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8월 17일 아침 이야기

이쁜준서 2016. 8. 16. 07:40



2016년 8월 15일에  이제서야 새 순이 돋아 나는 석류나무

폭염의 옥상의 땡볕은 잎사귀들 중에 화상 입은 것이 나올 정도입니다.

그런데 봄이 와도 늦봄이 되어도, 초여름이 되어도, 여름의 절정이어도, 꿈쩍도 않고, 나목으로 있더니,

이 폭염 중에 이렇게 여린 새순을 돋아 내고 또 그 잎사귀가 자랍니다.

비가 하루만 푹 와주어도 많은 새순이 나와서 자랄 것인데,

오늘도 고맙다고 고맙다고 수고 한다고 이야기를 해 주어야 겠습니다.







아직도 열대야이라서 밤에도 에어컨을 켭니다.

그야말로 점도록(낮시간)  새도록(밤시간)  에어컨 밑에서 지내는 것이 일주일 째 입니다.

그래도 아침 일찍 옥상에 올라 가면 새들이 날아 갑니다.

준서할미 발자국 소리에 옥상에 앉았던 참새 몇마리가 날아 오르고, 산비둘기도 하늘을 날아 올랐다 전깃줄에 내려 앉았다,

날아 가면서 똥 찔끔 사는 것도 보일 정도로 날아 오르고,

저 멀리 보이는 하늘에는 제법 큰새가, 작은 떼 형을 만들면서,

[기러기 울어 예는 하늘 구만리....] 의 가을 이별 노래에 나오는 듯 날아 가는 모습도 보이고,

이 폭염의 열대야의 여름 속에도  가을의 작은 흔적이 언뜻 언뜻 보이기는 합니다.


준서가 3~4살 때엔 지금보다는 덥다 덥다 해도 덜 했는지?

종일 에어컨 바람 밑에서 지내다 저녁 때 지열이 후끈 거려도 준서를 유모차에 태워서 인근 대학 캠퍼스로 바람 쏘이러 나갔습니다.

집에 돌아 와서는 씻고, 저녁을 먹고는 옥상에 물을 뿌려 열기를 식히고 자리를 펴고 별들을 누워서 보고 놀기도 했습니다.

물론 모기향을 피우기도 했지만 부채로 바람을 날려 모기를 후치면서요.


그런데 그 때는 아기였는데,

더위를 이길 힘은 지금이 더 있을 것인데, 도저히 나갈 수가 없습니다.

즈그 집에 있으면 꼭 가야 하는 것이니 학원도 다니고, 수영 강습 받으러도 다니는 모양이던데,

이 폭염에는 볼 일 없이 나갈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밤에는 자연 늦게 자고 아침에는 9시경 깨워서야 일어 납니다.

외할아버지는 개학을 하면 학교에 가야 하는데, 늦잠을 자면 않된다고 하고,

준서할미는  개학을 하고 학교 가면 아침 늦잠을 못 잘텐데,  또 한 해 한 해 지나면서 공부이고, 뭣이고 더 부담스러운 청소년기에

접어 들텐데, 부담 없이 하고 싶은대로 청소년 되기까지라도 일상에서는 보냈으면 하고,

더군다나 외갓집에 와서는 더 하고 싶은대로 두고 싶습니다.


청소년이 되고, 사춘기란 누구에게도 있고, 또 있어야 하는 것인데, 가까이서 있다면 사춘기 준서에게 맛나고, 따뜻한 음식을 해 주고

싶은데, 장농면허인 것도 걸리고, 그렇지 않다면 여름방학이면 여행도 다닐 것인데 싶고 그렇습니다.


요즘 젊은 30대, 40대는 참 바쁩니다.

여름 휴가란 것도 길게  내어야 1주일, 그나마 휴가가 있어 어린 자식들 데불고  휴가 여행을 다닐 수가 있고,

나중 나중 추억으로 남는 것은 그런 휴가 갔던 것 밖에 남을 것이 없는 도시민들입니다.





스티로폼 상자에 심겨진 정구지(부추) 5개 박스

그 중 2박스에서 정구지 꽃이 피기 시작 했습니다.


커피 이야기


준서할미는 단 음식을 싫어 한다고 이야기 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도 않은가 봅니다.

아직도 믹스 커피를 끊지 못한 것을 보면,

믹스커피의 프림, 설탕, 커피가 조합된 그 단맛에서 벗어 나지 못해서 아침마다 원두 커피를 종이 필터에 내리면서

커피향이 주방을 감도는  그 향은 좋아 하면서도 일단 믹스커피 한 잔에 원두커피를 희석해서 마십니다.

