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숲의 망초꽃
된장 :장의 한 가지로 간장을 담아서 장물을 떠내고 남은 건더기.
사전적 의미입니다.
예전 저가 어려서 살았던 고향에는 마늘을 심으면 고저리라는 뿌리를 파 먹는 벌레가 있어서 겨우 먹을 것만 했었고,
고추는 객지에 나가 있는 형제들이나 건고추를 주었지 따로 팔지는 않았습니다.
동해남부선의 철로가 마을 앞으로 지나가고, 지금 생각하면 폭이 2차로가 겨우 될 정도의 신작로에는 울산으로, 경주로 가는
시외버스가 있기는 했었는 그런 산골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농사 지어 시장에 내다 파는 것은 메주콩이나 팥을, 그것도 먹고 남은 많지 않은 양을 오일장날 내다 팔았고,
벼농사를 지어 수매를 했고, 보리농사를 지어 수매를 했었던 것 같습니다.
밀 농사도 지어서는 수매는 하지 않았고, 집에서 밀가루로, 누룩을 만들기도 했었지 싶습니다.
온 동네가 그리 넉넉하지 않았고, 가을 벼 농사를 수확해서 정미소에서 쌀을 찧어 오면
보리쌀과 쌀이 반반 정도 들어가면 그것은 쌀밥이었고, 여름에는 보리쌀을 삶아서 위에 쌀을 소복하게 얹어 밥을 해서는
할아버지, 할머니, 그 집의 가장,아기들, 도시락밥에 섞었고, 집에서 먹는 밥은 초등학생이거나, 안 사람들 밥은 거의 보리밥 이었습니다.
그 때는 늘 모자랐던 것 같습니다.
봄에 장을 담구어 장을 간장과 된장으로 갈라서 된장이 어느 정도 맛이 들어야 했기에 한끼니도 없어서는 않되는 된장을
보태어 먹는 것이 보리등겨를 물을 두고 뭉쳐서 말리고 불에 거슬리고.... 등등으로 해서 담구는 등개장을 먹었지요.
그것은 된장툭배기로 끓이는 것에는 넣지 못했고, 생으로 먹었지 싶습니다.
그 해에 간장이 모자란다 싶으면 작은 항아리에 메주를 한장이나 반장정도 넣고, 담아서 큰 독에 담았는 간장을 뜨기 전에
먹었습니다. 그 간장을 떠 오면 콩쪼가리도 뜨기도 했고, 색도 연한 그런 간장이었지요.
저는 장독이 옥상에 있어서 한해 여름 가을이 지나고 나면 된장의 물기가 마릅니다.
겨울에는 그냥 먹을 수 있어도 후년에는 너무 딱딱하게 되기에 겨울 추위가 나면 콩을 푹 삶아 콩물과 콩은 곱게 치대어
장을 가를 때 따로 담아 두었던 햇된장과 먹던 묵은 된장을 혼합하고 그 콩 삶은 것을 섞어 한독에 두었다 먹습니다.
요즈음 섞어 두었던 된장이 맛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물기도 있구요.
장의 여유가 있어 햇된장을 먹지 않습니다.
한 여름날 풋고추 찍어 먹는 된장으로 햇된장을 간혹 먹기는 하지만요. 아직 맛이 덜 들었습니다.
어느 블벗님을 그 방 블벗님께서 햇된장 같다라 말씀 하셨더라구요.
햇된장은 제 경우에는 날로 먹을 때는 맛나는 된장이 되고, 뚝배기에 된장을 끓이거나 된장국을 끓일 때는 묵은 된장을 사용합니다.
햇된장이라고 집집마다 같은 맛이 아닐터이고, 묵은 된장도 또한 그럴 것입니다만.
대표되는 맛이라면 그런 느낌일 듯도 합니다.
찬 보리밥을 방금 퍼올린 샘물에 말고, 독에서 방금 퍼온 햇된장에 풋고추를 푹 찍어 먹는 그맛의 햇된장의 맛 같은
고등학생과 중학생의 엄마를 떠 올리면 참으로 매력적인 모습이지요?
하~ 저도 얼굴은 못 보았습니다. 느낌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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