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음식

된장과 소주가 만나서

이쁜준서 2012. 12. 18. 06:30

 

준서할미가 새댁시절 만 해도 간장은 묵혀서 먹을 수 있었는데, 된장은 묵은장이 없었다.

 

내남 없이,

반찬을 이것 저것 넉넉하게 할 형편들이 아니어서, 밥 상에 된장뚝배기는 늘 있었기에,

음력 정월에 장을 담고,

숙성되면 간장과 된장으로 갈라서 간장은 금방 먹어도 되지만, 된장은 숙성 해서 먹어야 했다.

그런데 된장이 모자라면, 덜 숙성 된 때부터 먹다보면 숙성되어 제 맛이 나오는 된장이 되었다.

 

그 시절에는 간장과 된장을 가를 때 메주 덩이를 건져서 방금 메주덩이를 건져 낸 간장을 부어 가면서 

메주덩이를 곱게 만들거나,

염도가 높으면 맹물이나 보리쌀 삶을 때 물을 넉넉하게 부어 떠 놓았다 식은 것을 붓거나 했다.

그래도 그 시절 된장은 된장뚝배기에 멸치 몇마리만 넣어도 참 맛나는 된장이었다.

 

그런데 요즈음은 장을 가를 때, 간장이야 고운채에 바쳐서 그냥 먹거나, 아니면 달이거나 하는데,

된장은 더 맛나게 할려고 다른 것들을 넣기도 한다.

 

친구 사돈댁에서 보낸 된장이 색도 노랗고, 약간 시큼한 맛이 돌아도 된장찌개를 하면 맛이 있다고 했다.

물었더니 간장과 된장을 가를 때, 간장을 넣고, 소주를 넣는다고 한다해서,

올 해는 햇 된장에 소주 1,8리터를 넣고 다독거려 놓았고, 한달쯤 있다가 된장을 아래 위로  바꾸어 주었다.

골고루 숙성되라고.

 

햇 된장은 항아리에 그대로 두었다, 작년에 손질해 두었던 된장을 먹다가 이렇게 추운 겨울이면

올 해 햇 된장과 먹던 된장에 콩을 삶아 넣고, 섞어서 내년 양력 4월경에야 헐어서 먹는다.

오늘 그 작업을 했는데,

콩 삶아서 으깬 것에, 먹던 된장과 햇된장과 소주를 넣어서 버무렸다.

 

 

된장에 소주를 넣는 것은

살균도 되고, 잡냄새도 잡고,  염도가 낮아도 시큼하게 변하지 않아서이지 싶다.

된장 가를 때 햇 된장에 소주를 넣었던 것을 오늘 처음으로 맛을 보았는데,

예전 된장 고유의 맛이 났다. 색도 누르스럼 하고.

 

준서할미가 겨울 된장 손질 할 때엔

콩도 삶아 넣고,

다시마, 북어도 삶아 넣고,

메주 물을 받아 넣고,

그렇게 넣으면 봄에 잘 숙성되면  장독에서 된장을 떠 내면서 날 된장을 먹어 보면

뒷맛에 단맛이 나는데,

 

날씨 때문에 메주를 금방 쑬 수도 없고,

내일부터 또 한파가 몰려 온다 해서 급하게 하느라고,

다시마 우린 물에 콩을 삶고, 소주만 넣고 버무려 놓았는데,

이 또한 실험이다.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오징어다리 반찬  (0) 2013.01.23
2013년 고추장 담기  (0) 2013.01.13
황석어 젖갈 담아 보세요.  (0) 2012.12.05
2012년 김장 담기  (0) 2012.12.04
임시 먹을 무 김치  (0) 2012.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