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박
무거워서 옮길 때 들지는 못 하고, 두팔로 안고 옳길 정도이다.
친구네 고향이 영천이고, 산소 벌초하러 갔다가
고향에서 올 해 처음으로 수입한 박씨로 심은 먹는 박이라고
동생의 친구가 재배 한 것을
고향 찾아온 친구의 형이라고 다섯덩이를 얻어 왔다 한다.
그런데 그 다섯덩이는 각각 임자를 찾아 떠났는데,
준서할미도 그 한덩이의 임자로.....
대구 매천동 농협공판장에 내는데, 크기에 상관 없이 한덩이에 10,000원에 넘기는 아직은 특수한 박이라 했다.
일단 칼로 찍어 보았더니 사진 옆에 조금 보이는 부스러기가 거의 나무결에 가까워 칼로는 도저히
않될 듯 해 톱을 가져다 흥부전에 나오는 것처럼
톱질을 했다.
톱질을 해도 금가락지는 없었다는 준서할미 말에
친구는 톱질을 해도 예쁜색씨도 없던데요....
그런데 톱으로 대충 썰어서
껍질 안쪽 연한 부분이 있어 연한쪽에 칼을 넣어 껍질을 벗겼다.
그런데 껍질과는 다르게 안쪽은 아주 연했다.
채를 썰어서는 박나물 볶음으로, 나박 썰기를 해서는 쇠고기 국이나 탕국에 넣게....
김치 통에 넣어 김치 냉장고에,
냉동실에,
한덩이가 하도 양이 많아서
예전 시골 동리에서 명절이면 소 한마리를 잡아
한 몫을 한다는 예약을 하면 나중 고기를 받아
손질을 해야 하기에,
큰 그릇에 담아 보면 쇠고기도 그득하고 맘도 그득한 것처럼
그런 것과는 달랐지만
나물거리로 손질 한 박이 그득 했다.
김치 냉장고로, 냉동실로, 냄비에....
저녁에 박나물을 볶았는데, 우리나라 박나물보다 씹히는 질감이 쫀득하고 맛도 있었다.
크기가 커서 양이 많고,
그러면서도 맛이 좋으니,
아마도 내년에는 아주 많이 심을 것 같다.
지금의 식용박으로 시장에 나오는 것도 예전부터의 우리 토종의 박이 아닌 듯 했다.
많이 달리고, 크기가 크고..... 토종의 씨앗들은 개량종에 밀려 났다.
우리 기후에 맞은 것이 토종이었는데, 맛으로는 순수한 토종이 더 맛난 것은 맞다.
그러나 토종이 없어지지 않고 어디에선가 남아 있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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