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취미를 물으면 [무 취미인 사람들이 독서라고 대답 했던 시절]도 있었다.

이쁜준서 2014. 6. 29. 10:15

 

우리 윗 세대 지금은 팔순에 가깝고 팔순에서 몇살을 더 하신,

우리 세대 부모님 세대의 막내둥이들께서는 해방이 되고, 영어권 나라들의 선교사가 들어 오고,

그 시절 교회는 요즈음처럼 그렇게 건물 외부고 내부가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선교 자금으로 교회가 세워지고, 6.25 전쟁이 끝나고 50년대에 고등학생이고 대학생이였던 분들은

외출을 나가면서 책 한권을 들고 나가셨다.

 

 

씨를 뿌린 자소엽의 6월 15일 모습

 

그 시절 빽이라는 여자들이 들고 다니는 가방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어서,

교회를 가도 성경 찬송 책을 그냥 들고 나갔고,

아가씨들이나 주부들도 통치마 저고리 한복을 입고 다녔던 시절도 있다.

그런 시절 외출할 때 책 한권을 들고 나서면 작은 정말 작은 다림질한 손수건이 책장 바로 안쪽에 접어 넣었고,

돈이랄 것도 없었던 시절, 지전도 책 속에 끼어 넣고, 어디서 앉아 있을 사금파리 같은 시간만 있어도 들고 나갔던 책을 읽었다.

그래도 그 시절 양산은 있어서, 비록 통치마 한복이었지만, 책 한권 들고, 파라솔 받고 나서는

아가씨들의 모습은 어린 가시나가 보기에는 작은 바람이라도 살랑이면 폭염 속이라도 시원하게 보였었지.

 

그 시절에 낯선 남녀가 만나면

취미가 무엇이세요? 라하면,

대다수가 취미라고 딱 내 세울만큼 여유 작작한 세월이 아니어서,

독서입니다라 말 했기도 했었다.

 

준서할미 7살 때,

크리스마스 때,선물로 받은 책이 재크와 콩나무란 동화책이였다.

글 내용보다 그림이 더 신기했었고, 아마도 책이 낡아서 낱장으로 몇장 떨어져서도 읽었지 싶다.

 

시골로 전학을 간 4학년부터 방학이면 부산으로 와 큰집에 있으면서 한 살 위인 사촌 언니와 책을 빌려서 읽었다.

초등학교는 면단  위 시골이었지만, 중학교는 군 단위 중학교를 외갓집에서 다녔고,

그 때 외사촌 오빠는 고등학생이어서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왔고,

오빠가 반납 하기 전에, 오빠가 잠든 틈에 읽어야 해서 외할머니께 잠 안자고 책 읽는다고 꾸지람도 많이도 들었다.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면서는 학교 앞 책 대여점을 이용 했고, 등교 하면서  빌린 책을 하교시에 돌려 주면

다시 빌린 책을 그 다음 날 하교 때까지 반납하면 되는 것이기에,

공부 시간에도 살금살금  책을 읽었고, 선생님께서 봐 주시다 못해 꾸지람을 듣기도 했지만,

전교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는 학생이라고 많이들 보아 주셨다.

 

결혼 하기까지 참 책을 많이 읽었다.

이렇게 블로그 포스팅에 책을 많이 읽었다 말 해도 부끄럽지 않을만큼 많이 읽었다.

지금에 생각하면 강물이 흘러 가듯이 책의 내용들도, 책 제목도 또렷이 남아 있는 것은 없고,

흘러간 강물 같아 졌다.

 

그러나 그렇게 읽었던 책은 내 머리 속에 아직도 사고의 틀이 남아 있는 듯은 하다.

사람으로서 해서는 않되는 일들도, 자식을 키우는 것에서의 생각들에도 영향을 주었지 싶고,

지금도 사물을 이치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도 있다.

 

 

 

 

 

6월 28일의 모습

심겨진 그릇을 넘쳐 납니다.

이 자소엽들도 이렇게 자라는데 이 식물도 한껏 노력을 한다.

흙은 겨우 뿌리를 덮었을 정도로 얕으고,

너무 밀식이라 튼튼하지 못하고 연해서,

언제부터 물을 주면 갈라지면서 눕게 되고,

또 다시 이렇게 일어나게 되고,

 

그래서 준서할미는 일 몰 후에도 물을 주고,

아침 일찍도 물을 주고,

물을 줄 때는 서너 번을 나누어서 주고 있다.

 

식물을 키우면서 늘 배우게 된다.

 

 

 

 

 

 

 

 

 

준서는 4살까지 단계적으로 책을 준서에미가 사 보내 주었고,

준서가 할머니와 함께 책 보기를 즐겨 해서, 설겆이를 하고 나오면 책 볼 것을 가득 뽑아 놓고 기다렸고,

직장인 젊은 에미가 키우는 것 보다 더 많이 책을 같이 보았다.

 

준서에미가 데려 가서도, 7살까지 3년간은 책 한질을 잠 자는 방에 두고 늘 책 5~6권을 같이 보고 잠을 잤다.

준서도 바쁘고, 준서에미도 바뻐서 숙제도 하지 않고, 학교를 다니던 준서가,

3학년 2학기부터는 숙제를 제 스스로 한다고 한다.

준서에미 말로는 체력이 늘어 나서 숙제를 하는 것 같다고 한다.

 

지금이사 4학년이지만, 5학년이 되고, 6학년이 되면서 공부가 남보다 훨씬 잘하고 싶어 지면 할 것이고,

그 시기가 초등학생 때에 오지 않기를 바란다.

공부에 잘 하고 싶어 지면 다른 것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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