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너무 많은 약을 먹어서....

이쁜준서 2012. 12. 23. 10:22

 

 

종합 도소매 시장 들입에는 큰 약국들이 모여 있다.

손님이 요구한 약은 약 이름만 알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약이름을 말하면,

그 약이 있는 약국도 있고, 다른 약을 내어 놓으면서 성분이 더 좋다고 감언이설까지는 아니여도 좋은 말솜씨로 권유한다.

그러면 권하는 약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으니 다시 몇 약국에 더 들려서 내가 찾던 약이 있는가?

아니면 권하는 약들 중에서 같은 약이 있는가?

같은 약이 아니어도 권하는 것이 무엇에 초점을 맞추어서 이야기 하는가?

얼추 비슷한 답이 나오고 사거나 그냥 오거나를 한다.

 

몇일 전 갔을 때,

같은 약국에서 친구는 두어사람 건너, 준서할미와 떨어져 있었고,

허리야 늘 시원찮지만, 파스까지 꼭 붙여야 하는 때가 있어, 떨어질 때가 되었으면 도소매 시장에 나가면 사 온다.

허리에 붙이는 파스는 늘 쓰는 것에 이름을 알고 있어 이름으로 달라 하고,

사이즈가 작은 파스는 상대적으로 자주 사지 않으니,

이름이 기억 되지 않아 소형 파스라  말하고, 갖고 온 것이 내가 찾던 것이 아니면 이것말고라 하면

내가 찾던 것이 나온다.

 

그런데 건너 친구는 소형파스를 딴것으로 사고 있고, 준서할미에게 갖고 온 것은 늘 쓰던 것이긴 해도 친구와 틀린다.

저 쪽 것하고, 이것하고 차이 점이 있나요?

이것이 훨씬 나은 겁니다라 대답을 했다.

왜 같은 약국에서도 더 낫다는 말을 할까? 싶기도 했고.

 

요즈음은 외국에 나가 있는 자식들도 있고, 친지들이 있어서 비타민, 오메가3, 등등의 약을 입국 때 선물로

사오기도 하고, 또 소포로 붙여 오면, 우리나라 약국에서도 한국에서 재포장 되어 파는 것보다

현지에서 사 부치는 것이니 더 좋은 가격으로 사게 된다.

 

젊어서, 부모세대의 분들이 약을 한웅큼씩 자시는 것을 보면서 답답 했는데,

요즈음은 우리 세대들만 해도 혈압, 당뇨, 갑상선의 병원의 처방으로 받아 오는 약 말고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약들을 한가지도 아니고 몇가지를 먹으니 저렇게 먹던 약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장기간 먹으면 나쁜 성분도 있는 것도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추운 곳에 있어서 감기가 드는 것이 아니고, 면역성이 떨어져 몸의 추위에 대한 적응도가 떨어져 감기가 온다고,

운동으로 면역성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예전 준서할미 세대들이, 또 우리 동생들 세대가 어려서 시골에서는 양지 바른 곳에서 놀던 아이들이

콧물을 훌쩍이고, 옷가지도 많지 않고, 세탁할 물이 많은 것도 아니어섯 소매부리는 콧물을 닦아 반들반들 했다.

그래도 그 뿐이었지, 옷도, 신발도 추위를 막기에는 허술 했어도, 감기로 아파서 들어 눕는 일은 적었다.

자기 면역력이 있어서 였지 싶다.

 

준서할미 세대가 젊은 부모가 되어 아기나 어린아이들을 키울 때는 감기 몸살로 아이들이 고열에 시달리고,

또 그렇게 되기에 감기가 들었다 싶으면 병원으로 가서 주사 맞고, 약 타와서 먹이고 키우니,

부모님 세대분들끼리 모이시면,

대동강물은 얼어도 콧물은 얼지 않는데, 요샛것들 재채기 한번해도 병원간다고 흉 아닌 흉을 보셨다.

 

우리들 손주들은  자라는 환경이 즈그 부모세대보다 더 못하다.

학교로 학원차가 데리러 오고, 또 집 가까이까지 데려다 주고,

맞벌이 부모이다 보니, 주말에 할 일들이 있어, 아이들 데리고 집가까운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으로나 데리고 나가지 못하고,

세상이 험하다보니 어린아이들 혼자 밖에 보내 놓고 몇시간을 두지 못하니,

즈그들 맘대로 뛰놀 시간이 없고.

그런 환경이다 보니 혼자 힘으로 너끈하게 감기를 이겨 낼 만한 체력이 되지 못하는 거다.

 

알면서도 하지 못하고 사는 환경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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