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설 익은 추석 대목장

이쁜준서 2016. 8. 27. 19:36


보는 사람만 많지 사는 사람은 없다고,



이웃 친구가 제수는 장만해야 하고, 더 있으면 정말 단 대목에는 아주 복작 거릴 것이고,

그도 주말이나 되어야  결혼해 직장 생활하는 딸을  불러다 승훈이, 승빈이를 보라고 하고서야 나설 수 있어서

아직 대목장을 보는 사람도 있지만 일찍기는 합니다.


어물 상회는 일일이 생선을 손질 해 주어야 하는 것이고, 정말 대목장에 손 쉬우라고 동태포를 떠서 1회용 그릇에 담아 포장을

해 놓았더니 내 보는데 떠 달라 해서 미리 준비가 않되는 것이라 했습니다.

그러니 정말 명절이 코 앞인 일주일간은  도우미를 쓰는데, 도우미로 온 사람이 젊다 해도 포를 떠도 제대로 못 떠니  그냥 눈치껏

도와 줄 정도이면 좋은데, 그런 사람을 만나기가 어려워서 바쁠 때는 도우미를 부르기는 해도 60대 초반이 그나마 좁은 곳에서

자기 몸이라도 잘 움직이고,  60대 후반은  자기 몸도 뒤뚱거린다 합니다.

그러니 어물전에서 기다리느라고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우선 동태포 떠야지, 조기 손질해야하고, 상어 손질 해야 하고, 어물전에 갔으니 우선 반찬거리도 사야 하고,

사람에 따라서는 다르지만 명절차사 준비로 온 사람은 그 정도는 기본인데, 앞 사람이 조기도 7~8마리 동태포 5마리,

상어도 큰 토막으로, 그리 되면 정말 오래 걸립니다.


큰 시장에 가면 건어물 점포 앞에 인도가 있고, 인도와 차도 접한 인도에 좌판을 놓고 채소, 견과류, 과일, 어물전이  있습니다.

그 중간 인도는,  좁아서, 느릿느릿 앞에 두 사람이 걸어 가면, 앞  사람들을 비켜서 앞으로 나가기는 어려울 정도인데,

걸어 가는 사람들이 길만 걷는 것이 아니고, 기웃기웃 보고 가고, 또는 가격을 물어 보기도 하고,

가격이 맞으면 사기도 하기에 참 복잡하지요.


건어물 상회에 들려서 제수 건어물과 반찬거리 건어물을 사고, 어물전으로  갔다가 다시 건어물 상회를 찾아 내려 오는데,

손님이 한 사람도 없이 파는 사람만 가게에 따라 둘이나 세 사람이 환한 전등불빛 밑에, 있는 모습이 건어물 상회 반 이상이었습니다.

단 대목장이 되면 상회마다 다 사람이 있게 마련인데, 아직은 대목장이 서지 않았는 것이지만,

준서할미가 가는 건어물 상회는 5~6명이  기다립니다.

그러니 어떤 아지매가 들어 오시면서 보는 사람만 많고 사는 사람이 없다던데 여기는 기다리는 사람이 많네라 하셨던 것입니다.


2016년 올 해는 해산물 중에서 김, 자연산 미역, 건멸치가 땅에 농사를 짓는 것으로 본다면 흉년입니다.

겨울에는 아주 추운 날씨가 계속되어야 김양식이 향이 많고, 윤기나는 그런 마른 김을 만드는데, 11월에 장마비처럼 비는 왔고,

본격적인 추위가 오래 계속 된 것도 아니였는데,  김은 딸리지는 않았지만 질 좋은 김은 아니였습니다.

준서할미는 김은 한 속 100장 묶음으로 사서 기름 칠하지 않고, 그냥 맨 김으로 구워서 먹으니 김자체의 향이 좋아야 합니다.

기름 바른 김을 사서 먹으면 원 김의 맛과 향은 그리 문제 될 것이 없지만요.


젓갈용 멸치가 맛이 날 무렵  작년에는 물 때가 맞아 많이 잡힌 날 갔었기에 35,000원에 통값, 택비까지 45,000원에

담아 왔는데, 올 해는 멸치 값만 7만원이라고 현지의 거래처에서 혹여 멸치가 많이 잡히면 연락하겠다 하시더니

연락이 없었습니다.

그랬는데,

건멸치 좋은 것이 딸린다고, 7월에 갔을 때 8월말경에 저장용 멸치를 사야 할 것이라 했습니다.

예년 같으면 10월말경 사 와서 그대로 뒷베란다에 두면 서서이 말라서 아주 깨끗하게 마르고 국물도 맑고 맛나게

우러 나오는데, 괜찮은 것은 8월말에 입고 되어 다 팔고 나면 좋은 멸치가 어렵다는 것이지요.

