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의 사진
작년의 사진
사브작 사븐작 든든한 보호자인 준서외할아버지와 자주 갔었던 야산을 갔다.
대학교 쪽으로 들어가는 곳에는 두곳이나 입산통제란 프랭카드가 있었고, 아직은 나비가 많은 계절이 아닌가?
야산에 가면 아주 큰 나비, 아주 고운 나비등의 몇종류의 나비를 볼 수 있었는데, 나비는 못 보았다.
전 전날 준서외할아버지와 같이 하긴 했으나 화분갈이를 하고는 밤새 다리가 아퍼서 고생을 했는데, 하루 쉬었다고,
야산이 가고 싶어진 거다.
지금쯤 피어 있을 등골나물도, 마타리도 보고 싶었다.
걱정을 하는 준서외할아버지께 괜찮다고 하면서 지금의(무릎 아픈) 준서할미한테는 힘 닿은 한 갔다 왔는데,
오다 등산로에서 조금 비켜 앉아 쉬는데, 바람에 야리향 같기도하고, 아카시아 향 같기도 한 아주 좋은 향이
바람에 실려 계곡쪽에서 불어 올라 왔다.
계곡 쪽으로 가기에는 아카시아 나무가 빽빽하고, 어찌 어찌 길을 찾아 간다해도 깊은 쪽에는 고라니도 나오는데,
무서워 갈 수도 없다.
사람들의 래왕이 거의 없는 곳이니. 다양한 식물들이 있지 싶다.
지금쯤 바람에 향기가 실려 오는 꽃으로는 누리장나무일까?
누리장나무의 향을 싫어하는 사람도 , 좋다는 이도 있었지만, 준서할미는 그 향을 맡지 못했다.
겨울에 일단 뱀이 겁나지 않으면 계곡쪽으로 탐사를 해 보아야 겠다.
저 위 봄에 꽃이화려하게 피었던 서부해당화와,작년에 묘목을 심어 올해 열매까지 많이 달렸던 개량보리수나무를 분갈이를 했다.
서부해당화는 저 보이는 화분에 분갈이를 해 준지가 7~8년정도 되었고, 우리집에 온지는 10년도 넘은 나무이다.
몇년 전부터 뿌리가 꽉차 수분을 머금어 줄 흙이 모자라는 나무라 아주 세심하게 관리를 해 주어야 했다.
늘 저렇게 버겁게 자리 잡고도 꽃을 피워 주는 것이라 미안한 맘에 조금 더 큰 집으로 옮겨 주기로 했던 것이다.
화분도 버겁고 무게가 있어 준서외할아버지 혼자서 들기가 버거운 그런 대형 화분에 심겨진 것들이었다.
개량보리수 나무가 심겨졌던 화분으로 서부해당화를 옮기고 개량보리수 나무는 본래의 것보다 더 큰 고무통을 사와 구멍을 뚫어서
분갈이를 했다.
.
어제 강한 햇볕을 피해 오후 늦게 시작한 일이였기에, 분갈이를 다 한 때는 어둑어둑 했다.
오늘 준서외할아버지가 외출한 틈을 타 딸기를 담았던 스티로폼 상자에 정구지(부추)씨를 봄에 뿌려 4번을 베어 먹었던 것을 엎었다.
뿌리가 바닥에 붙어 있어 쏟아지지 않았다.
하나 하나 뿌리를 반정도 끊어내고는 골을 지어 다시 심었고, 화분 두개에 남은 흙에 거름을 넣어 조선배추씨를 뿌렸다.
그 일과 화분의 식물들에 물을 주는 일이 세시간도 더 걸렸다.
너무 힘이 들어 걸음이 바로 걸어지지 않고, 옆으로 자꾸만 걸어지는데도 그 일을 다 끝내고, 삶는 빨래에 삼베이불도 또 따로,
겉옷 따로 세탁기를 세번이나 돌리고, 손빨래에, 또 흙이 묻어 말끔하게 지워지지 않는 스리퍼에 뜨거운 비누물을 붓고
솔질을 했다.
이건 미련곰탱이 짓이다.
안산의 동서가 영등포 어떤 안과에서 망막박리라고 내일 수술을 한다해서 맘으로는 오늘 밤차를 타고 갈 요량으로
이렇게 무리해서 일을 하는데, 못 갈것 같다.
시동생이 외국에 나가 있고, 결혼전의 조카들만 있는데, 수술전에 어른이 한명은 있어야 하는데.....
갈려면 준서외할아버지 한 이틀 드실 국이라도 끓여서 보관해 두고 가야하는데, 시장을 갈 체력이 남지 않았다.
예전에는 맘대로 몸을 끌고 일을 했는데, 이젠 맘따로 몸따로 이다.
체력이 이것 뿐인 것이다.
'샘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박 (0) | 2009.08.22 |
---|---|
다슬기 국 (0) | 2009.08.21 |
가슴이 돌에 짓눌린 것 같은 느낌.... (0) | 2009.08.18 |
토큰이 없어진 줄 모르고서.... (0) | 2009.08.15 |
솔직담백한 쉰( 쉰을 갓 넘긴)세대의 말..... (0) | 2009.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