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준서와 서울역까지 기차여행을 하기로 된 날입니다.
옥상 식구들 하루만 물을 주지 않으면 잎사귀 새들새들 해 지는 고춧포기 심긴 화분하며 나무들의 잎사귀도 시들시들 해 지기에
새벽 4시에 핸드폰을 들고 옥상으로 올라 갔습니다.
04시 30분이면 울리는 알람 소리에 준서외할아버지도, 준서도 잠이 깰까 싶어서였습니다.
깜깜 할 줄 알고 올라 갔더니 음력 열여드레 달빛으로 옥상은 은은 했고, 약간의 바람으로 열기가 한 풀 꺾여서,
그 분위기에 몸을 담아서 물 줄주면서 기분이 여유로웠습니다.
하루 중 신새벽에 받은 보너스 같은 하루를 여는 기분 좋았지요.
신새벽
첫새벽(날이 막 새기 시작하는 이른 새벽)
문장 중간에 달지 않고, 각주란 기능으로 달면 되는데, 바로 읽으면서 볼려고 중간에 넣었습니다.
신새벽이란 말은 우리가 흔하게 사용하는 단어인데 느낌으로는 알지만, 정확한 뜻은 어림짐작이라서요.
준서에미가 준서를 데려다 주고 1박을 하면서 갈 때, 여행가방이 너무 무겁고 꽉 찬다 싶으면 엄마 배낭 놓고, 갈 것이니
배낭에 나누서 담고, 할머니 허리 아프신데 가방 들게 하시지 말아라 하고 갔는데,
중간 중간 배낭이라도 달라, 여행가방 할머니가 밀겠다 자꾸 했더니, 엄마가 할머니 허리 아프시다고 했다면서
기여이 열차 타기 직전까지 준서가 책임 졌고, 열차 탈때는 무리라고 올리기만 하겠다 하고 타고 내릴 때만 준서할미가
여행가방만 들어 주었습니다.
아기 준서는 그정도로 자랐습니다.
같이 어디를 나가도 문을 나설 때, 들어 설 때 준서할미는 어린 준서만 생각하고 늘 앞 세웠던 것이 있어
매번 먼저 준서을 앞 세우는 몸짓을, 준서는 늘 할머니 먼저 라는 몸짓을 했습니다.
아~하 어른이라고 먼저 가시라는 대접이구나..... 준서가 갈 때쯤 준서할미가 먼저 앞 서는데 익숙해 졌습니다.
준서가 오는 날 준서외할아버지 출타 중이셔서 할아버지께 전화 할래? 했더니,
아니예요. 목소리 먼저 듣지 않고,바로 만날 거예요 라고,
할아버지가 오시니 들어 올리듯이 안고 준서와 해후가 어찌 그리 정답던지요.
그런데 준서는 할아버지와는 밀당을 합니다.
가기 전날 가방을 챙기는 옆에서 도와 주고 싶어 해도 손도 못대게 하니 도와 주지는 못하고,
어찌 어찌 틈새에 사진을 찍으려 하면, 머리 흔들어 버리고 몸 움직여 버린 사진 지우고 7장 남긴 것을 할아버지 현관으로 나가신 틈에
사진을 준서가 지웠고
왜 넘의 핸폰에 사진 너 마음대로 지우나?
왜 넘의 사진을 마음대로 찍으셨어요? (밀당놀이처럼의 우스면서 하는 말)
준서외할아버지 빽업으로 사진 살려 내고, 준서 들여다 보면서 이것도 이것도 지우세요라
준서외할아버지 야가(준서가) 옆 모습 중에서 작은딸의 모습이 있더라 하고, 말 하는 것도 작은딸 어릴 때처럼 한다고,
했습니다.
준서는 아기적부터 늘 외할아버지와는 밀당 놀이를 했었습니다.
네살 때였지 싶은데, 그 때는 몸으로 장난을 치는 때였는데, 안방으로 뛰어 갔는데,
피해 나올 수 없게 침대 코너에 몰려서는 울면서 하는 말이, 애기한테 그러면 않되잖아라고 얼마나 크게 울던지요.
준서할미에게는 공손하고, 착착 감기던지요.
준서에미와 준서아빠가 월요일 돌아가고 토요일 준서를 데리고 길을 나섰으니 그 몇일은 손안에 쥔 모래처럼 금방 흘러 내렸습니다.
서울역에 내려서 마중 나온 준서아빠와 준서와 헤어지고,
솔이들할머니께 전화를 했었고, 출구 쪽 의자에서 기다리셨던 솔이들할머니와 아롱마님을 만났습니다.
아롱마님께서는 병원으로 가셨는데, 예상 했던 시간보다 일찍 끝나서 혼자서 오래 기다리셨더라구요.
솔이들할머니와는 오랜 친구 같은 사이니 그 반가움은 말 할 것도 없고,
아롱마님은 블로그 상에서 왕래가 있은지 8년만인데, 아롱마님께서 덥석 손부터 잡으시면서 서로가 안고 반가워 해도
하나 어색하지 않고, 첫 만남이라도 그리도 반가웠습니다.
아롱마님께서 점심도, 된장녀란 말을 만들어 낸 그 본거지 커피도 사 주시고, 오시면서 미리 롤케익을 선물로 준비해 오셨고,
솔이들 할머니 헤어질 시간이 다 되었을 때 화장실 가듯 슬며시 나가셔서 커피 마실 때 자시라면서 생과자 사 주신것도,
맘에 그득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준서할미는 아주 반가운 사이에 돈을 쓰게 만들었다는 것을 말하는 인사가 싫은 사람입니다.
감사 함은 짐작으로 넣었다가 다음 기회에 또 내가 대접하지로.... 입니다.
점심을 서울역 푸드 코너에서 먹고,
된장녀란 말을 만든 커피 집으로 옮겨서 커피를 마시고, 참 오래 담소를 하면서 시간이 흘러 갔으니,
커피 값은 장소 값이고, 커피는 덤인 듯 그렇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을에 부산에서 역시 블로그 벗님이신 봉선화님을 만나기로 했었기에 가을에는 봉선화님, 아롱마님, 솔이들 할머니, 준서할미
네 사람이 만날 것입니다.
아롱마님은 준서할미와 솔이들할머니 보다는 한 참 나이가 낮으십니다.
서울역에서 처음 만나서 손 잡고 안고 그러면서 다정한 아롱마님께서 잡으신 손 잡고 푸드코너를 찾아 가는데,
둘이서 그러는 것이 좋아서 솔이들 할머니께서 저 봐라 아롱마님 젊다고 아롱마님 손 잡고 나는 나는 뒷전이다 하는 농담에,
그러면요. 젊은 사람을 쳐 주는 세상인데..... 라 농담을 하면서 세 사람은 마치 자매들처럼 다정 했습니다.
솔이들할머니와 아롱마님은 일년에 몇번 만나시는 사이 이십니다.
살아가는 가치 척도가 공감이 가는 사이이고, 진실되면 블로그로 상에서 래왕만 해도 서로에게 정이 쌓입니다.
새벽부터 받은 달빛이 주는 그 은은했던 보너스는 블로그 벗님들과 만나서 공감하면서 같은 가치관을 가진 대화를 나누면서
또 다른 보너스를 받았습니다.
아참 준서는 손안의 모래처럼 빠져 즈그 아버지가 데려 갔지만,
이쁜 모습으로 너가 셀카를 찍어서 할아버지께 카톡으로 보내 드릴래? 했더니 그러겠다고 대답 했습니다.
할머니가 하는 말은 준서는 무조건으로 들어 줍니다.
그런 손녀는 보너스가 아니고 자체적으로 보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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