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장 날이였습니다.
작년 추석무렵부터 쇠고기 값도 올랐고, 이웃 친구가 아기들 줄려고 사는 안심고기도 미리 주문을 하지 않으면
늘 가는 단위농협 마트 육숫간에서 살 수 없어서 집으로 오는 재래시장 육숫간을 몇곳을 거쳐야 살 수 있다 했습니다.
1근이나 반근을 사면서 미리 주문을 해 둘 수도 없다 했습니다.
지난 추석에 미리 주문을 해 두었더니 아주 좋은 고기를 사 올 수 있었습니다.
어제는 요일장을 가면서 육숫간으로 갔더니 올 해는 설명절에 팔 고기를 넉넉하게 준비 되어 있다면서, 설 명절 직전에 와도
된다면서 준비 해 두겠다고 했습니다.
명절에는 물량을 많이 취급하기에 평소 단골이 고급육을 주문 하면 정말로 좋은 쇠고기로 준비 해 줍니다.
쇠고기가 가격이 오르니, 고급육은 달리고, 그 밖의 고기가 남으니 소를 잡기도 하고, 축협 쇠고기를 받아서 팔기도 해서
그랬다고 했습니다.
만추의 가야산에서
요일장 인도에 장사를 해도 장꾼들에게 다 자기 자리가 있습니다.
도로에 차를 세워 놓고 인도에 물건을 파는 상인들은 자리를 제법 넓게 잡고 과일 같은 것도 소쿠리에 담아 내어 놓기도 하지만,
상자로도 팝니다.
마주 보면서 건물 가게 앞에서 출입문을 피해서 자경농이 조금씩 가져 온 채소와 잡곡을 파는 분들은 장소를 소잡게 잡고 앉습니다.
요일장의 특성은 평소 동네 재래시장보다, 마트보다 조금이라도 과일박스 같은 것이 가격이 싸야 하고, 소쿠리 과일은 한개라도
더 많아야 합니다. 그래야 많은 양을 팔 수 있습니다.
채소도 차를 몰고 팔러 오시는 분들은 농산물공판장에서 시설채소를 도매가로 사 와서 팝니다.
소방도로가 제일 붐비는데, 어물전이고, 채소전이고 규모가 큽니다.
어물전에는 5~6명이 아파트 담벼락 밑을 등지고 두 사람이 생선을 손질하고, 앞에서 두 사람이 생선을 손님에게 팔고,
한 사람은 팔린 생선에 다시 생선을 진열하고, 그렇게 파는 것이 밖에서 팔린 생선 손질하라고 생선은 안으로 던지고,
안에서는 손질해서 비닐 봉지에 넣은 생선이 또 밖으로 던지면 손으로 받고......
그에 비하면 자경농들이 팔러 오는 채소와 잡곡은 파는 자리도 작고, 파는 양도 작지만, 그 앞은 또 사람이 복작이면서 삽니다.
몫이 좋은 곳의 이야기 입니다. 양지의 이야기 입니다.
소방도로가 주 상가인 셈이고, 큰도로를 낀 인도가 그 다음 상가인 셈인데, 한번씩 팔 것이 있어 오는 자경농들이 앉을 자리가 없으니,
8차로 도로를 건너서 아파트 후문 쪽의 도로변에 앉습니다.
그 쪽도 몫이 좋은 곳은 차에 물건을 시장에서 많이 싣고 오는 고구마, 마늘 등등으로 계절 따라 물건이 바뀌는 분들이
앉으니 한 번씩 나오는 자경농들은 더 몫이 좋지 않고, 이 겨울에는 햇빛도 못보는 차도에 차를 세우고 인도에 물건을
놓고 팔 수 밖에 없습니다.
만추의 우리집 해국
농협마트에 들렸다 마트에 들려서 나물밥을 할려고 콩나물 대신 숙주나물, 한 뼘 길이의 솎음 채소, 봄동 두포기를 넣어 놓은 것을
샀습니다. 봄동은 요일장에 팔기는 해도 손질을 덜 해서 집에 오면 나가는 것이 많고, 한소쿠리 사면 양도 많고,
손질 해 넣어 둔 채소는 양도 적당해서 또 이 한 겨울에는 월요장과 동네 재래시장과 마트가 채소로 경쟁이 됩니다.
요일장을 들려서 그냥 지나 오다 집으로 오는 길에 큰길을 건너서 아파트 후문쪽으로 오니
자경농들이 사과를 가지고 대여섯군데 앉아 있었습니다.
