 않을 수 없어도 다른 방법으로 그 늘 하던 것을 해 보는 것도 좋다.
그냥 놀이처럼 해 보는 것, 약간은 허당기가 있는 것, 오지랖 넓은 이들이, 자기 살기도 헛헛한 사람들이 있어야
사람 사는 것처럼 살아 지는 것이다.
'샘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침박달 나무의 출장 (0) | 2017.04.04 |
---|---|
악수로 비라도 내렸으면 하던 날 (0) | 2017.04.01 |
분재명자나무 분갈이 하다. (0) | 2017.03.23 |
사 주고 팔아 주고 (0) | 2017.03.22 |
2017년 처음으로 식물들에게 물을 주었다. (0) | 2017.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