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뭔가를 시작 하는 것도 희망 사항이다.

이쁜준서 2016. 10. 12. 15:14






사람의 수명이 길어진 세상에 살게 되었다.

우리 할머님 세대분들 보다는 잘 먹고, 육체적 노동의 강도도 약해졌고, 무엇보다도 건강보험이 있어서 병을 키우지 않고,

치료를 해서 살아서 그렇지 싶다.


그런데 나이가 70이 넘어가면서는 여기 저기 병이 나서고, 고친다고 병원에 가서 약도 타다 먹고, 치료도 받지만,

통증까지 다 잡아 지는 것이 아니니 병은 한가지 뿐만 아니고, 몇가지 약을 먹게 되고, 70대 후반부터 80고개를 넘으신

노년 층이 많고, 친정 숙모님께서 올 해 여든 세살이신데 70대 후반부터 가끔 안부 전화를 하면 이번에는 지금 껏 아프지

않았던 어디가 아프다고, 하시는 이야기를 하신다.

작은아버지도 멀리 가셨고, 자식 둘은 다른나라 이민으로 가서 살고 있고, 그러나 젊은 시절부터 다니시던 산악회에

다들 나이대가 비슷 비슷해서 총무직을 받아 줄 사람도 없어서 그냥 맡아 하시니, 컴퓨터로 작성해서 뽑아서

년말 총회 때는 유인물을 돌리시기도 하는 신세대 할머니 셔서 외롭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으신다.

내가 친정 남동생하고 전화로 이야기를 자주 하지만, 아픈 것도 한군데도 아니고, 옆에 친정 올캐가 듣지 싶어서

다 이야기 못하는데, 너한테는 다 이야기  할 수 있으시다 하신다.

아직 말씀도 속사포처럼 하시니 몸이야 여기 저기 편찮으신 것은 오래 살면서 치례라고 생각하면 되고,

정신 건강하시니 되신 것이지만, 속내를 열어 보면 외로울 실 것이다.

그 외로움의 근원은 현재를 살아도, 몇년 후를 생각해도 희망 사항이 없다는 것이지 싶다.







시어머님께서 막내 집에 21년을 바라지 하면서 사시다가 혼자 나오셔서 사신다.

전화통화도 하실 수 있고, 경노당에 가셔서도 친구들과 이야기 하면서 지내시고, 자식들과 있기보다는 혼자 계시는 것이

편하다 하시면서도 너무 오래 살아서 부끄러워서 누가 나이를 물으면 나는 나이도 모른다 하신다 했다.

내가 앞으로 이대로 3~5년 더 산다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죽지 않아서 사는 것이지 뭐 살 의미가 있느냐? 하셨다.

실제 그 연세가 되시면 그러실 것 같았다.





준서할미가 앞으로를 생각 해 보니 이 싯점에서 뭔가를 시작해야 겠다는 것을 신년들어서부터 한 생각이었는데,

멀리 있는 친구가 그 길을 열어 주었다.

남보다 잘 해 보겠다는 생각은 없고, 모르는 길이니, 열심히 노력할려고 한다.


공부를 하는 것이 생겼으니 한 해 한 해 가면서 생각이 퇴보 하지 않고, 공부한다는 희망이 있을 것이니,

오늘 아침 일어나서 아침 밥 먹고, 끼 때가 되어서 점심 밥 먹고, 저녁 먹고 자고 나면 또 다시 반복이고, 하는 것과는

달라 질 것이라 모르는 길에 들어 섰다.


남편에게는 정해 놓고 나가는 시간이 있어서  느닷 없이 도장 하나 찍어 줄 일이 있다고 이야기 하고 일주일에 하루를

나간다고 했더니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했다. 나가는 시간대가 초저녁이어서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있었고,

또 말렸다면 부부간에 얼굴 붉히면서까지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감사한 맘이다.


사촌언니가 그런 말을 했다.

제부가 너를 대접 해 주니 아이들도 너를 대접하는 것이라고.





2015년 가을 부안 생태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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