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기대감이 있으면 움직인다. - 다육이 -

이쁜준서 2014. 9. 11. 06:12

 

 

 

 

어둠 속에서 어디선가 날이 밝아 오는 꼬투리는 벌어 졌겠지만,

오전 5시는 어두웠습니다.

어쩌다 여행을 갈 일이 있어 아직 날은 어두운데, 전철이나 버스 첫 차를 타 보면,

새벽 밥 해 먹고 주로 노동일 하러 가시는 분들이 타고 계십니다.

그러니 실제는  새벽은 어둡지만, 하루의 시작은 아침이 아닌 새벽인 것입니다.

새벽에는 새로운 날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어둠 속에서 밝음의 꼬투리가 벌어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준서할미는 늘 오전 5시에 일어 나기에, 그 이른 시간에 하루 아침을 열 준비를 하는 옥상 정원의 식물들과 인사 나누러

올라 갈 때가 가지 않을 때보다 더 많습니다.

 

오늘도 올라 갔더니 떨기나무 가지들이 춤을 춥니다.

바람이 스산하게 느껴 지는 것을 보니, 하마 완연한 가을 속으로 들어 왔나 봅니다.

다시 내려와 긴팔 남방을 입었습니다.

 

솜이 들어 있는 면 매트를 세탁해서 널어 놓으면 낮시간 따거울 정도의 햇빛과 살랑이는 바람에 아주 잘 마릅니다.

이불류 세탁해서 널었다가 걷을 때 손에 닿는 그 뽀송뽀송한 느낌은 아주 기분 좋게 합니다.

 

다육이!

건조한 가을 날 따근따근한 햇빛을 받게 두면 아주 곱게 색을 입습니다.

그런데 낙엽이 옥상 바닥에 바람 타고 쏠려 다니고, 아침 저녁은 옷깃을 여미다가 어느 날 떨하게 찬바람이 불고,

일기 예보에 영하로 내려 가겠다는 예보가 나오면 그 날로 실내로 들여야 합니다.

하루라도 햇빛을 더 받게 할려고,  춥다 싶어도 영하로 내려 간다는 예보가 나오기 전에는 실내로 들이지 않아 집니다.

옥상으로 올리고, 또 다시 실내로 들이고, 힘든 일인데,

실내에 들여 놓으면 그 곱게 옷을 입었던 색은 일주일 정도만 있으면 다시 초록의 색으로 돌아 갑니다.

 

그 각각의 생김의 개성처럼, 색 옷도 개성스럽게 입어 놓고는, 그 색 옷 퇴색 되어 초록 옷 다시 입는 것이 겨우 일주일 정도라

올  가을은 힘들게 옥상으로 올리지 않으려 했었는데,

또 사람 맘이 간사한 것이라 기대감에, 미련을 버리지 못해,

작년에 차지 할 수 있었던 자리는 다른 식물 친구들이 봄부터 지금까지 제자리라 하니,

옥탑 귀퉁이가 다육이들 자리가 되었습니다.(현관 앞에 두고 다 올리지는 못했어도)

 

희망이, 기대감, 호기심이 있으면 사람은 움직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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