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을 캐러 들로 나갔다.
작은 언덕 같은 야산 중간에 묵은 밭에 캐러 갔다.
3년 째 가는 곳이다.
가뭄이면 물을 퍼다 줄 곳도 없고, 고라니가 나오는 곳이니 이 밭만 아니고 인접 해 있는
밭 서너개가 묵밭이다.
쑥대궁이가 사람이 앉으면 사람 키보다 더 크게 말라 있는 밭은 쑥이 아직은 작아서 면장갑을 끼지 않고 하면
손가락, 손등이 가시에 실키고, 장갑을 끼면 쑥이 작아서 어둔하고,
오른손도, 왼손도 가시에 긁혀서 따금거린다.
식구가 적으니, 두번은 끓여 먹을 정도이고,
쑥이 많았다면 쑥만 캐 와서 쑥 털털이도 해 먹고, 쑥국도 끓이겠지만, 쑥이 많지 않아서
쑥도, 달랭이도 한번 겉절이 할 정도로, 냉이는 된장 한번 끓일정도로, 황시냉이는 삶아서 한번 무쳐 먹을 정도.
친구 남편이 우리들을 쑥 밭에 데려다 놓고 가셨다 전화를 걸어 우리들을 데리러 오셨다.
시장에 파는 것을 믿을 수 없어 캐러 가는 것인데,
이렇게 나갔다 오는 봄 햇빛과 바람도 좋지만,
이렇게 캐 와서 준서외할아버지 쑥국 한번이라도 끓여 주고 싶어서 갔었다.
손질을 하면서 캔 것이라, 잘 씻으면 된다.
도시에 살고 있는 준서할미는 쑥을 캐러 가자면 승용차를 타고 제법 멀리까지 간다.
그 흔하다고 하는 쑥도 오염이 덜 된 땅을 찾아 갈려면, 아는 곳으로 가야 해서,
몇년씩 농사를 짓지 않는 묵 밭으로 간다.
헛걸음 하지 않으려고.
오늘은 3년째 가는 밭으로 갔더니, 쑥대밭에서 일흔은 넘으신 분 같으신 할머니 한분이
삽으로 땅을 파고 계셨다.
뭐 하세요? 했더니, 동네 사시는 분이신데, 밭이 없어서 호박 구덩이 몇개 파서 씨 넣어 놓았다가
호박잎이라도 따 먹으려고 한다고 하셨다.
이 밭의 임자는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사람인데, 묵혀 놓았는데,
빌리려면 빌릴 수는 있는데, 가뭄이 들 때 퍼줄 물웅덩이가 없어, 농사를 지어도 참깨나 들깨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로타리치는 삯, 가 쪽으로 망치는 값을 들여서 참깨 농사를 지어 놓아도
아는 곳에 팔아야지 모르는 사람은 수입깨 섞지 않아도 섞어다고 하기에,
아는 곳에 팔 데도 그렇게 많지도 않고, 그렇다 했다.
준서할미만 해도 참깨나, 건고추는 아는 곳에 직거래로 사게 된다.
하도 속이는 세상이라 정말 국산깨인데도 서로가 아는 사이가 아니라면 믿지 못하는 것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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