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친구- 승훈이 외할머니네는,
승훈이 아빠가 외국에 나가 근무를 하고, 승훈이 에미 혼수 짐을 꾸려서 그 나라로 갔었는데,
그 나라에서, 승훈이를 임신하고 기후도 먹거리도 도저히 맞질 않아서 친정집으로 나와서 승훈이를 낳아
3월달에 첫 돐을 지났습니다.
아기를 데리고 시외버스를 타고 보낼 수도 없고,
시아버지 제사 때, 추석, 설 명절, 시어머니 생신에 승훈이를 승용차로 사돈 댁에 데려다 줍니다.
시어머님 생신이 11월에 있어 외국에 있는 형제들도 국내에 있는 형제들도 다 모여서
제주도로 갔었는데, 그 행사가 끝나고 승훈이가 감기에 걸려 고열로 한 참을 고생을 했었습니다.
설명절에 날씨는 폭한이었어도, 그래도 승훈이를 친가에 데려다 주었습니다.
또 다시 데리러 갑니다.
결혼 후 외국으로 짐 싸서 가기 전 승훈이 에미가 친정에 있을 때는 시외버스를 타고 자주 자주 시댁으로 갔었습니다.
시골 살림에,
시아버지가 일찍 돌아 가시고, 시어머니 한분이 아들 셋 키우고 공부시키고, 딸 둘도 결혼시키고,
그런 세월을 살았고, 이젠 혼자 계시는데, 친정에서는 주방 생활도구 자잘 한 것부터 없는 것 없게 갖추고
지냈는데, 막상 시어머니 한테 가면 주방도구들이 없는 것이 많았다 합니다.
승훈이를 임신하기 전 혼자 시외버스를 타고 가던 때, 생할 도구를 사서는 들고 갔었고,
승훈이를 낳고 외국의 승훈이 아빠가 나와서 시어머니께 갈 때에도, 친정 아버지 어머니가 데려다 주시는
때도 생활에 필요한 살림 살이를 사 모았다 가지고 갑니다.
승훈이가 태중에 있을 때,
시댁에 갔더니 동네 사람들과 관광차 타고 등산이라고 어느 산에 갔다 오셨다면서
사진이 있어 보았는데, 자기 시어머니만 평상복에 운동화이더라면서, 실은 산을 등산하시지도 못하시는 몸 상태인데도,
다음번 갈 때는 등산복과 등산화를 사 두었다 갔다 드렸지요.
친정엄마가 옷을 사 오면 시어머니가 입으실 만한 것은 사 모았다 갈 때 가져다 드리지요.
작년에 시어머님 생신에 갔더니, 먼저 결혼해서 아이 둘을 데리고 장사를 하는 동서는 못 오고,
시동생만 왔는데, 시어머님께서 팔도 아프시고, 다리도 아프셔서 작은 텃밭 하시는 것도,
전동차를 타고 다니실 정도이니, 세제등등의 생필품을 읍내에 나갈 때는 버스를 타고 나가시고,
전동차를 타고 가시는 것은 아니라서 시동생이 오면 승용차로 같이 읍내로 나가 사 드린다 했습니다.
같이 읍내로 나가 사 온 것이 주방세제 작은 병 하나, 또 다른 것 작은 병으로 하나만 사 오셨더랍니다.
시동생이 가고 왜 사오지 않으셨느냐고 여쭤보니,
지 카드로 사는데, 나중에 지 댁에게 카드 많이 썼다고 잔소리 들을까 싶어 없다 하지 않았다 하시더라면서
즈그들이 사는 친정집으로 돌아 와서는 떨어질 걱정 없이 쓰시라고, 액체 세제, 주방세제, 샴푸, 린스, 등등을
큰 사이즈로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택배로 보내드렸지요.
승훈이 에미는 아가씨 적에도 무던 했습니다.
퇴근이 일찍이었고, 퇴근해 돌아 왔을 때, 엄마 동네 친구분들이 있으면 손 씻고 주방으로 들어가
냉장고에 과일이라도 있으면, 과일 담아 내어 오고, 아니면 물어서 차 한잔을 내어 왔었지요.
준서할미가 참 이뻐 했는데, 결혼 하고, 승훈이 태중에 키우고, 낳아서 키우고 하면서
더 그 맘의 폭이 넓어져 갑니다.
승훈이가 청소년기를 지나 대학생 쯤 되면 승훈이 에미는 오래 묵은 장맛처럼 내면이 깊은 사람이 되어 있을 겁니다.
며느리가 그렇게 이쁘고, 곰살 맞게 하니,
며느리가 친정에서 있고, 손주 사돈이 밑에서 컨다고, 그 지방에서 나는 밤, 감은 제철에 사서 택배로 보내시고,
고사리도 꺾어 두었다. 감자, 고구마 농사는 지어서, 작년에는 고구마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일반적으로 사돈댁에 보낼 정도의 품질이 못되어도, 그것도 반 상자 정도인것을 승훈이 데려다 주러 가니
이것 저것 챙겨서 주어 받아 왔다 했지요.
정말로 엄지손가락 정도 굵기의 고구마도 있었습니다.
승훈이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승훈이 에미도,
승훈이 친할머니도,
하도 번듯 한 것만 찾는 세상이다보니 세상 잣대로 보면 잘난 사람들이 아니어도,
격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남들과 정 나누면서,
이렇게 격이 있게 사는 사람들이 많을 때,
우리 나라의 기초가 튼튼해 질 겁니다.
선한 맘으로 살아 가는 사람들이 많을 때 우리나라 기초가 튼튼해 질 겁니다.
승훈이는 아주 잘 자라서 나라의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 자랄 것입니다.
준서할미는 낳아서 한달이 되기 전부터 보아 왔던 승훈이에게도 도치 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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