어제 3포를 사서 아직은 냉장고에 넣어야 할 것이라 추석 쇠고 찾아 가겠다고 건어물 상회에 맡기고 왔습니다.


한 여름에 긴 가뭄이라 농산물도 피해를 입은 곳이 많다고 하고,  과일도 햇빛을 많이 받은 곳이 화상을 입어서

단감 농원에서 따 내는 일을 하는 것을 TV 뉴스로 보았습니다.




간 밤 한 밤중에 비가 내리기 시작 했습니다.

추적추적  오는 비가 밤부터 시작해서 오늘 아침 6시경에도 우산을 받아야 했는데,

이제 아침 출근길에는 우산 없이도 갈 정도로 그쳤습니다만 비는 낮에도 계속 올 것 같습니다.

오랜 가뭄 끝에 비가 와서 산 골짝에서 안개가 피어 오릅니다.'


사진 한 장에 참 많은 거리감을 담을 수가 있습니다.

핸폰 사진 기능을 이용 했는데,

바로 앞에는 우리 옥상의 제비콩 덤불이 담겼는데,

걸어서 한 참을 올라가서 10차로 길을 건너야 되는 큰 건물들도, 그곳에서도 또 한참을 걸어 가서

산으로 올라야 하는 산골짜기에서 안개 피어 오르는 것까지 잡힙니다.

약간 당겨 찍긴 했지만요.


저 산도 준서할미 아침 자주 올랐던 야산입니다.





예전에는 돈이 참 귀했습니다.

그리 귀한 돈으로 차사를 지내는 제수 장만하러 시골이라면 5일장날 나가고, 도시라면 큰 재래시장으로 가면 여러가지를

살 수 있으니 그리 했었지요.

그런데 대목장 보면서 절약해서 냄비등의 작은 살림 도구를 사기도 하고, 항아리, 가마솥등으로 돈이 많이 들어 가는 것은

평소에 조금씩 모아 두었던 것에 대목장 절약해서 보고 또 조금 보태고 그렇게 큰 살림 도구 장만을 했었습니다.

무쇠 가마솥을 사면 새끼줄로 묶어서 지개로 운반 하던지, 아니면 그 날 나무라도 팔러 간 동네사람 소구르마가 있다면,

요긴하게 얹어 왔었지요.

무쇠가마솥을 사서 길들이는 일을 하면 동네 사람들이 와서 훈수를 하시고 막걸리를 내어 놓고 한 잔씩 하시기도 했었지요.

그만큼 무쇠가마솥은 그 당시로는 거금으로 장만하는 것이였습니다.



아이들 새 옷을 장만 하기도 해야 했습니다.

준서할미가 어린 시절에는 신발까지는 못 사주었고, 새옷은 추석이고, 설명절이고 얻어 입었습니다.

아주 어려서는 엄니께서 천을 끊어 와서 통치마 한복을 해 주셨고,

어제 5살 승훈이 한복을 사기도 했었는데, 6가지 쯤 사진을 찍어 카톡으로 보내고,  승훈이 에미가 정하고,

특이하게 마고자가 한복 두루막 길이로 긴 것을 샀습니다.


예전보다 장사하기 쉽겠다 했더니, 쉽기도 하고 더 어려운 점도 있고 하다 했습니다.

짐작으로 쉬운 것은 넘의 물건 내어 놓고 사진 찍고 해 놓고, 흥정에서 틀어져서 가 버리는 빈도는 적을 것이고

사진을 찍어 카톡으로 보내었는데, 막상 사진을 본 아기 엄마가 다 맘에 들지 않는다 하면,

팔지도 못하고 시간만 허비 하는 것이 되겠다 싶었습니다.





올망졸망 작은 빈 화분들에 상추 13포기를 심었습니다.

봄에 모종을 심으면 살음을 해서 자라기 시작하면  쑥쑥 자라기에 잎 돌려 따기를 하면

이내 다시 자라 있고,  그 때는 13포기만 심어도  한 참을 따 먹습니다만,

날씨가 점점 쌀쌀해 지고, 일조량도 적어 지는 가을 날에는

한껏 포기 잎장 늘일 때 따 먹지 않고, 덩치를 키워야 합니다.

땅에 심었다면 다르고, 화분이 크면 조금 다르기야 하겠지만요.



어제는 명자나무가 고사한 화분들을 비워서

묵은 씨앗을 넣었습니다.

씨가 묵어도 날 것 같으면  이 비를 맞았으니 내일 모래쯤 발아를 해야 합니다.

5일내로 발아 하지 않으면 새 씨앗을 사다 심을 것입니다.

준서할미  팔이 고장 나서  준서외할아버지가 힘들었습니다.

왜?

한번도 팔꿈치, 어깨는 아프지 않았는데.... 처럼

올 해 들어서는 처음 해 보는 것도 많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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