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집안 11종형제의 맏 시숙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참... 않좋은 소식이어서....
하시면서 그 11종형제중 밑에서 세번째 종동서 올 해 나이 쉰셋의 종동서가 돌아 가셨다는 소식이었다.
바로 오전에 시어머님과 통화를 하는 중에 숙모가 어제 전화를 하셨는데, 울산 며느리가 병원에 가도 병명도 없고,
본인은 아프다고 일어 나지 못해 애비가 밥을 해 먹는다 하며 용한 점바치를 아느냐고 전화가 왔더라 하셨다.
시어머님 세대 분들은 일년이 시작되면 그 해의 운수를 보러 다니는 것부터, 집안이 대사를 앞두고, 또 혹여 집안에
환자가 생겨도 점 보는 곳으로 찾아 가던 시절이 있었지만,
시어머님께서 20여년 전부터 딱 끊고 일년 토정비결조차 않보았기에 도통 모른다고 하니 뒷말도 없이 전화를 딱 끊더라 하셨다.
그랬었는데, 정오를 넘긴 오후에 그런 초상이 났다는 전화를 받은 것이다.
어제 준서외할아버지와 함께 다녀 왔다.
남매를 두었었고, 딸은 올 5월에 결혼식을 올렸고, 그 결혼식에도 울산으로 가 참석하고 왔었다.
시동생의 직장에서 퇴근 후가 되면 많은 손님들이 오시기에 손님 받는 방은 넓어 낮시간이라 더 썰렁했고,
빈소를 보고, 상주들을 보고 시동생과 이야기를 하는데, 연신 눈물을 흘리고, 엄마가 숨 넘어가는 순간을 목격한 대학생 아들은 넋이 나가 있었다.
집에도 들어가지 않으려 하고, 엄마 입관식도 않볼려 했다 하고.
한달간 우울증으로 고생을 했는데, 본인은 속이 치바쳐서 먹기도, 숨쉬기도 어렵다고 호소를 해도
병원 16군데를 병원기록을 들고 다녀도 다 이상이 없다 했고, 그렇게 한달을 보내다,
약을 과하게 먹었고, 그렇게 되었던 모양이었다.
연만하신 친정언니 분이 오셔서, 지 손으로 돈을 벌어도 만원 한장도 날 용돈 주는 법이 없고, 그런 섭섭함을 말을 하면
일언지하에 내 돈 없어요 라 했었는데,
얼마전 찾아왔는데, 얼굴이 좀 상햇다 싶어 어디 아프나? 하니 괜찮소라면서 돈 5만원을 주면서 맛있는거 사먹어라 하며
돈을 주고 가는데 내가 섬찍한 맘이 들었는데, 세상에나 이런일이....
젊은 나이에 몸으로 오는 고통이 얼마나 깊어서 스스로 갈 길 재촉했겠는가? 싶으니,
상대가 옳고, 그러고는 떠나 보듬어 주고, 너 틀렸다고 하지 않아야 겠다란 맘이 들었다.
옳고 그름을 떠나 그 상대가 받는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어떤 상태여서 그런 행동이 밖으로 나오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 아니겠는가?
꼼꼼하지 않고, 제 할말 다 하는 듯 하던 그 동서의 가슴에도 쌓이고 쌓인 스트레스가 깊었던 모양이다.
명절 때, 집안의 큰일에나 만났던 그 동서에게 준서할미도 인정해 주고 다독겨려 주지 못했었지 싶다
가신 동서의 명복을 빌뿐입니다.
내 주위의 누구가 되던 자기들만 잘 살아 주어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어떤 한 사람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어떤 한사람에게는 생명을 건지게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장례식장에 화환이 즐비하고, 손님이 줄을 이어도 그것은 다 산사람들의 일일 뿐이다.
삶과 죽음을 깊게 생각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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