대몫 장을 보러 나오신거지요.
설명절 대목장이라 차례상에 놓은 과일이 주로 나가고 색이 곱게난 깨물면 아삭아삭하고 맛날 산사과로 예전 부르던
크기의 사과를 프라스틱 작업 박스채로 내어 놓기도 하고, 10Kg들이 박스에 넣어서 차에 가득 실어 놓고 팔기도 했습니다.
그 중 색 맛나 보이는 20Kg 한 박스를 사서 친구와 나누고, 사과 말랭이를 만들까 하고 만원 한 봉지를 더 사 왔습니다.
청과물 공판장에 상품으로 10Kg 한 박스를 사 온 것은 아이들이 오면 먹다가 남은 것은 아이들 나누어서 보내고,
우리가 먹으려고, 더 사온 것입니다.
아직은 난방하지 않는 방에 비닐에 사과를 넣고, 박스에 넣어서 두었습니다.
사과는 아삭한 맛이 오래 갈려면 비닐에 넣어서 야채실에 두고 먹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사과를 파는 곳에는 주인장이 보이지 않아 사과 파는 분은요? 했더니 내가 사과도 팔아요라고 옆에서 악세사리를 팔던
환갑 전후의 아주머니가 나섰습니다.
사과를 담고 있으면서 우리 아저씨는 추워서 어디 술 한잔 하러 갔고..... 날씨가 추우니 술이라도 한 잔을 해야지....
아주 후하게 말하면서 사과를 담고 있어서 좀 의아했는데, 다 담을 때 쯤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아저씨 한분이
약간 혀 꼬부라진 말을 하면서 오셨고, 아주머니는 돈 받으소.... 추운데 수고 했네라 하긴 해도, 부부간 같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추운 날씨에 아파트 후문쪽 음지에서 그것도 요일장의 주 도로에서 앉지 못했으니 잘 팔리지 않으니 팔리지 않을 때,
춥고 배 고파서, 술 한잔을 하러 가셨고, 물건의 때깔이 좋으니 우리들처럼 사는 사람도 있기는 했는데, 단감도, 소쿠리 과일도 있었는데,
과연 팔리는 돈이나 다 챙길 수 있을까?
옆에 악세사리 파는 아지매가 아내가 아니였으니, 술 한잔 하고 혀 꼬부라진 말을 해도 이렇게 추우니 술이라도 한 잔 해야지....
했지, 자기 아내라면 장사하러 와서 혀 꼬부라진 말을 할 정도로 술을 자셨다면 이해 하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싶어졌습니다.
양지 중 양지에서 등 따숩고, 배 부른 사람들도 많은데, 설명절을 앞 두고, 그나마 어떻게 하든 차례상 차리고,
객지에 나갔던 자식들 오고, 세배하는 손주들 세뱃돈 주면서 지내는 것은 그나마 양지 입니다.
음지도 참 많은 세상입니다.
준서 할미는 동네 근처의 재래시장도 가고, 도소매 시장도 가고, 시외곽지의 농산물공판장으로도 갑니다.
마트에서 공산품을 사고, 식재료도 살 때도 있지만, 재래시장을 이용하니, 재래시장을 구경하게도 되고,
그 속에서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림처럼 보입니다.
아가씨 적에는 부산에서 살았는데, 직장을 마치고, 퇴근길에는 친구들과 시내에서 약속이 잡혔는데,
걸어서 오면서 보수동 헌 책방 골목을 지나서 국제시장을 지나서 약속 장소로 갑니다.
국제시장은 도소매 시장이라 골목골목이 붑비는 곳입니다.
또 맘이 복잡할 때는 자갈치 시장쪽으로 한바퀴 돌았습니다.
겨울 아주 추운 때는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 나와서는 18번 완당집으로 가서 완당을 끓이는 동안 즉석에서 말아 주는
김밥을 먹다가 완당을 먹고 나면 속이 뜨뜻해 졌지요.
준서할미의 재래시장 이용하는 맘은 그러고보니 태생이 있는 것이였네요.
그 보다 먼저는 시골 등교길 시오리 길을 걸어서 다니고, 소풀 뜯기러 들로 나가고, 입춘에 들나물 캐러 논둑 밭둑으로
동무들과 함께 나갔던 것이 태생인 것이기도 하겠다 싶습니다.
설명절 하루 만이라도 햇빛이 골목 골목 찾아 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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