그러면 믹스커피의 단맛도 엷어지고 원두커피만 마시는 것보다  훨씬 맛이 있습니다.

000라떼들 보다 훨씬 맛나는 커피가 됩니다.


웃는 이야기 하나 할까요?

어디 다녀 오다가 마트 앞에서 내려 간단하게 살 것 사고 나와서 버스를 탈 때 환승입니다라 하면  그 버스비 1천원에 몇 백원일 뿐인데도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요.


그것처럼 금방 원두커피를 내려서 마시면 향이 더 좋은 것을 알면서도, 종이 필터 한장 아끼겠다고, 아침에 하루 먹을 원두커피를

다 내려서 보온병에 담아 두고 마십니다. (종이필터를 못 믿어서 헐은게 비지떡이라고 좋은 필터를 삽니다)

하루 마실 것을 내리니 두 잔보다는 많으니 내릴 때 향도 더 나서 주방을 감돕니다.

믹스커피를 먹다보니 준서외할아버지와도 마시고 이웃 친구집에 가면 또 마시게 되고, 하루 3잔씩 마시는 것이 평균이 되어서

이것은 고쳐야 할 경계다 싶어서요.


그냥 원두커피로만 말 하지만, 그 원두커피에도 여러가지가 있는 모양입니다.

시동생이 원산지에서 사 보내준 르왁커피, 일반 마트에서 파는 것 2가지를 섞어서, 또 커피 전문점을 하는 사람이 준 커피,

또 외국 여행에서 돌아 오면서 선물로 준 캔에 든 원두커피 얻어 놓았던 것 몇개,

어제는 준서를 데려다 주고 간 준서에미가 마트에 다녀 오면서 커피 전문점에 들려서 마실 것을 사면서 한 봉지 갈아서 왔더라구요.


지금 먹는 것은 냉장실에 두고, 나머지는 다   냉동실에 두었는데, 갈아서 왔는 것이라 오늘 아침에 내려 보았습니다.

향도 좋았지만, 그 맛이 깊었습니다.

종이 필터에 내려서 바로 마시는 것도 향이 다르다 싶었는데, 믹스커피에 살짝 쳐서 먹었는데, 맛이 깊어서 한 모금 마시고,

또 한 모금 마시고 커피 잔을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마셨습니다.

맛이 깊어서 자연히 연거퍼 마셔지지 않았습니다.


오랜 블로그 벗님들께서는 준서할미가 아들이 없고, 딸 둘만 있다는 것은 다 아실 것입니다.

준서할미는 준서외할아버지 밑에 동생이 셋, 그 중에 막내 둘은 음력 정월에 결혼 해 오니 중학교에 입학을 하고 중학교 2학년으로 올라가고,

그 때는 그 때 당면한 과제여서 그저 열심히 살았을 뿐이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어렵다는 속상한다는 말 없이 씩씩하게 살았습니다.

자기들 돈 10만원 보탠 것 없이 결혼까지 3번을 치루었구요.


그러니 우리 아이들도 엄마는 밖에 나가도 안에서도 걱정 없는 사람이었고, 아래로 동서가 둘이 있어도 우리 아이들이 대학생인 때도

무거운 것 들면 안고 다니고  해서 3층 계단을 타고 오르락 거리면서 무거운 것 다 들고 다니는 것은 준서할미였습니다.

3년전부터 딸들이 서울역에서나 결혼식 관광차를 타고 서울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아이들 집에 간다고 마중을 나오면,

준서할미 손에 든 짐을 다 받아서 들더라구요.

그러면서 한 해 한 해 더 엄마를(아빠를) 챙기게 되었습니다.

딸들이라서 즈그들이 보기에 엄마가 예전 같지 않아 보이고, 그래서 챙기는 것이지 싶은데,

당연하다 싶은 것이 아니고, 딸들이어서 즈그도 진심이고, 친정엄마라서 준서할미도 진심이 되는 그런 관계가 좋습니다.

내 자식이라도 고마웁지요.

세상이 변해서 요즘에는 아들이라고 딸들보다 다르지도 않는 세월 덕이기도 합니다.


준서할미가 커피에 대해서 얼마나 안다고 커피이야기라 소 제목을 붙였겠습니까?

이 소제목이 붙은 이야기는 딸과 엄마란 주제인데, 살짝 비켜서 커피 이야기로 소 제목을 붙인 것이지요.

딸 자랑이 아니고, 세월따라 변해 가는 모녀간의- 이 세상의 딸들과 엄마들의 이야기가 다 이럴 것이다 싶은 그런 맘의 그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