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기름에 들기름 향이라도 섞이면 참기름 맛 없어 진다고,
준서할미가 가는 기름 방앗간에서는 어느 날이라고 정기적인 것은 아니고, 들기름 짤 들깨를 받아 두었다.
한번씩 들기름을 짜고 기계 청소하고 다시 참기름을 짭니다.
들깨나 참깨를 연기가 약간 피어오르고 탄 듯하게 볶지만, 기름을 짜 놓으면 기름색이 시판 되는 것보다 연하게 나오게
뽁아 기름을 짜 주기에 들기름도 맑고, 맛나고, 참기름 색도 깨끗하고, 고소해서 한 자리에서 15년 정도 임차를 해서
참기름, 고춧가루, 미수가루등의 방앗간을 해서 작년에 그 집을 통채로 샀습니다.
들깨는 미리 갖다 주었고,
전화가 왔습니다. 들기름 지금 짤 것이라고 빨리 오라고.
시간이 맞지 않아 가지 않아도 짜 놓지만, 자기 기름 씻기 전 와서 자기 들깨로 짜는 것을 확인해서 가져 가라는 배려 이지요.
버려진 선인장을 주어다 몇년 길렀고
3년째 꽃을 피운다. 한쪽으로 비딱하게 커 가던 몸도 이젠 반듯해졌다.
생명은 버려서도 않되고, 버릴 수도 없는 것이다.
갔더니 3사람이 기다리고 있었고, 준서할미네 들깨 자루를 씻으려고 들고 나오는 중이였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만난, 쉰아홉이고, 아들셋을 두었고, 큰 아들이 설흔여들인데, 아직 결혼한 자식은 없다는 사람의
신혼 때 한 집에 7가구가 살고 있는 동서도 방한칸 얻어 사는 집에서 한방에 두 부부가 첫돐이 갓 지난 아기와 함께
4개월간 살았던 이야기를 했습니다.
건축현장 인부여서 1976년 그 시절에는 도시락을 가지고 가야 했는데, 새벽 4시 반이면 동서가 발로 툭툭 차면
일어나 수도가 얼어서 수도부터 녹이고, 밥을 해서 도시락 2개 퍼고, 시숙과 남편 아침상 차려 드리고,
밤 12시면 불 끄고 온 식구가 자던 중인데, 동서가 또 발로 툭툭 차면 일어나 연탄불 갈아 넣고,
구구절절한 동서 시집살이 이야기가 재미가 있었지요.
쌀도 동서가 떠 놓은 것으로만 밥을 해야 하니, 늘 배가 고파서 신랑밥을 펄 때는 꾹꾹 눌려서 담아 주면
신랑이 밥 남겨 주고 그 밥 내가 먹을 수 있었다고 해서 웃었지요.
위의 선인장이 작년 한 해 이렇게 많이도 자랐다.
가시가 긴것은 2Cm정도, 짧은 것도 1Cm정도
2일전 가시에 찔려서 금방 쑥뜸을 했는데도
엄지 손가락이 부어 있다.
올 해는 몸집이 저렇게 커졌으니 꽃도 더 많이 피울 듯.
4개월을 살고, 동서와 대판 싸움을 하고 죽을려고 약을 먹다 남편에게 들키고, 그러그러해서 살림을 나게 되었고,
청소 설겆이등등의 일을 닥치는대로 해서 빈손 들고 시작한 결혼 출발이어도 남보다 일찍 아파트를 분양 받았더라 했지요.
준서할미가 물었습니다.
친구가 있느냐?고
친정엄마하고 둘이서 살았었고, 결혼 후 이내 친정엄니는 돌아 가시고, 형제도 없고,
친구는 일하면서 사귀어 보았더니 돈과 연관이 되고, 이용만 당한 것이 몇번, 친구도 없다 했지요.
무늬둥글레
키 작고 넓은 도기 화분에 심어서 선물용으로 화원에서 사면
거금을 주어야 하는데, 그 생명력이 얼마나 강한지?
떼어서 시집을 보내어도 한 해가 지나면 또 이렇게 빡빡하게 새싹이 올라 온다.
준서할미가 한 말이,
사람은 살아 가면서 정이 서서이 들어야 하는 것이고, 너무 잘 해 주면서 정이 든 듯해도
그런 것은 제대로 된 정이 아니라고,
친구는 한명이라도 있어야 한다고 했지요.
저에게는 친구가 여럿이 있어도 좋은 사람들이라고 했었지요.
인연이 있어 재래시장에서라도 다시 만나면, 약속해서 야산이라도 한번 갈 생각입니다.
일 하다 놀고 있으니, 하루가 너무 지루하다 했지요.
가까운 곳에 야산이 있으니 산으로 혼자라도 다닐 수 있게 길을 터 주려고 합니다.
자기 말로 나는 나쁜 년이라 했지만, 진실된 아주 반듯한 사람 같아 보였습니다.
나쁘다는 것은 시댁 형제들에게 잘 하지 않고, 오로지 내것만 챙기고 살았다는 뜻이였지요.
시어머님이 설흔다섯에 혼자 되셔서 딸은 없고, 아들만 셋을 키운 분이신데, 몸집도 크시고, 목소리도 남자 같은 분이신데,
나는 지금까지 빨래 하나 씻어 드린 적도 없고, 우리 집에 모시고 밥 해 드린 것도 없고.....
여자들 앉으면 하는 시어머니 흉도 하지 않는 반듯한 사람이었습니다.
긴 겨울 옥상에서 혹독한 추위를 견디었지만,
꽃이 피면 이렇게 화사하고 상큼합니다.
우리는 소통이란 말을 합니다.
사람이기에 내 남편, 내 자식만 지내서는 않됩니다.
친구들이 있어, 서로가 서로를 챙겨 주는 그런 정도 있어야 그것도 세상하고 통하는 소통인 것입니다.
이 사이버 공간에서는 서로가 쓴 글을 보면서 공감이 되어 물론 제한 적이긴 하지만, 남녀노소가
글 친구가 되는 것입니다.
현실에서는 전혀 친구가 될 수 없는 사람들이 글을 보면서 생각을 나누면서 친구가 되는 것이지요.
이 사이버 공간은 세상과 소통 할 수 있고, 많은 사례들을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정월 첫째 말날 담은 장이 바람과 햇빛과 만나서 소금물에 메주덩이 넣어 두었던 것이 맛난 장으로 익어 가고 있습니다.
하마 맛은 들었고, 60일 이후에는 언제라도 장을 뜨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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