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處暑)
- 24절기 중 열네 번째 절기,
- 늦여름 더위가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여 처서라 불렀다 한다.
-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 풀이 자라지 않기 때문에 산소의 풀을 깍아 벌초를 한다는 유래도 있다.
사람의 맘이건,
돈이건 간에 밑천이 짧은 것은 길게 가지를 못한다.
처서를 지난 더위는 밑천이 짧아서,
낮에는 내리 쬐는 햇빛에 쨍백이 벗겨 질듯이 뜨겁지만,
그래 보았자, 밤 공기 서늘 해지고 이른 새벽이면 옆에 두고 잔 얇은 이불이라도 당겨 덮어야 하고,
아직도 열대야라서 밤에 에어컨을 켜고 잠을 자지만, 어느 날 뚝 더위는 약해지고 서늘해 질터이니,
우리 지방에도 8월 20일이 넘어서면 김장 배추 모종을 하던데, 올 해는 긴 가뭄에 또 폭염에 배추 모종을 하지 못한다고,
예전에는 90일배추가 김장배추 꺼리로 좋다고 했는데, 요즈음은 농사 기술 좋고, 비료 좋고 해서 60일 배추만 되어도 되지만,
그래도 9월 초순에는 모종을 심어야 하는데,
심는 것이야 언제고 시장에 가면 모종 팔고, 파는 모종으로 심지만 한창 자랄 때는 따뜻해야 하는데,
처서 지난 늦 더위는 밑천이 짧아서 언제 서늘해 질런지 모른다.
준서할미가 경기도 광주에 1년여 가 있는 동안 배추 모종을 심어 놓고, 추석에 집에 왔다 가니 태풍이 지나간 다음이라
여린 배추가 눕고 꺾이고 이래서 김장배추로 자라기나 할런지? 꼬라지가 형편 없었다.
이웃의 동네 아저씨 우리가 김장배추 밭에서 어른거리면 나오셨는데, 우리는 그 김장배추 밭에서 정리를 하는데 오셨다.
배추 모종 새로 할까요?
손으로 꼽으시더니 그러면 늦다시면서, 이래도 이것을 키우는 것이 낫다라 하셨다.
농사를 지어 본 적도 없고, 시키는대로 했는데, 그 배추가 자라서 두쪽을 내면 적당한 배추로 자라 주었다.
양이 모자라서 김장 때는 농협에 가서 김장배추 따로 들여서 김장을 했었지만,
씨앗을 흙에 넣고,
쪽파를 심어 놓고,
새싹이 올라 오는데, 몇일 걸리고, 떡잎에서 본잎이 나고, 뾰쪽하게 쪽파 잎이 올라 오거나, 모종한 것이 자라거나,
살음이란 기간이 있어 살음을 하고 나면 물과 햇빛과 바람이 적당하면 쑥쑥 자란다.
가을은 그 햇빛이 일주일만 늦어도 지장이 있는 것이다.
지난 20일 준서를 데려다 줄 일이 잡혀 있었고,
열흘 전쯤 상추 모종을 하고, 쪽파 구근을 심고, 나물거리 열무씨앗도 넣으려고 빈 화분들 엎어서 흙을 장만해서 두었던 것에
18일 쪽파 구근을 심었다.
어리대다가 적기를 노칠까 싶어서.
작년 전국적으로 메주를 쑤는 대두콩이 풍작이었다.
친구가 5되만 메주를 쑤자는 것을 올 해 풍작인데, 내년이라고 풍작이 되겠나?
일단 한 말을 쑤자고 해서 한말 콩으로 메주를 쑤고 그 메주로 장을 담았다.
3년쯤 먹자면서.
작년에 기장 대변항으로 멸치 젓갈 담으러 갔더니 가던 중 멸치 값이 제일 헐 했다.
2통 부탁하는 사람들 것은 담고, 우리것은 한 통만 담아 왔는데, 올 해는 적게 잡혀서 한 통에 7만원이면,
통값, 택배비 만원 추가하면 8만원이 되니 내년에 담아라는 현지 사장님 이야기에 담지 못했다.
올 해를 보고, 내년을 기약하지 못하는 자연 속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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