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91세 구절초 꽃 같으신 박정희 할머니

이쁜준서 2013. 2. 14. 06:30

 

음력 9월에 피어 난다하여 구절초라 하지만, 음력 9월도 한달이란 기간이 있어니,

일교차가 큰 때에 피어나고, 일교차가 큰 쌀쌀한 기온이기에

꽃의 향기가 진하고 좋은 들꽃이다.

 

어제 방송에서 보았던 이야기 입니다.

올 해 91세가 되시는 박정희할머님은 다섯 남매를 키워 오시면서 6,25전쟁에 피난을 못 가고

올망졸망한 아이들을 데리고 그 전쟁 와중에 폭탄터지는 소리등등의 전쟁의 소란스런 환경에서

아이들이 겁을 먹을까 보아서, 그 전쟁의 무서운 소리에서,

우리가 피난놀이를 하고 있다고 하면서, 아이들을 달래면서 지냈다고 하셨다.

같이 나온 큰따님 그도 70고개가 얼마 남지 않은 분이셨는데, 그 당시 피난놀이라 해서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고 했다.

 

큰딸 7살 때, 그림책을 사달라 해서 그림책을 살 형편은 못되고

엄마가 그림 이야기를 그리겠다면서 시작한 것이 큰 딸의 육아일기가 시작되었고,

다섯남매 각자의 육아일기, 지금처럼 좋은 종이를 쉽게 구할 수 없어서 교회 찬양대 악보등의 이면지를

사용하기도 했었다고.

아이들의 커 가는 모습뿐만이 아니고, 그날 그날의 가족의 기념일이라던가 또는 나라의 큰일도 기록을 한

때로는 그림을 그렸고, 때로는 가족사진을 붙이기도 했었던 그런 육아일기라 했다.

자연이 나라의 변화한 연대의 기록도 되어 있었고, 이미 책으로도 출판 되었던 모양이었다.

 

처녀적 사범학교를 나와서 학교 선생을 하다  결혼 후 전업주부가 되셨던 분이시라

그 당시로는 최고의 공부를 한 재원이기도 하셨던 분 같았다.

큰딸이 화가이고,

어머니가 그림을 처녀적부터 그리고 싶어 하셨던 것을 알아서 거의 일흔이 가까운 연세에 한번 그려 보시라 했고,

그 그림을 출품했었고, 입선이 되었고, 6년을 내리 입선해서 화가로 등단을 하셨다 한다.

박정희 할머니께서는 자기만의 인생을 꽃피운 것은 일흔의 연세에서부터 인 듯 보였다.

따님과 함께 전시회도 열고, 그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돕는다고 했다.

 

참으로 지혜롭게 자식들을 키우셨고, 참으로 우리 후대들에게 귀감이 되시는 분이시다.

어제 방송을 볼 때는 몰랐는데, 이 글을 쓰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주 오래 전에 신문에 자기 집에서

찾아 오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그림공부를 가르치시는 기사로 나왔던 분이셨다.

그 신문 기사를 보고 또 아주 오래 지나고서 TV 방송에서 또 보았던 기억이 났다.

어제 방송 출연에서 휠체어를 타고 나오셨다.

 

어찌 자기 몸과 맘을 관리를 하셨는지

91세 연세에도 청력에도 문제 없이 대화를 하실 수 있으셨고,

얼굴 피부는 맑으셨고,

묻는 말에 대답은 단답이 아니고ㅡ 유모스럽기도 하고, 재치있으신  대답을 하셨다.

현세에는 우리들이 치매를 걱정하고 귀가 잘 들리지 않고, 심하면 자기 말만 하고 다른 사람과 전혀 대화가 되지

않는데 91세 그 무거운 연세에도 어쩌면

- 작고 가냘프기는 했으나 아름다운 구절초 꽃처럼 눈길을 끄고 향기가 있는 -

그런 분이셨다.

 

육아일기를 그렇게 쓰셨던 것은 대단한 일은 맞지만,

그래도 박정희 할머니께서는 육아일기를 그 정도로 쓰실만큼의 교육을 받으신 분이셨었고,

우리 엄니 세대분들은 자식도 배부르게 먹이지 못하셨으니, 그분들은 얼마나 많은 나날을 배고픔으로 지냈으랴.

우리 엄니가 나를 키우실 때는 육아일기란 말도 모르고 키우셨지만, 참 잘 키워 주셨는데,

다른 우리들의 엄니들께서도 다 훌륭하신 분들이시다.

준서할미 세대들은 그분들을 따라 가지도 못할 정도로.

 

육아일기를 그렇게 남기신 것도 우리 후대에 귀감이 되시는 어른이지만,

아마도 당신의 자식들을 키우는 책무에서 벗어나고서

노년에 다른 사람들에게 그림을 가르치시고, 늘 움직이시고, 늘 행복할려 노력하시고,

화가로 등단하신 자기를 세우는 일에도 열심이신 맘이,

91세 연세에도 그렇게 맑고, 향기로우시지 싶어졌다.

그 정신적인 밝고 맑음이 몸의 건강도 지킬수 있게 해 주어서 청력도, 작품 활동도 하실 수 있으셨지 싶었다.

그 분을 본 것은 감동이었다.

 

그분이 적으신 다섯권의 육아일기가 보물이 아니고,

그 91세 고고한 정신을 가지신 박정희 할머니가 보물이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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