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토큰이 없어진 줄 모르고서....

이쁜준서 2009. 8. 15. 16:28

낮시간 카메라 서비스 점에 갔다가 티샤스를 두점 사왔다.

하나를 바꾸어야 해서 저녁 식사후 간다고 나섰는데, 핸편을 충전한다고 꽂아 두고는 그냥 나갔던 것이다.

핸펀에 교통카드는 달려 있었고, 다시 돌아서기 귀찮아서 토큰판매소가 이젠 교통카드 충전소가 된 줄도 모르고,

5천원권을 주고 손가락 세개를 폈다.

충전소 노인분께서는 뭐 이런 사람이 있는가? 싶은 표정으로 토큰이 없다 하셨다.

토큰 없어진지가 언제인데란 말씀까지 하시면서.

 

뉴스에서 그 때 보았는데 늘 교통카드가 내게는 있었고, 사람들이 돈을 넣고 거슬러 주는 동전이 와르르 나오는 것을 보았으니

아무런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줄도 모르고 돈통에 5천원권을 넣은 뒤라, 기사님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천원짜리르 받으라고....

거의 다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것 같았는데, 버스 세정류장을 지나면서 지전으로 3천원을 손님에게 받아 쥐고, 나머지 동전은

기사님께서 와르르 주셨다.

조금 부끄러웠다.

 

알게 모르게 우리세대들도 세상에 적응되어 간다.

공과금을 공과금 내는 기계에서 내고, 카드로 송금도 하고, 돈을 찾기도 하고,

지인들의 전화번호는 핸펀에 저장 되어 있고,(늘샘님의 댓글에서 생각 난 것)

노래가사는 노래방기기에 있고,

전에는 아이들이나, 양쪽 형제들 핸펀번호는 그래도 한번 들으면 기억 되었는데, 작년에 바꾼 준서에미 핸펀번호는

몇달을 앞뒤 숫자가 바꾸어지기도 하고 아리쏭 했다.

기억의 훈련이 되지 않아, 꼭 사용해야 하는 공공 장소 기기의 사용은 익숙해져 가는것이,점점 똑똑해져 가는 것이 아니고,

점점 바보가 되어 가는 것 같다.

내가 무엇을 온전하게 기억할까.....?

양쪽 집안의 제사와, 어른들 생신, 가족과 형제들의 생일 정도이지 싶다.

 

예전에 예전에 준서할미가 학생일 때 선생님이 그러셨다.

잘 사는 선진국에서는 쉬운 덧셈, 뺄셈을 못한다 했다.

계산을 전자계산기로 하니 전자계산기가 작동이 않되면 아주 쉬운 계산도 빨리 하지 못한다고....

뭔 그런 일이 있으려나? 싶었다.

 

조부모님들께서는 부산에 살고 계시고, 손주는 수도권 도시에 살고 있다.

여름방학이라 손주 생일에 다른 볼일도 있고, 겸사 겸사 가실려 하다, 몸이 편찮으셔서 가시질 못했다.

초등 3학년이라도, 태권도, 영어, 피아노를 배우니 손주가 부산에 다녀 몇일 묵어갈 시간이 나질 않았다 했다.

자라나는 세대도 이렇게 배우고, 또 배우고 배운다고 난리법석이다.

칠순의 할아버지가 엄마, 아빠보다 더 바빠 보이는 손주가 안쓰러워, 쉬어가면서 하라고 했더니,

할아버지가 몰라서 그러셔요. 쉬어가면서 하면 이기지 못해요라 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