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새삼스럽게 봄이 좋아서

이쁜준서 2013. 3. 25. 11:25

 

 

 

요즘 아이들 하는 말로 표현 하자면,

완전 맑은 날은 아니고, 그래도 뿌연 하늘에 해가 보이는 그런 맑은 날이다.

초겨울에 된장독을 손을 보아서는 김으로 위를 덮고, 김 위에 소금을 얹어 놓고, 천으로 덮어 유리뚜겅을 덮어 놓았고,

고추장을 담아서 역시 그렇게 해 두었다.

고추장 항아리 유리뚜겅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을 보면 숙성 중인 모양이다.

이렇게 햇살이 좋은 날은 햇빛이 직접 닿아라고 유리뚜겅을 열어 놓고 내려 왔다.

 

 

분재 화분의 명자 꽃이 진다고 시든 줄 알았더니 잎사귀도 시들시들해서 다른 화분의 흙을 만져 보았더니

비가 왔고, 빗물 받혀진 것에 살얼음이 얼어서 물을 주어야 겠다 생각도 하지 않았더니,

화분에 물 줄 때가 넘어 겉 흙이 말라 있었다.

거름 성분이 있어 색이 거므스레해서 몰랐던 것이다.

 

봄은,

사람 정드는 것 모르게 드는 것처럼,

춥다 따뜻하다 아직도 겨울인데 싶어도 야생화 산에서 올라 오고, 도시에서 매화 산수유가 피어나고

봄의 어느 싯점은 모르는데, 봄은 이미 와 있고, 산천초목의 깨우는 계곡의 물소리가 낭낭하다.

 

준서할미 집 봄은 옥상 명자꽃이 피면서 시작 되고, 겨울 잠을 자던 초본 식물들이 꽃대를 쏘옥 올리면서

확인 해주고,

어쩌면 정월 첫 말날에 장을 담으면서 벌써 새 봄이 시작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빨래 줄에 널린 빨래 햇빛 화사하게 받으면서 살랑이는 봄바람에 춤을 추면서 이미 봄은 와 있게 되는 것이다.

옥상에 널린 빨래의 모습에도 봄 빨래가 다름을 느끼게 된다.

 

상추씨가 그 연한 새싹을 올렸다.

한달 정도 있으면 상추도 솎아 먹을 수 있고,

5월 5일이 지나고 나면 풋고추, 방울토마토 모종을 몇 포기 사서 심으면

5월이지만 그 때는 이미 우리 지방에는 가는 봄과 오는 초여름이 공존하게 된다.

 

계절 중에서 봄이 제일 좋다.

새싹이 돋아나고, 야생화 꽃대 쏘~옥 올리고, 나무 꽃들이 나무에 잎사귀도 없이 꽃 피는

계절이라서 봄이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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