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말씨

이쁜준서 2016. 10. 5. 20:29


요즈음은 어른에게 경어를 않 쓴다는 것을 틀렸다고는 하지 않아도, 손주가 할아버지께도  응, 하께 해 봐라....

어린아이가 아빠나 엄마에게는 경어를 쓰는 어린아이가 비정상으로 보이고, 말만 보면 누가 어른이고, 아이인지,

때로는 손주 귀하다고 뭣을 해도 귀해서 웃고들 있으니, 서너살 손주가 할아버지 상투가 없어서 그런지 마구 호통을 치기도 하고,

그렇게 말을 주고 받는 모습이 마냥 귀엽기만 하니 세태따라 사람들이 변해진 것이다.

준서할미는 동의 할 수 없는 세태이라 준서도 승훈이도 어른들께 경어를 쓴다, 

승훈이 에미에게 말도 배우지 않을 때부터 승훈이는 경어로 말을 배우게 하면 어떨까?로 해서 승훈이는 말을 어른들께는

쓰는 말은 경어로 배웠다.

놀러 가면 즈그 에미도, 즈그 할머니도 준서할미에게 깎듯한 경어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자랐기도 하고,

서너살 말 배우면서 준서는  할아버지께가 놀이 상대여서 비슷한 경어로 대 해 왔고,




    

                                             나는 나비


초등학교 3학년 때,

더 자라고 나면 경어로 말 바꾸기가 어려운데 할머니나 할아버지나 한 사람에게만 경어를 쓰자고 했더니,

할아버지께 경어를 쓰겠다 했다.

그런데 할아버지와는 밀당을 하면서 놀이 상대가 되어 주시기에 않 되겠다 재미 없다 하면서 할머니께 경어를 쓰겠다 했다.

그런데도 반은 경어이고, 반은 응이었다.

그런채로 4학년이 될 때까지는 그렇게 지냈는데, 4학년이 되더니, 할머니 저가요 경어를 잘 몰라서 잘 사용 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알아서 잘 사용할거예요라 하더니, 여전히 준서할미에게만 경어를 사용해도 제대로 된 경어체였다.

그러더니 5학년이 되더니 할아버지께도, 준서할미에게도 제대로 된 경어를 사용 했다.




                               

                                                                                                                   나도 나비


시댁 큰집에 맏 질부가 자기 시어머니께도 숙모들께도 말을 놓았다 올렸다를 한다.

언제고 한 번 뭐라 해야 겠다 하고 벼루어도 야단을 칠려고 하면 어느새 말을 올리고, 그렇게 어른들을 놀리듯이

지내다 어언 15년이 되어 갔고, 그러다 새가 되었다.


외갓집 외사촌들과 만나는 것은 결혼식이 있거나 어른들의 초상이 날 때 잠시 잠깐 만났기에  외사촌 올캐들은 그렇다고

다 오는 것도 아니고,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중간 시고모님의 맏딸이라는 이름으로 고개 까닥하는 인사 한 번이면

같은 자리에서 식사를 해도 주고 받을 이야기가 없었다.


이번 자기 시어머님이 돌아 가시고, 준서할미가 1박2일 일정으로 있었으니,

같은 자리에서 잠시 잠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준서할미보다 적어도 12살 이상 차이가 나는 막내 올캐가 말이 아주 자유로왔다.

시어머님도 2년여 모셨고,  좋은 사람인데, 자기  손 위 두 동서에게도, 남편의 형제 중 맏이인 큰 시누이에게도,

친근감으로 그러는지 말이 응에서 예까지 아주 자유로웠다.



                                                                                                 나는 흰색민들레


그런데 살다보니 외숙모님이 사시던 집도 없어지고 가실 곳이 없게 되셨을 때, 아파트를 팔고 더 큰 아파트로 전세로

이사를 가면서까지 시어머님을 모셔 가서 2년여를 모셨던 사람이라 그 본질은 착하고 도리를 아는 사람이었다.

모신다고 경제적 이득이 전혀 없는 그런 형편에서 그 막내 며느리가 모시고 갔었기에 헝클어 짐 없이 형제들이 만나 오고

초상도 잘 치룰 수 있었지 싶다.

준서할미는 중학교 3년을 외숙모 밑에서 학교를 다녔기에 내게는 엄마 같으신 분이시다.

그래서 그 막내 외사촌 올캐가 고맙다.




나는요 당년 첫돐도 지나지 않은 한살입니다.

이 화분에 같이 세상 햇빛 본 친구들도 있어도,

나 한테로만 기를 모아 주어서 7송이 꽃을 피웠고,

씨앗도 바람에 실려 보냈습니다.




우리 시집에서는 동서들은 맏동서인 준서할미에게 예로 시작해서 예로 끝날 정도이고, 시누이들은 나이차가 많아도,

언니야, 하면서 평말로  친구처럼 말을 한다.

물론 준서할미는 동서들에게는 '하게' 로 시누이들에게는 평말을 사용 한다.

그런데 큰 시동생에게는 경어로, 중학 1학년 때 만난 작은 시동생과는 서로가 반 경어 정도이다.

중학 1학년 때 만난 시동생은 처음부터 한 집에 살았기에,준서할미에게는 반경어로 말 하지만,

준서할미에게 손 아래 동서에게는 경어로 이야기 한다. 친근감이 달라서일 것이다.




사람이 심성이 나빠서  손 윗사람에게나 시어머님께 말을 놓았다 올렸다 제 멋대로인 것은 아니지 싶고,

세태가 그렇게 변해서이지 싶다.


외국어도 배워서 하는 마당에 제대로 경어 쓰는 모습이 얼마나 이쁜지를 몰라서 그렇지 싶다.

10년이 넘은 준서아빠나 아직 5년이 않된 준서이모부나 사위들의 태도 공손한 것에 늘 고마운 맘이다.

마른 통북어처럼 뻣뻣하다면,  그야말로 때리지도 못하고 타이르지도 못할 것인데.




새가 앉을 때 전깃줄 하나에만 앉아야 하지 두개에 걸쳐서 앉으면 전기가 통해서 죽는다고 한다.

참새 같은 작은새야 전깃줄 간의 폭이 좁다고 해도 그럴리야 없겠지만,

백로인지? 황생인지? 새 이름에 약해서....

인공부화로 잘 길러서 방사한 2마리가 그렇게 죽어서 방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한다.

덩치가 크다 보니 앉은 자리에서 날개 등이 다른 전깃줄에 걸쳐져서 그렇다고 한다.


경주 쪽에서 울산을 가는 논에는 봄에 논갈이를 하고 모심기를 해서 모가 자랄 때는

그 시기에 동해남부선을 타고 가면, 왜가리? 들이 많이 보인다.

준서할미 초등학생인 때는 더 많았고,

참 평화로웠던 들이다.


황금벌판!!!!!

그런데 평화롭고 아름다운 것처럼 보여도

지금 이 농사 지으신 농민분들께서는 눈물로 바라보시는 황금벌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