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풀도 귀하지....

이쁜준서 2014. 8. 9. 21:57

 

 

친구가 오랫만에 텃밭에 홍고추를 따러 갔더니, 긴 가뭄에 고추는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익어서

온 밭이 붉은 듯 했고, 가지는 방망이처럼 자랐고, 한참 커게 자라야 할 박은 장난감 같고,

수세미 줄을 올려 주었었는데, 다시 떨어져 흙 바닥을 기고 있어

그동안 두번의 태풍으로 온 비에 열린 열매는 썩어서 버리고 이제는 수세미 줄을 올릴 수도 없었고,

토마토와 방울토마토는 완전히 익어서 그 중에서 가려서 따 온 것을 씻어서 가져 왔지만,

다 잘 씻어야 할 것이라면서 가져다 준 것입니다.

토마토와 방울토마토가 저렇게 익고, 빗물에 터진 것도 있어도

단단 합니다.

갈아서 끓여서 두었다 먹어야 겠습니다.

 

가지를 껍질 벗겨서 가지 나물을 하고,

박나물도 하면 맛난 밥상이 될것입니다.

 

 

열매 채소들을 수확하고 나니,

수북수북 자란 풀 밑으로 비단풀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고,

쇠비름도 풀들 속에서 연하고 키 커게 자라고 있어,

풀까지 뽑아 낼 시간이 없어서

예전 같으면 같은 풀 취급을 했을 비단풀과 쇠비름을 뽑아 왔다고 했습니다.

키 커고 연한 한련초도 제법 있더라 했지요.

 

너무 긴 가뭄에  들깨씨, 자소엽씨 뿌려 두었던 것은

듬성듬성 나 억지로 자라다 두번 온 비에 제법 자라 있더라 하고,

홍고추 따고, 열매 채소 먹을만한 것만 가려서 따면서도,

 

비단풀, 쇠비름을 귀하게 여겨 뽑아 온 모양입니다.

실제 도시에서는 그 흔하다는 쇠비름도

깨끗한 땅에서 뜯어 올 곳이 쉽지 않습니다.

 

 

준서할미 초등학생일 때 쇠풀하러 다니던 시절에도

쇠죽 끓이는데 넣어 줄려고

소가 먹는 풀은 귀한 취급을 하긴 했었는데,

도시에 살면서 사람이 약으로 쓸려고 풀이 귀한 취급을 받습니다.

 

두 번의 태풍은 우리 지방에 피해는 없었고,

비구름을 몰고 와 산의 나무들도 들의 풀들도,

논의 벼나 밭 작물을 완전한 해갈을 시켜 준 고마운 비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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